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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행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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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Sep 01. 2021

'부산' 하면 떠오르는 소울푸드,
'돼지국밥' 로드

부산 여행은 다채로운 모습을 갖고 있다.
도시 탐방, 미식, 역사, 자연 등 어떤 테마도 가능하니까.
그중에서도 부산을 가장 쉽게 느낄 수 있는 방식은 단연 음식이다.
밀면, 회백밥, 완탕, 동래파전, 곰장어 등 특색있는 지역 먹거리는 물론
대표 음식이자 부산의 소울푸드 돼지국밥이 있다.
돼지 뼈로 우려낸 육수에 부드러운 돼지고기가 들어간 한 그릇의 미학.
부산의 소울 푸드를 넘어 전국의 여행자 마음에도 콕 들어왔다.
 

부산 여행은 다채로운 모습을 갖고 있다. 사진은 해운대해수욕장


해운대해수욕장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돼지국밥’ 이름만 같을 뿐


돼지국밥이라고 해도 맛과 생김새 모두 제각각이다. 뽀얀 국물, 맑고 투명한 국물, 색이 유별난 국물 등 말이다. 국밥에 들어간 고기 종류도 다양하고, 때로는 풍부한 맛의 순대도 만날 수 있다.


이북식 찹쌀순대와 고기, 내장이 어우러진 송정3대국밥의 돼지국밥


송정3대국밥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서면로68번길 33 송정3대국밥


첫 목적지는 서면 시장 옆 향토음식 특화거리에 있는 송정삼대국밥이다. 이곳은 1946년 개업해 부산 돼지국밥의 살아있는 역사다. 예능 프로그램에도 종종 나왔던 터라 아주 오래된 단골 어르신들과 젊은 여행객들이 뒤엉켜 앉아 국밥을 먹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돼지, 내장, 순대국밥이 있지만 역시 부산에서는 섞는 게 좋다. 돼지국밥을 주문하고, 내장, 순대 다 넣어 달라고 하면 푸짐한 한 그릇이 나온다.

고기와 내장은 두말할 것 없이 좋은데, 이 집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이북식 수제 찹쌀순대다. 일반 순대와 달리 쫀득한 식감이 인상적이고, 구수하면서 깊은 풍미가 압권이다. 정구지(부침) 무침과 함께하면 한 그릇은 뚝딱 비울 수 있다. 또 펄펄 끓는 솥과 썰어둔 고기를 뚝배기에 넣고 육수로 재료를 데우는 토렴 작업을 볼 수 있는 것도 송정삼대국밥의 재미다.


시장 인근에 맛있는 돼지국밥 식당이 많다. 사진은 부전상가시장


부전상가시장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755번길 21


부평깡통시장 근처에는 돼지국밥뿐만 아니라 양곱창 식당도 즐비하다


부평깡통시장

부산광역시 중구 부평1길 48


또 다른 시장으로 자리를 옮겨보자. 부전상가시장, 부평깡통시장 근처에서 각각 활력은장수국밥과 양산집의 돼지국밥을 맛볼 수 있다.


활력은장수국밥의 돼지국밥은 색이 독특하다. 양념장 없이 먹는 게 좀 더 특별한 맛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활력은장수국밥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새싹로29번길 8


활력은장수국밥의 경우 매스컴의 주목을 받은 식당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부산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집의 국밥을 마주하면 처음에 다소 놀라게 된다. 지금까지 봤던 돼지국밥 색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국물 맛 자체는 맑은 편이지만, 색은 옅은 한약 같다.

또 숙주가 들어있다. 국물 한 수저 맛보면 돼지고기로 낸 육수임에도 ‘시원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거기에 돼지고기, 내장, 순대 등이 푸짐하게 있어 숟가락이 바쁘다. 채소와 선지, 당면 등으로 만든 순대도 좋다.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양념장을 넣지 않는 게 활력은장수국밥에서의 식사를 더 특별하게 만든다.


뽀얗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인 양산집


반대로 50년 넘는 역사의 양산집은 다양한 TV 프로그램에 나오며 인지도가 높다. 단순히 유명한 게 아니라 아주 뽀얗고 진한 맛의 돼지국밥은 국밥의 정석이라고 할 정도로 맛과 모양새 모두 훌륭하다. 살코기, 비계만 들어가는 국밥 메뉴가 있는 것도 다른 식당과 차별화된 특징이다.


양산집

부산광역시 중구 중구로47번길 30




주연 못지않은 조연

 
돼지국밥 식당에서 주연은 국밥이지만, 수육을 비롯해 다양한 곁들임 메뉴도 지나칠 수 없다. 수육은 늘해랑과 쌍둥이돼지국밥 등이 유명하다. 두 식당뿐만 아니라 돼지국밥 식당 대부분이 수육백반 메뉴를 판매하고 있어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하다. 시원한 맥주, 소주와 좀 더 넉넉한 양으로 즐기고 싶다면 수육 단품 메뉴를 즐기는 것도 좋다.


촉촉하고 윤기가 흐르는 늘해랑의 수육


늘해랑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928번길 12


늘해랑의 수육은 살코기와 지방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부드러우면서도 적당히 씹는 맛이 있고, 풍부한 맛이 특징이다. 수육의 친구 식해도 일품이다. 새콤달콤 매콤한 식해는 오도독한 식감이 좋고, 수육의 아주 작은 기름진 맛마저 보완해준다. 10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유명한 쌍둥이돼지국밥의 항정살 수육은 부들부들한 식감과 아주 진한 고소함이 매력적이다.


양산국밥의 생생육면. 이 집의 독특한 돼지국밥만큼이나 특별한 메뉴다


양산국밥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좌동로10번길 75


수육 외에도 매력이 톡톡 터지는 다양한 메뉴가 있다. 해운대 양산국밥의 생생육면은 살코기로 우려낸 육수에 저온 조리한 차슈, 말린 표고, 튀기지 않은 면으로 깔끔한 맛을 선사한다. 또 광안동 엄용백 돼지국밥은 칸다소바와 협업해 돈코츠라멘(2021년 8월 기준)을 선보이고 있다.


물론 여기서 끝은 아니다. 부산일보의 부산돼지국밥 로드 웹페이지를 보면, 부산에서 돼지국밥을 판매하는 식당은 742곳(한국외식업중앙회 부산시지회 2019년 10월 기준)이나 된다. 직접 먹어보고, 부산일보에도 실린 돼지국밥 식당을 위주로 추천하자면, 60년 전통의 범일동 할매국밥, 광안동 엄용백 돼지국밥, 용호동 합천국밥집도 한 번은 꼭 경험하길 바라는 식당이다.
 


글· 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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