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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Oct 31. 2023

‘우레시노’ 온천과 녹차, 사케의 향기

우레시노(嬉野)의 미인온천은 지역을 넘어 일본의 명물이다.
이곳을 찾는 이들의 기대치가 상당할 터.
우레시노는 그 기대에 부응했다.
녹차와 사케의 향기도 그윽했다.


우레시노 온천은 지역을 대표하는 명물이다. 아쉬운 건 단 하나. 이 좋은 공간을 사진으로 남길 수 없다는 점. 사진은 우레시노 온천 공원

우레시노온천 공원

Ko-12-1 Ureshinomachi Oaza Shimono, Ureshino, Saga 843-0302 일본


우레시노 온천을 만나려면 혼도리(Hon-dori) 거리로 향하면 된다. 혼도리를 중심으로 료칸과 호텔이 많은데 어디를 가더라도 수준 높은 온천을 만날 수 있다. 이 지역 온천은 나트륨을 많이 포함한 수질인데, 온천에 몸을 담그고 피부를 만지면 매끄럽고, 부드럽게 느껴진다. 잠깐 있었을 뿐인데 고와지는 기분이 든다.


시볼트 아시유, 족욕탕이다


시볼트 족욕탕

Otsu-822-1 Ureshinomachi Oaza Shimojuku, Ureshino, Saga 843-0301 일본


온천 마을을 여행할 땐 수건 하나 정도는 챙겨서 다녀야 한다. 곳곳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족욕탕이 있으니까. 마을을 둘러보다 잠깐 쉬었다 가기 좋은 쉼터로, 빨간 지붕의 시볼트 아시유(シーボルトあし湯, 규슈 올레 우레시노 코스의 종착점)가 눈에 확 들어온다. 다음 목적지로 가기 전 잠깐 발을 담그면 딱 좋은데, 무조건 오래 하는 게 능사는 아니고 10~15분 정도가 적당하다.


시볼트노유


아침 식사 전후에 짧게 즐기는 도보 코스도 있다. 시오타 강변을 낀 우레시노 온천 공원에서 산책하고, 마을의 상징적인 건축물인 시볼트노유(シーボルトの湯)에서 목욕하며 하루를 개운하게 시작하는 것이다. 시볼트노유의 외관은 성당처럼 보이는데, 사실 대중목욕탕이다. 현지인들에게는 일상 공간이지만, 여행자에게는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는 여행지다. 단돈 420엔이면 로컬에 스며들 수 있으니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시볼트노유
Otsu-818-2 Ureshinomachi Oaza Shimojuku, Ureshino, Saga, Japan
운영시간: 06:00~22:00
요금: 성인(중학생~70세 미만) 420엔, 초등학생 이하 210엔
홈페이지: spa-ureshino.com/Siebold


우레시노에 오면 꼭 차를 마시자


온천만큼 유명한 게 또 있다. 바로 ‘우레시노 차’. 우레시노는 일본의 주요 차 생산지(12곳) 중 하나로, 1648~1651년 사이에 본격적으로 차를 재배했다. 우레시노 차는 전통적 방식으로 만든 ‘가마를 이용해 볶은 녹차(釜炒り製玉緑茶)’와 그윽하게 풍기는 향기가 매력인 ‘쪄서 만든 녹차(蒸製玉緑茶)’ 2가지가 중심축을 이룬다. 또 품질이 워낙 우수해 일찍이 해외로 팔렸는데, 그 중심에 여성 상인 오우라 케(1828~1884년)가 있다. 그녀의 노력 덕분에 차가 일본의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였다고.


아이스크림은 후식으로


화려한 이력을 지닌 우레시노 차를 자세히 만나고 싶다면 ‘우레시노 차 교류관 차오시루’로 향하면 된다. 우레시노 차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전시관과 카페, 기념품 상점, 차밭으로 구성돼 있다. 밭에서 우레시노가 머금은 초록색 기운을 느끼고, 카페에서 다양한 종류의 우레시노 차와 디저트(아이스크림 등)을 즐기면서 우레시노 여행을 되돌아보면 된다. 그리고 우레시노에서 놓치면 안 될 맛이 하나 더 있다. 호텔이나 료칸에서 아침 식사를 한다면 온천수로 끓인 두부도 꼭 밥상에 올리길. 콩의 고소함이 그대로 녹아들어 별다른 양념 없이도 완성된 맛을 느낄 수 있다. 부드러운 식감도 매력적이다.


우레시노 차 교류관
주소: Otsu-2707-1 Ureshinomachi Oaza Iwayagawachi, Ureshino, Saga, Japan
운영시간: 09:00~17:00(화요일 휴무)
가격: 쪄서 만든 우레시노 녹차 400엔, 녹차 아이스크림 410엔


유토쿠 이나리 신사


우레시노에 왔다면 바로 옆 가시마(鹿島) 지역도 잠시 다녀오는 걸 조심스레 권한다. 한나절이면 가시마의 핵심 콘텐츠인 일본 3대 이나리 신사와 사케 테이스팅을 경험할 수 있으니 말이다. 우레시노 온천마을에서 버스로 1시간, 자가용으로는 30분이면 유토쿠 이나리 신사(祐徳稲荷神社, 연간 280만명 참배)에 닿을 수 있다.
 

유토쿠 이나리 신사


1687년에 창건된 유토쿠 이나리 신사는 교토의 후시미 이나리, 이바라키 가사마 이나리 신사와 함께 3대 이나리 신사로 꼽힌다. 이나리 신사는 쌀, 농업, 여우, 사업 번영 등과 관련된 이나리 신을 모시는 곳이다. 유토쿠 이나리 신사 입구에도 벼를 문 여우 석상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그 뒤로 웅장한 주황색 건물과 붉은색 도리이, 울창한 산림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 정경이다.


유토쿠 이나리 신사


작은 연못 위의 붉은 다리를 건너 신사에 들어오면 이와사키 신사, 오카쿠라덴 등의 공간이 먼저 나온다. 여기서 한 번 소원을 품고, 계단을 올라 신사의 중심인 고혼덴(본전)에서 앞날의 안녕을 다시금 바라본다. 신사 밖에는 유토쿠 박물관과 공원이 있는데, 박물관에는 신사의 보물, 가시마 비단, 역대 가시마 번주의 소장품이 전시돼 있으며, 공원은 철쭉 명소로 유명하다.


유토쿠 이나리 신사
주소: 1855 Furueda, Kashima, Saga, Japan
운영시간: 08:30~16:30
홈페이지: www.yutokusan.jp


사치히메 양조장. 가성비가 좋다


신사 방문 후에는 사케를 마실 타이밍이다. 사가현에도 기념품으로 챙겨야 할 게 잔뜩 있는데, 캐리어 한구석은 지자케(地酒, 로컬 술)의 몫이다. 품질이 좋은 사가현의 쌀을 활용했으니 술의 풍미도 자연스레 훌륭하다. 히젠하마슈쿠(Hizen Hamashuku) 양조장 리를 중심으로 여러 양조장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번에 찾은 양조장은 ‘사치히메(Sachihime)’, 유토쿠 이나리 신사에 술을 올리는 곳이다. 다양한 사케 중에서 준마이 다이긴조 사치히메(純米大吟醸 幸姫)와 토쿠베츠준마이슈 사치히메(特別純米酒 幸姫)가 판매량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도쿠베츠준마이슈 사치히메는 사가현산 야마다니시키(사케 양조에 최적화된 쌀) 100%로 만든 사케다. 부드러운 맛이 일품인데, 가격도 1,550엔(약 1만4,000원, 720ml)밖에 하질 않는다.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못한 이들을 위한 무알코올 소프트아이스크림도 있다. 사치히메 사케의 특징이 가미돼 지역의 명물로 꼽히는 맛이다.


사치히메 양조장
주소: 599 Furueda, Kashima, Saga, Japan
영업시간: 09:00~16:30
홈페이지: www.sachihime.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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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이면 시작되는 새로운 여행
나가사키

나가사키의 안경다리


메가네바시 (안경교)

Uonomachi, Nagasaki, 850-0874 일본


우레시노에서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간다면 최우선 순위로 나가사키를 꼽을 수 있다. 우레시노온센역에서 나가사키역까지 30분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당일치기도 가능할 정도다. 물론 나가사키도 자세히 보려면 최소 2박3일은 필요하다.


네덜란드 언덕 ‘오란다자카’


오란다자카(네덜란드 언덕)

일본 〒850-0918 Nagasaki, Ouramachi, 9 オランダ坂通り


나가사키는 유서 깊은 무역 도시로 일본뿐 아니라 다른 국가의 문화도 녹아든 지역이다. 일본에서 서양문물을 가장 빠르게 유입된 지역 중 하나다. 덕분에 가톨릭 성지와 유럽식 정원 등 서양 건축물이 많다. 동서양이 조화를 이룬 곳도 있다. 네덜란드식 주택이 늘어서 있는 경사로 ‘오란다자카(네덜란드 언덕)’, 서양식 목조 건축물과 정원을 볼 수 있는 ‘글로버가든’ 등이 그 예다.


글로버 가든


글로버 가든

8-1 Minamiyamatemachi, Nagasaki, 850-0931 일본


참고로 대표적인 관광지로 나가사키 원폭 자료관, 구라바엔, 오우라 천주당, 나가사키 차이나타운(신치 주카가이) 등이 있으며, 나가사키 짬뽕과 카스텔라는 필수 먹거리로 꼽힌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취재협조 사가현 관광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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