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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Mar 14. 2019

온타리오의 가장 아름다운 마을,
엘로라 & 퍼거스

Canada Story #11

그랜드 강 협곡에는 사랑스러운 마을이 자리한다.
스코틀랜드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엘로라 & 퍼거스를 소개한다.


파워 넘치는 스코틀랜드 하일랜드 게임


작은 마을, 퍼거스(Fergus)가 축제로 떠들썩하다. 북미 최고의 스코틀랜드 축제로 꼽히는 ‘퍼거스 스코틀랜드 축제와 하일랜드 게임(Fergus Scottish Festival & Highland Games)’ 때문이다.

1946년부터 매년 8월에 열리는 3일간의 축제에서 방문객들은 하이랜드 춤, 백파이프와 드럼 그리고 헤비스(Heavies) 등의 다채로운 경연과 스코틀랜드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해기스(Haggis)와 같은 정통 요리를 서로 나눈다.

전통 의상, 킬트(Kilt)를 입은 선수들이 벌이는 힘겨루기도 빼놓을 수 없다. 헤비 경기(Heavy Athletics)라고 불리는 이 운동은 하일랜드 게임의 하이라이트다. 선수들의 힘과 기량은 올림픽 선수 못지않다. 이 경기의 유래는 장대 던지기(Caber Toss)와 볏단 던지기(Sheaf Toss)에서 엿볼 수 있다.
  
장대 던지기(Caber Toss) 
장대(Caber)는 한쪽 끝이 다른 쪽보다 약간 넓어지도록 손질된 나무로 길이 5~7m, 무게 45~80kg에 달한다. 좁은 쪽 끝은 둥글게 마무리해서 선수들이 손으로 받치기 쉽다. 선수들은 장대의 넓은 쪽이 하늘로 향하도록 세워 들고, 달리다가 멈추면서 그 힘으로 장대를 밀어 던진다. 장대 끝이 땅에 튕긴 뒤 한 바퀴 돌아 12시 방향으로 넘어지면 이기는 게임이다. 힘, 균형 그리고 민첩함이 요구된다. 

볏단 던지기(Sheaf Toss) 


볏단 던지기(Sheaf Toss)
‘짚으로 채워진 삼베 포대(sheaf)’를 쇠스랑으로 찍어, 반동을 이용해 수직으로 던져 수평으로 걸린 막대를 넘기면 승리하는 게임이다. 선수에게 총 3번의 기회가 주어지며, 막대의 높이를 높여가며 경기를 진행한다. 볏단(sheaf)을 얼마나 높이 던지느냐가 게임의 관건이다.

매스 밴드(Massed Bands)의 공연 모습. 킬트(Kilt)를 보면 클랜(Clan)을 알 수 있다
지휘봉( Mace)을 들고 있는 시니어 고적대장(Senior Drum Major), 마이크 홀랜드(Mike Holland)


하일랜드 게임은 아일랜드의 고대 켈트족에서 시작되어 스코틀랜드의 씨족(Clan)간의 경쟁을 통해 발전했다. 올해도 40개 이상의 클랜(Clan)이 참여했는데, 클랜 텐트에선 자기 씨족을 알리고, 자신의 뿌리를 찾아온 사람들이 족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영국 전통 베이커리 부스출처 : 트래비 매거진(http://www.travie.com)


씨족(Clan)마다 고유의 문장과 타탄(Tartan) 무늬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파이프 밴드(Pipe Band) 시합이나 매스 밴드(Massed Band) 공연을 보면서 그들이 입고 있는 킬트가 어느 가문의 것인지 맞추는 게임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20세기 초 올림픽 종목이었던 스포츠 줄다리기(Tug of War)도 하일랜드 게임의 주요 경기이니 주목해보길 바란다. 
fergusscottishfestival.com




태고의 신비, 엘로라 협곡 


아들과 함께 엘로라 협곡 트레일(Elora Gorge Conservation Area Trail)을 걸었다. 아이들이 자라나며 잦았던 여행의 기회는 시골 기차처럼 뜨문뜨문 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만큼 함께하는 시간들은 소중해져 갔다. 사실 엘로라 협곡을 방문한 건 처음이 아니다. 지인 따라나섰던, 생전 처음으로 나선 캠핑장이 이곳이었다. 모기에게 얼마나 혼났는지, 쫓기 듯 캠핑장을 도망쳐 나온 기억이 아른거린다.

엘로라 고지


협곡을 따라 걸어야 하는 길은 울퉁불퉁, 오르락내리락, 모난 돌도 많고 별나게 생긴 나무도 많다. 그래서 걷는 재미가 있다. ‘홀인더록(Hole in the Rock)’을 둘러보고, 돌다리를 건너, 튜빙이 시작되는 지점에 도착했다. 수려한 협곡, 다급한 물살은 소금강을 연상하게 만든다. 여행객들은 카약, 튜브, 고무보트 등을 이용해 급류를 즐기고 있다. 간혹 낙차가 있는 곳은 웅덩이가 파여 물이 맴도는데, 이런 곳을 벗어나려면 노가 필수다. 엘로라 협곡 급류 타기는 튜브 렌털숍(Tube Rentals & Registration)에서 등록비 5달러를 내고 즐길 수 있다. 튜브, 헬멧, 라이프 재킷 등의 패키지는 30달러에 빌릴 수 있다.


엘로라 협곡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수영장이 위치한다. 이곳은 과거 석회암(limestone)을 채굴했던 채석장에 물을 채워 만든 수영장이다. 12m 높이의 절벽으로 둘러싸여 경관이 좋고, 물도 깨끗한 덕분에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명소다. 6월 첫째 주 토요일부터 노동절(Labour Day)까지 운영한다.
www.grandriver.ca/parks




서로 같은 듯, 다른 듯


엘로라(Elora)와 퍼거스(Fergus)는 서로 닮은 듯 다르다.
퍼거스는 고전미가 풍기고, 엘로라(Elora)는 퓨전 스타일의 아기자기함이 묻어난다.


퍼거스(Fergus) 다운타운


마을 전체가 야외 조각 갤러리, 엘로라 조각 프로젝트
  
먼 옛날 마스토돈(mastodon)과 매머드(mammoth)가 누볐다는 협곡을 따라 퍼거스 다운타운을 거닐었다. 템플린 정원(Templin Gardens)에서부터 퍼거스 도서관 뒤편의 리버프론트 트레일(Riverfront Trail)까지 시민과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리버프론트 트레일을 따라 전시되고 있는 몇 점의 조각들은 ‘야외 조각 갤러리’ 같다.


퍼거스 도서관 뒤편 리버프론트 트레일(Riverfront Trail)


‘엘로라 조각 프로젝트’ 영구 전시 사이트에 전시된 작품 ‘Water’


엘로라 조각 프로젝트(Elora Sculpture Project)는 매년 같은 곳에 다른 조각 작품을 전시하는 행사다. 주최 측은 조각 하나가 전시될 수 있을 만큼의 영구적인 땅을 기증받거나 사들인다. 올해 퍼거스와 엘로라에 전시된 조각의 수는 모두 19점이다.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전시 판매할 수 있어서 좋고, 시민들은 산책하며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고, 시 입장에서는 마을 미관을 좋게 하고, 관광 수입 증가에도 큰 몫을 하기 때문에 모두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www.elorasculpture.ca


작품명 ‘Asleep in the Garden’


아내에게 준 선물, 템플린 가든(Templin Gardens)
  
밀리건 인도교(Milligan footbridge)에 도착하면 한눈에 템플린 가든(Templin Gardens)을 조망할 수 있다. 잠시나마 머물고 싶은 아담한 화단과 석회암(Limestone)으로 만들어진 아치형 문 그리고 협곡 아래로 내려가는 돌계단과 돌담이 매력을 뿜어낸다. 아담한 옛 성의 귀퉁이를 연상케 하는 이 정원은 한 남자의 아내를 향한 사랑이 담긴 공간이었다.


템플린 가든(Templin Gardens) 너머로 밀리건 인도교(Milligan footbridge)가 보인다


‘Fergus News Record’의 발행인 겸 편집장이었던 존 찰스 템플린(John Charles Templin)은 사랑하는 아내 애니(Annie)를 위해 퍼거스에서 이름난 석공(Roger Bricker)을 고용해 정원을 만들고, 정원사를 두어 관리했다. 템플린과 애니가 걸었을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 협곡의 강물과 나란히 마주 섰다. 무려 20년을 동행해준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강물에 써서 띄워 보냈다.


템플린 가든의 화단에 설치된 ‘비버’ 조각


템플린 정원은 ‘Doors Open Ontario’ 온라인 투표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로 뽑히기도 했다. Doors Open Ontario는 온타리오 주의 유니크하고 매력적인 장소를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행사다. www.doorsopenontario.on.ca 
  


스코티쉬 코너 샵(Scottish Corner shop)
  
세인트 앤드류 거리(St. Andrew)를 걷고 있으니 백파이프 연주 소리가 들려왔다. ‘스코티쉬 코너 샵’ 앞에서 백파이프를 연주하고 있던 그녀는 가게가 한산한 틈을 타 연습 중이라며 웃어 보였다.


백파이프를 불고 있는 조이스(Joyce)


스코티쉬 코너 샵(Scottish Corner Shop)은 킬트(Kilt), 타탄(Tartan), 지미 모자(Jimmy Hat), 해기스(Haggis), 스코치 파이(Scotch pies), 스코틀랜드 빵 등 간판 그대로 스코티쉬한 물건들을 판매한다. 단골손님인 루벤 라이언(Reuben Ryan)씨는 이십 대 때에 교환 교사(Trade teacher)로 왔다가 퍼거스가 좋아 이곳에서 살게 되었단다. 어느새 여든여덟이 되었다며 활짝 웃어 보이던 그는 350도 오븐에서 35-40분 구우면 된다며 스카치 파이(Scotch Pie) 하나를 내게 건넸다. 듬뿍 들어간 간 쇠고기처럼 정도 넘쳐나는 곳이다.


조이스의 오랜 동료인 비벌리(Beverly)가 만든 ‘Many Flake’


퍼거스 우체국(Fergus Post Office)

여행을 하다 보면 그리운 사람이 떠오르곤 한다. 그럴 때마다 우체국에 들러 엽서 한 장을 사서 편지를 쓴다. 퍼거스 우체국(Fergus Post Office)에서 엽서를 구입한 뒤, 3분 후면 잊힐 지금의 이야기로 너스레를 떨어보는 것은 어떨까. 



빅토리안 시대에 커플들이 키스했던 곳, Kissing Stane


퍼거스의 세인트 앤드류 장로교 앞(St George St W & Tower St N) 작은 공원은 연인들의 아지트다. Kissing Stane(키스하는 돌)에 앉아서 키스를 하면 행운이 온다는 전설 때문이다.


돌에 앉아서 키스를 하면 행운이 온다는 Kissing Stane


빅토리아 시대만 해도 공공장소에서의 키스는 언감생심(焉敢生心). 하지만 퍼거스에서 이곳만큼은 공개적인 애정표현이 관용되었다고 한다. 키스하는 돌(Kissing Stane) 옆에는 자물쇠로 서로의 사랑을 잠글 수 있는 철 조각(Love Lock Sculpture)이 서있다. Stane은 돌(Stone)을 뜻하는 스코틀랜드 말이다. 



네가 없는 세상이라면, Lover’s Leap 
  
엘로라에는 더 지극한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 있다. 어바인 강(Irvien Creek)와 그랜드 강(Grand River)이 만나는 포인트에 있는 빅토리아 공원의 러버스 리프(Lover’s Leap)라는 전망대다. 이토록 아름다운 곳이 어째서 ‘실연한 사람이 투신하는 낭떠러지’라는 듣기에 불편한 이름(Lover’s Leap)으로 불리게 된 것일까?

때는 바야흐로 ‘동성동본끼리 결혼하지 못한다’는 원칙이 북미 원주민 사회에서도 통용되던 시대다. 같은 씨족(Clan)이라 결혼을 거부당한 두 연인은 “남남으로 인생을 사느니..”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려 죽음을 선택한다. 이를 가엾게 여긴 신들은 이들을 서로 합류하는 두 개의 강으로 만들어 영원히 함께할 수 있게 해주었다. 두 강을 보니 달려와 부둥켜안는 연인의 모습으로 비쳐진다. 그래서일까. 많은 커플들이 이곳에서 프러포즈를 하고 결혼 서약을 맺는다. 한눈에 봐도 커플로 보이는 쌍이 Lover’s Leap를 떠나지 못하고 머뭇머뭇 거린다. 둘은 아름다운 설경과 가슴 찡한 전설을 증인으로 프러포즈를 하러 이곳에 왔을 것이다.

엘로라의 Lover’s Leap 

또 다른 사랑 이야기도 있다. 아타완다론(Attawandaron) 족 애인이 이로쿼이 족과의 싸움에서 전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원주민 처녀가 강 아래로 투신했다는 이야기다. 이곳은 더 이상 사랑을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장소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사랑을 맹세하는 장소가 되었다. 





엘로라(Elora)의 미미(美味)를 찾아서 


엘로라(Elora)는 멧칼프 스트릿(Metcalfe St)과 밀 스트릿(Mill St) 주변으로 카페, 식당, 갤러리, 선물가게 등이 몰려 있다. 반나절이면 다 돌아볼 것 같았던 나의 생각은 오산이었다. 나의 엉덩이를 무겁게 만든 몇 곳을 소개한다. 


엘로라 거리 풍경 


엘로라 밀(Elora Mill)과 시간의 이빨(Tooth of Time)
  
1851년부터 1859년까지 스코틀랜드 노동자에 의해 손으로 탄생한 엘로라 밀(Elora Mill)은 엘로라의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원래는 방앗간, 제재소, 양털 공장, 가게 그리고 여관 같은 것이 있었지만 지금은 럭셔리한 엘로라 밀 호텔 앤 스파(Elora Mill Hotel and Spa)로 2018년 7월 재탄생했다. 엘로라 밀에서 내려다보이는 그랜드 강 한복판에는 ‘시간의 이빨’이라는 작은 바위섬이 있다. 


Elora Mill Hotel and Spa 와 바위섬 ‘시간의 이빨(Tooth of Time)’


1903년 3월 20일 새벽, 우르릉거리는 소리와 미진으로 잠이 깬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 아침이 되어 소리의 근원지를 확인해보니 방앗간의 외벽이 무너져 바위섬(Islet Rock)과 방앗간 사이 물길이 돌무더기로 막혀 있었다. 방앗간을 살리기 위해 섬을 없애자는 제안이 나왔다. 하지만 시의원들은 비용 문제 때문에 지원을 꺼렸다. 그 후 리차드슨(Richardson)이 방앗간을 인수해 엘로라의 랜드마크였던 바위섬(Islet Rock)은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벽을 다시 쌓고 방앗간을 수리했다. 1903년 없어질 뻔했던 ‘시간의 이빨’은 현재 물살로 인한 붕괴가 가속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바위섬 앞부분이 콘크리트로 덮여져 있다. 


  
유럽 스타일 크레페를 파는 집, 카페 크레프리(Cafe Creperie)
  

프랑스 스타일의 세이버리 크레페(Savory Crêpe)와 북유럽 스타일의 스위트 크레페(Sweet Crêpe)를 파는 카페 크레프리(Cafe Creperie)는 토요일 아침이 하이라이트다. 브런치를 즐기려는 손님들로 가게 내부가 북새통을 이룬다.


카페 크레프리(Cafe Creperie) 내부. 뮤직 나이트(Music Night)를 위한 공간이 보인다. 

주인인 캐시(Kathy)가 추천한 브런치 메뉴는 ‘Chef Specialty’. 닭 가슴살, 고트 치즈, 버섯, 시금치, 바질 혹은 토마토를 올리고 그 위에 특별한 맛을 더하는 ‘에르브 드 프로방스(Herbes de Provence)’ 향신료를 뿌린다. 에르브 드 프로방스는 세이보리(Savory), 마조람(Marjoram), 로즈메리(Rosemary), 타임(Thyme), 오레가노(Oregano) 등의 말린 허브를 혼합하여 만든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의 향신료로써 구이 요리나 소스, 파스타, 수프, 스튜 등에 활용된다. 크레페(Crêpe) 하나를 먹었을 뿐인데 배가 부르다. 


캐시(Kathy)의 추천 메뉴, 세이버리 크레페 ‘Chef Speciality’ 

주인장 캐시는 ‘뮤직 나이트(Music Night)’와 '주방장 쟈끄 디옹(Jacques Dion)과 함께 불어 연습과 크레페 만들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뮤직 나이트는 매주 화요일 밤(아쿠스틱 기타 연주), 금요일 밤(일렉트릭 기타 연주)에 진행된다. 한 달에 두 번 토요일 밤에는 또 다른 연주회가 열린다. ‘뮤직 나이트’에 오는 사람들은 들어오면서 10달러 정도를 도네이션 한다. 뮤지션을 돕기 위한 행사라 모금액은 전액 뮤지션에게 돌아간다. 저녁식사는 선택이다.
www.cafecreperie.ca
  


네덜란드표 빵집, 엘로라 브레드 트레이딩(Elora Bread Trading Co)
  
‘Elora Bread’ 17년 경력의 제빵사에게 이곳 빵의 특징에 대해 물었다. 갓 구워서 겉이 바삭하다, 속이 부드럽다, 특히 클래식 사워도 스타터(Sourdough starter)로 만든 빵은 그 풍미가 다채롭다. 또 한 가지 특색은 엠파나다(empanada), 포카차(focaccia), 비알리(Bialy), 쇼트브레드(Shortbread) 같은 문화적, 역사적 영감을 받은 빵들이 가득하다. 홈페이지에 가면 당일의 빵 스케줄을 볼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멧칼프 스트릿(Metcalfe St)에 위치한 ‘Elora Bread’ 

야외 피크닉에 제격인 핑거푸드(Fingerfood)를 원한다면 전화로 샌드위치를 주문하고 픽업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햄 샌드위치(햄, 보스턴 상추, 집에서 만든 마요네즈, 사과 카다멈 잼, 체더치즈)를 추천한다.
www.elorabread.ca

  
부부가 한 우물을 파는, 핸스콤브 글래스 스튜디오(Hanscomb Glass Studio)
  
엘로라 다운타운에는 유리 공예실이 두 곳 있다. 브라운 어웨이 글래스 스튜디오(Blown Away Glass Studio)는 풍경(Wind Chime), 장식품(Ornaments), 화장하고 나온 재를 담아 간직할 수 있는 유리제품(Ash in Glass) 등의 핸드 블론 유리 공예품을 제작해 판매한다.


Hanscomb Glass Studio 

핸스콤브 글래스 스튜디오(Hanscomb Glass Studio)는 유리 가마가 아닌 토치(Torch)불로 유리 고드름(Glass icicles), 살이 통통한 새(chubby bird) 같은 유리 공예품을 만든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Glass Portal’이라는 것인데 현관 입구에 매다는 유리 공예품이다.


장식품 ‘Chubby Bird’ 와 ‘Glass Portal’ 앞에 선 유리 공예 장인, 지젤라(Gisela) 

생소한 것 같지만 유리창에 사용하는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 혹은 납땜 유리(leaded glass)와 유사하다. 아니나 다를까, 네일(Neil Hanscomb)과 지젤라(Gisela Ruehe) 부부는 1986년부터 스테인글라스 유리창을 만들어 왔단다. 이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알록달록한 ‘쳐비 버드’를 하나 구매했다.

www.hanscombglass.com

  
고지 시네마(Gorge Cinema) since 1974

  
엘로라의 유서 깊은 호텔의 돌담 안에 있는 고지 시네마. 1848년 지어져 1870년대에는 70개의 침실과 커다란 마구간까지 갖춘 호텔이었다. 시간이 흘러 호텔은 극장으로, 마구간은 커피숍, 앤티크 숍 등이 들어선 엘로라 뮤즈(Elora Mews)로 개조되었다. 고지 시네마는 130석 규모로 대형 극장에서 방금 내린 최신 영화들 중에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와 독립 영화 등을 상영한다. 


엘로라 공원(Elora Park)과 붙어 있는 고지 시네마(Gorge Cinema)

우리 가족은 영화 ‘그린 북(Green Book)’을 보기 위해 고지 시네마를 찾았다. 극장은 쇼 타임 30분 전에 박스 오피스(box office)를 열고, 현금만을 받는다.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있다. 인상 좋은 두 아저씨가 반갑게 맞이한다. 티켓도, 먹을거리도 한 카운터에서 판다. 극장 내부는 아담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 쪽 벽은 돌 벽이고, 다른 벽엔 수많은 사람들이 웃고 있는 커다란 그림이 걸려있다. 이 그림은 엘로라의 핼러윈 장식으로 유명한 화가, 팀 머튼(Tim Murton)이 그린 그림이라고 직원이 다가와 설명한다.


고지 시네마(Gorge Cinema)의 카운터와 극장 내부

스크린 화질도 이만하면 베스트다. 시작될 즘엔 앞자리 몇 줄을 빼고 자리가 꽉 찼다. 영화가 끝나고 흐뭇한 미소로 서로 인사를 한다. 사우나를 하고 나온 것처럼 마음도 몸도 따뜻하다. 이곳의 오너인 페이튼(Payton)은 어렸을 때 극장의 단골손님이었다고 한다. 포틀랜드에 위치한 영화사 ’Coraline’에서 만화를 그린 경험을 살려 고향으로 돌아온 뒤 아내와 같이 고지 시네마를 인수했다. ‘엘로라의 보석과 같은 대표 극장(rep cinema)이 계속해서 운영될 수 있도록 오셔서 많이 봐주세요!’라는 인사말에서 극장에 대한 그의 애착이 느껴진다.
  

글ㆍ사진 이종상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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