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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Jan 02. 2023

시티투어로 읽은 '고양'의 시간들

고양의 시티투어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단순히 유명 관광지만 가는 게 아니라 고양의 여러 시간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 
5,020년 전부터 조선시대, 근현대, 오늘날까지,
즐거움과 의미를 모두 품은 여행이다.



고양의 오늘
고양관광정보센터


고양 시티투어는 단순히 유명 여행지만 방문하는 게 아니라 여러 시간대를 만날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여행의 즐거움은 물론 고양의 역사도 배울 수 있는 셈이다. 이번에는 고양 가와지볍씨박물관과 일산 밤가시초가, 백마 화사랑 등을 통해 5,020년 전부터 조선시대, 1980년대, 오늘날까지 고양의 여러 시간을 두루두루 경험했다. 



또 많은 시티투어의 장점이 편리한 이동인데, 고양에서는 이 부분이 더 두드러진다. 고양특례시가 의외로 넓고, 덕양구에서 목적지 간 이동 시간이 길기 때문에 대중교통만 이용하면 분명 어려운 점이 있다. 시티투어를 이용하면 좀 더 효율적이고, 편리한 여행이 가능하다. 


시티투어는 여행 플랫폼 고양관광정보센터에서 시작된다. 이곳은 시티투어의 출발점이자 오늘의 고양을 알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여행 전반에 필요한 정보 제공은 물론 여행자를 위한 쉼터도 마련해 놨다. 



먼저, 대표 명소를 소개하는 고양관광갤러리, 관광 상담과 안내가 이뤄지는 인포메이션 센터가 여행자를 반긴다. 여행 전용 서적을 한데 모아 놓은 여행자 북카페, 생활용품과 각종 공예품 등 우수 관광기념품을 판매하는 고야기프트숍, 한옥 쉼터 고양재, 윷놀이와 투호 등의 전통놀이도 준비돼 있다. 여행자 북카페에서는 스마트폰 충전도 가능하다. 



또 2층에 있는 루프톱 ‘고양옥탑방’에 올라가면 일산문화광장과 고양독립운동기념탑이 한눈에 보인다. 고양관광정보센터는 여행 중 만날 수 있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이며,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만큼 언제나 쉬었다 가도 괜찮다. 



참,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음료도 꼭 맛보시길. 센터 한편에 자리한 ‘고야청년카페’에서는 고양의 특화 품종 가와지쌀을 활용한 가와지쌀라떼와 가와지쌀프라푸치노를 선보이고 있다. 곡물 향 그윽한 음료인데, ‘열두톨’에서 판매 중인 가와지쌀 파운드케이크와도 제법 잘 어울린다.



고양관광정보센터

주소: 고양시 일산동구 중앙로 1271-1 
운영시간: 09:00~18:00(매주 월요일 휴무)
전화: 031 8075 3004
홈페이지: www.goyang.go.kr/goyangtcenter



부부의 40년
중남미문화원


여행의 색다른 즐거움은 의외성에서 나온다. 지역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다른 이질적인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느낌이다. 한국적인 색채가 강한 고양동에서는 중남미문화원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고양 향교 바로 옆이라 더 눈에 띄기도 한다. 



중남미의 문화와 열정을 설파하고 있는 중남미문화원은 시티투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목적지 중 하나다. 이곳은 외교관 출신의 이복형 원장과 홍갑표 이사장이 중남미 지역 4개국에서 40여 년간 생활하면서 수집한 물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중남미 고대 유물부터, 근·현대 미술, 조각 작품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전시품들을 아우르고 있다. 다소 진부한 표현이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남미를 잘 표현하고 있는 공간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1만6,528m2(5,000평) 대지에 박물관, 미술관, 조각공원, 종교전시관, 편의시설 등이 자리한다. 여러 공간 중에서 조각공원과 종교전시관이 특히 눈길을 끈다. 조각공원의 정문이자 문화원을 대표하는 모습인 빨간색 건축물은 중남미의 정열을 표현한 것처럼 느껴지며, 이곳을 대표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공원에서는 라우라, 네 개의 바람, 비상, 항아리 벽 등 멕시코와 칠레, 콜롬비아 작가의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고풍스러운 외관이 돋보이는 종교전시관의 경우, 홍갑표 이사장이 직접 디자인했다고. 내부에는 최후의 만찬, 과달루페의 성모, 레따블로 등 종교와 관련된 전시품이 비치돼 있다. 전시관으로 들어서면 외국으로 순간이동을 한 것처럼 전혀 다른 공기의 분위기를 마주하게 된다. 아침 시간에 창문으로 들어오는 따스한 빛도 인상적이니 이른 시간에 방문하는 것도 추천한다.



따꼬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 302


마지막으로 멕시코 음식을 맛보러 따코하우스로 향하자. 알람브레(Alambre)와 퀘사디아(Quesadilla), 음료로 간단한 식사가 가능하다. 알람브레는 토르티야 속에 치즈, 철판에 볶은 소고기와 채소를 넣었고, 퀘사디아는 토르티야를 치즈와 양념된 돼지고기로 채웠다. 대중적인 맛이라 남녀노소 부담 없이 먹기 좋다.



중남미문화원

주소: 고양시 덕양구 대양로 285번길 33-15 
운영시간: 10:00~18:00(11~3월 17:00까지)
전화: 031 962 9291
입장료: 성인 8,000원, 청소년·군인 6,000원, 어린이 5,000원, 고양시민 20% 할인
홈페이지: www.latina.or.kr



응답하라 1980
백마 화사랑


1980년대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 풍동 애니골의 랜드마크 ‘백마 화사랑’. 고양시의 원조 맛집 & 카페 거리인 애니골에서 과거 백마촌의 감성을 이어가고 있다. 



백마촌은 원래 1980년대 신촌에서 경의선 열차를 타고 달려와 통기타와 한잔의 막걸리로 추억을 쌓던 곳인데, 신도시 개발로 인해 1994년 풍동으로 이전했다. 고양특례시는 옛 아날로그 감성을 기억하기 위해 1980년대 명소인 화사랑을 복원해 백마 화사랑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평생학습 센터와 카페를 겸하고 있으며, 7080 라이브 공연, 인문학 강좌, 낭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산장 분위기의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기도 괜찮다. 공간을 채우고 있는 소품에서도 레트로 감성이 짙게 느껴진다. 가장 놀랐던 건 1980년대 이야기가 담긴 방명록이다. 그 시절 젊은이들의 생각과 추억을 읽어 볼 수 있다. 참고로 백마 화사랑 내 공간(무대·메인 홀·평생학습실)은 대관도 가능하다. 또 벚꽃 피는 봄날에 특히 예쁘다고 한다.



백마 화사랑

주소: 고양시 일산동구 애니골길 14-14
영업시간: 09:30~21:30(카페 11:00~21:00)
전화: 031 903 8020
홈페이지: www.hwasarang.net



조선 서민의 삶
일산밤가시초가



정발산동은 세련된 단독주택들이 몰려 있고 밤리단보넷길까지 있어 상당히 멋스러운 동네다. 이러한 곳에 서민적인 초가집이 있다니 그 모습이 쉽게 연상되지 않는다. 하지만 동네 곳곳을 걷다 보면 옛 정취가 짙게 느껴지는 구간이 있다. 그곳이 바로 일산밤가시초가다. 



이곳은 약 200년 전 조선 후기 중부지방 서민이 살던 초가집 형태를 그대로 보전해 당시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이 초가집은 밤나무로 지었다는 것과 하늘이 둥글게 보이는 똬리 모양의 지붕이 특징이다. 대문을 넘으면 흔히 접하는 집과 다른 모양새라 신기하게 느껴질 것이다. 구멍이 뚫린 지붕을 통해 따스한 빛이 들어오지만, 동시에 비나 눈이 올 때는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밤가시초가와 함께 민속전시관도 함께 있어 조선 후기 서민의 일상을 더 가깝게 볼 수 있다. 또 전문 강사가 옛 놀이와 밤가시초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일산밤가시 초가

주소: 고양시 일산동구 햇살로105번길 36-7
운영시간: 10:00~17:30(동절기 16:30까지)
전화: 031 908 6776



5,020년 전의 흔적
고양 가와지볍씨박물관


고양을 논할 때 빠트릴 수 없는 곳이 가와지볍씨박물관이다. 규모는 작지만, 이곳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흥미로우면서도 무게감이 상당하다. 고양특례시는 과거 한강 농경문화의 중심지로, 한반도 최초의 재배 볍씨인 고양가와지볍씨가 출토된 지역이다. 1991년 가와지볍씨 발굴을 통해 벼농사의 시작이 신석기시대부터임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 볍씨의 의미를 기록한 공간이 바로 가와지볍씨박물관이다. 



핵심은 제1전시실이다. 고양가와지 유적실로 5,020년 전 및 3,000년 전 가와지볍씨를 전시하고 있으며 주먹도끼, 토기 등도 만날 수 있다. 또 5,020년 전 가와지볍씨가 출토된 1991년 대화리 가와지마을 발굴현장을 1/50로 축소해 재현해 놨다. 당시 사진을 그대로 본뜬 발굴현장을 보는 것만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다. 제2전시실에서는 선사시대 농경 생활을 볼 수 있다. 



여행은 박물관에서 그치지 않는다. 박물관 대각선 맞은편으로 녹색치유식물원이 있다. 이국적인 식물이 가득한 초록 세상에 발을 들이자마자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낄 것이다. 선인장과 황금주, 펜타드림, 수염 틸란드시아 등 평소 보기 어려운 식물들이 모여 있다. 곳곳에 테이블과 벤치도 있어 잠시 쉬었다가 여행을 이어가기에도 좋다.



고양가와지볍씨박물관

주소: 고양시 덕양구 고양대로 1695
운영시간: 09:30~17:30(일요일, 공휴일 휴관)
전화:  031 968 3399 
입장료: 무료



기차역 이상의 의미
일산역전시관


1933년 준공된 구일산역은 일산 신도시 한가운데에서 일제강점기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공간이다. 2009년 새로운 일산역이 문을 연 이후 폐허로 남아 있었는데, 2015년부터 고양 일산역 전시관 및 신세계희망장난감 도서관으로 탈바꿈했다. 




일산역 전시관에서는 일산의 변화, 일산시장, 일산역의 역사를 둘러볼 수 있다. 그 시대의 감성을 제대로 담은 사진을 보면 왠지 모르게 그 시간에 동화되는 것 같다. 때때로 일반인들이 담은 일산역 사진과 영상을 전시하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어 더 다양한 시선으로 이 공간을 바라볼 수 있다. 또 역무원 모자와 유니폼을 착용하고, 옛날 기차표도 개표해 보는 체험이 가능하다. 참, 일산역은 고양 독립운동 유적지로 고양 독립운동가들의 3·1 만세운동 활동지이기도 하다.  



일산역 전시관

주소: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대로662번길 35
운영시간:10:00~18:00(토요일 17:00까지, 12:00~13:00 점심시간, 일~월요일 휴관) 
전화: 031 902 1788   
입장료: 무료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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