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AKA FILM ROLL
80년대 낡은 필름 카메라와 코닥 포트라 400으로 기록한 오사카의 지금.
추적추적 비 온 뒤 오사카의 밤. 오사카에서 젖은 거리를 걷는 것만큼 낭만적인 일은 또 없다
아주 오래된 게임들이 돌아가고 있는 오락실. 이기든 지든, 아무렴 좋다. 오사카에선 그런 게 별로 중요하지 않다
혼술하고 싶어지는 거리의 선술집. 사실은 술 없이도 취하는 듯한 밤이긴 하다
오사카의 명소 중 하나, 신세카이 혼도리 상점가. 묘하게 레트로한, 조금은 촌스러운, 지극히 범속한, 그래서 좋은 동네
신세카이 근처의 음식점들은 하나같이 손님을 부르는 힘이 있다. 호객하는 이 하나 없는데 발길이 간다. 식당에게 이보다 더한 찬사가 있을까
따끈한 야키토리에 시원한 생맥주. 호호 불어 먹는 굴 튀김 한 조각과 송송 썬 양배추. 오후의 퇴근길, 여기에 뭐가 더 필요할까
총 쏘기 게임에 열중이던 소년은 결국 문어 인형을 손에 쥐었다. 작고 동그란 게, 그와 꼭 닮았다
오사카 뒷골목. 시간이 쌓이고, 색이 바래고, 모서리가 닳고, 말라가는 모든 것들이 이곳에 나뒹군다
글·사진 곽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