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undargata 49
아이슬란드에서 드문 것은 사람이다.
수도 레이캬비크를 벗어나면 번듯한 호텔도 귀하다.
그런 곳에서 찾은 꿈의 숙소 이야기.
아이슬란드에서 살아 본다면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란 영화를 인상 깊게 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영화의 스토리나 주제를 좋아하는 이들도 많았겠지만 무엇보다 영화의 주 촬영지였던 아이슬란드의 멋진 풍광에 반한 이가 더 많았다는 후문이다. 덕분에 영화 개봉 후 아이슬란드를 찾는 발길이 더 잦아졌다고.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주인공 월터(벤 스틸러)가 처음으로 아이슬란드 땅을 밟던 순간 등장하는 아름답고 정갈한 작은 마을을 기억할 것이다. 자전거로 길을 달릴 때 스치듯 지나가는 보아뱀이 삼킨 코끼리 모양의 산도. 영화 속에서 월터가 처음 찾은 그 마을은 아이슬란드 서쪽 스나이스펠네스(Snæfellsnes) 반도의 그룬다피오르(Grundarfjorður)다.
고대 바이킹어를 지금까지도 소중히 지켜가며 사용하는 아이슬란드인들이라 곳의 지명을 우리말로는 정확히 발음하고 표기하기가 어렵다. 이곳의 풍광 역시 더욱더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아름답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빙하가 침식되어 생긴 피오르 지형인 이곳은 작은 아이슬란드라고 부를 정도로 아이슬란드에서도 다양한 풍광과 지형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인구 300명 정도가 사는 작은 마을이지만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를 잇는 항구이며 스나이스펠네스 반도의 중요한 거점이자 숙박지다. 무엇보다 이곳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유명하고 상징적인 랜드마크인 키르큐펠(Kirkjufell)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룬다피오르는 수도인 레이캬비크에서 차로 2시간 반 정도면 갈 수 있는 데다 번듯한 호텔을 구경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곳에 묵은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괜찮은 아파트먼트나 B&B 숙소가 많다. 아이슬란드의 살인적인 물가에 비하면 가격도 저렴한 편. 보통 4인이 여유 있게 묵을 수 있는 2 베드룸, 거실, 주방이 있는 독채 1개를 25만~30만원 정도 가격에 빌릴 수 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묵은 숙소는 마을 중심에 위치한 ‘Grundargata 49’. 체크인할 때 키박스에서 열쇠를 찾는 방식이라 실제로 호스트의 얼굴을 본 적은 없지만 (프로필상으로는) 전형적인 아이슬란드 미인인 헤이더(Heiður)가 운영하는 독채형 숙소다. 아이슬란드 특유의 단순한 듯 세련되고, 심심한 듯 깔끔한 미니멀리즘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곳으로 1박만 하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안락하다.
싱글 침대 2개가 있는 베드룸 2개에 넓은 거실, 주방 시설도 완벽하다. 인터넷 강국 아이슬란드답게 와이파이도 무척 빨랐고, 걸어서 1분 거리에 이 마을의 유일한 마트와 주유소가 있었다. 아이슬란드의 물가는 아주 비싸지만 마트에서 파는 식재료나 생필품의 가격은 우리나라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비싼 식당에서 밥을 사 먹기보다는 한국에서 즉석밥과 양념류만 가져가서 현지 마트에서 식재료를 산 뒤 숙소 주방에서 직접 요리를 해 먹는 게 경비도 절약하고 건강도 챙기는 현명한 방법이다. 가족 단위의 여행객이라면 더욱 추천한다.
에어비앤비 아이슬란드 숙소 정보
Grundargata 49
호스트 | 헤이더Heiður
기본정보 | 적정 수용 인원 4명, 침실 2개(더블베드 1개, 싱글베드 2개), 욕실 1개, 주방, 무료 와이파이
숙소정책 | 흡연 금지, 체크인 15:00, 체크아웃 12:00, 열쇠보관함으로 셀프 체크인, 반려동물 동반에 적합하지 않음, 파티나 이벤트 금지, 유아(만 2세 미만)에게 위험할 수 있음
주소: Grundargata 49, Grundarfjorður, Iceland
글·사진 김경우 에디터 트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