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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Sep 15. 2021

레트로 감성 한 컷,
서울 힙지로의 필름 카메라숍

제한된 횟수, 거친 질감, 레트로 감성.
요즘 것들은 표현하지 못하는 시간의 멋.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필름 카메라 숍 4곳을 소개한다.



환경적인 트렌드
필름로그 현상소
Filmlog


필름 카메라의 유행과 함께 일회용 카메라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일회용 카메라는 저렴한 가격과 가벼운 무게가 장점이다. 하지만 환경적 리스크가 있다. 현상소에서 필름이 제거되면 모든 부분이 버려지기 때문이다. 일회용 카메라의 커버는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친환경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 감성적인 측면에서 일회용 카메라는 필름 시장에서 매력적인 트렌드였지만,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트렌드를 역행하는 제품이었다.



필름로그 현상소의 차별점은 ‘업사이클’에서 시작된다. 필름로그 현상소에서 구매한 일회용 카메라를 사용한 후 가게에 돌려주면 무료 현상과 스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환경적인 측면의 트렌드도 같이 잡아버린 것이다. 필름로그 현상소의 업사이클링 카메라는 자판기를 통해 전국 각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서울 매장 입구에도 자판기가 자리한다. 그 뒤로 필름 통들이 이루고 있는 길을 따라 들어가면 매장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필름 카메라를 구입할 수 있으며 ‘환경’에 민감한 곳인 만큼 그리너리한 인테리어도 매력적이다. 



▶Tip
필름자판기는 제주도에 위치한 책방무사, 순천 책방심다 등 지방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필름로그 현상소

주소: 서울 중구 퇴계로53길 6-17, 1층
영업시간: 월~토요일 13:00~18:00(일요일 휴무)
전화:  02 2276 1515
요금: 업사이클 일회용 카메라(현상, 스캔 포함) 2만6,500원, 현상 및 스캔(일반) 5,000원 
인스타그램: filmlog_official




필름 카메라 같은 곳 
고래사진관 필름현상소
gorae_studio


필름 카메라의 거친 매력을 닮아 있는 공간. 고래사진관이 첫 방문이라면 아마도 오래된 노포와 인쇄소가 즐비한 충무로 거리를 한참 동안 헤매게 될 것이다. ‘애플 노래클럽’이라고 적힌 간판 밑으로 들어서면 도저히 나란히 올라가기에는 벅찬 계단이 하나 등장한다. 3층으로 올라서면 계단에서 헤엄치고 있는 고래 한 마리를 만날 수 있다.



내부는 어떤 물건을 판매하는 ‘숍’이라고 소개하기에는 많이 어질러져 있다. 필름과 기자재들이 이곳저곳 널려 있는 공간은 영락없는 ‘작업실’의 모습이다. 사실 그 편이 더 정확한 묘사다. 35mm부터 대형필름까지 컬러, 흑백, 슬라이드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모두 현상할 수 있는 종합 필름 현상소이기 때문이다.



고래사진관의 특별함은 셀프 스캔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추억을 현상하는 사람들, 그 사이를 바쁘게 오고 가며 현상을 돕는 직원들, 바구니에 가득 찬 필름통, 가위, 테이프, 필름 절단기, 그리고 낡은 필름 카메라들. 고래사진관은 고심하고 고심해 누른 셔터를 즐거운 과정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는 문화 체험 공간이다.



▶Tip
필름 카메라를 대여해 볼 수도 있다. 오전에 고래사진관을 들러 카메라를 대여 후 반나절 충무로를 여행하며 사진을 찍고 오후에 스캔하는 일정, 데이트 코스로 추천.

고래사진관 필름현상소
주소: 서울 중구 충무로3가 25-5 3층 대광사
영업시간: 월~금요일 12:00~20:00, 토~일요일 12:00~18:00(목요일 휴무)
요금: 셀프 스캔(기본) 4,000원
전화: 02 2266 2191
인스타그램: gorae_studio




힙지로의 사진관
망우삼림
忘憂森林


가게의 흥망을 판가름하는 법 하나. 낮 시간을 주목하면 된다. 평일 낮에도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면, 높은 확률로 흥하는 곳일 터. 그런 의미에서 망우삼림은 한창 잘 나가는 중이다.



일단 인테리어부터 힙하다. 안 그래도 레트로한 을지로인데, 망우삼림은 한 술 더 뜬다. 형광색 네온사인과 실크 소재의 꽃무늬 커튼만 봐도 주인장이 어떤 영화를 사랑하며 살아 왔을지 짐작이 갈 정도. 마치 홍콩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매장 내부는 사진작가인 주인장의 ‘개취’가 담긴 독특한 오브제들로 채웠다.



인테리어만으로도 80점은 주고 시작할 텐데, 서비스가 100점을 줘도 모자라다. 35mm 필름 현상 및 스캔을 3,000원에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카카오톡 채팅으로 ‘필린이’들을 위해 필름에 대한 자세한 정보, 촬영 팁, 현상에 문제가 생겼을 시 구체적인 원인 설명까지 스캔본과 함께 보내 준다. 스캔본을 당일 자정 전까지 빠르게 받아 볼 수 있다는 건 또 다른 장점. 필름 현상소지만 엄연히 사진관이다. 증명사진과 여권사진, 가족사진, 반려동물 사진(!) 촬영도 가능하다. 



▶Tip
영업시간 내에 방문하기 어렵다면 매장 앞 무인 수거함을 이용하면 되는데…. 사실 한 번쯤은 꼭 매장 내부를 둘러봤으면 한다. 에디터의 사심이 담긴 얘기다.

망우삼림
주소: 서울 중구 을지로 108 3층 
영업시간: 월~금요일 11:00~19:00, 토~일요일 13:00~19:00(수요일 휴무)  
요금: 35mm 필름 현상 및 스캔 3,000원, 증명사진 2만원
전화: 0507 1309 0563
인스타그램: mangwoosamlim




필름 카메라 보물섬
셀렉티드 올드띵스 샵  
things_csmf


귀한 것들이 귀한 이유는 숨어 있기 때문이다. 길거리 아무데서나 사고 팔 수 있는 건 보물이 아니다. 셀렉티드 올드띵스 샵은 숨어 있다. 그래서 귀하다. 찾아가는 길이 다소 어렵지만, 보물찾기 끝엔 보상이 있는 법. 302호의 문을 두드리면 작고 아담한 필름 카메라 쇼룸이 펼쳐진다.



귀한 곳이니 귀한 것들이 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건 역시 카메라다. 110mm 필름을 쓰는 오래된 필름 카메라부터 60년대 반자동 카메라, 70년대에 출시된 목측식 카메라(눈대중으로 거리를 계산해 촬영하는 카메라)까지. 레어템도 상당하다.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도 있지만, 역시 카메라는 직접 만져 보고 그 자리에서 바로 구매하는 맛이 있으니까.



그뿐만 아니다. 상호에 csmf는 ‘come see my favorite’의 줄임말이다. 이름처럼 LP판, 타자기, 소품용 카메라, 인센스 등 매장은 주인장의 ‘페이보릿’으로 풍부하다. 매주 진행되는 원데이 클래스도 알차다. 카메라의 기본 개념과 작동법을 알려 주는 기초 클래스로, 수업이 끝난 뒤 필름 카메라를 대여해 출사를 나갈 수 있고, 필름 1롤의 현상 및 스캔까지 제공한다. 



▶Tip
을지로3가역 4번 출구에서 도보 2분. 중식당 ‘창화루’의 간판이 보인다면 성공이다. 맞은편 건물 3층으로 올라가면 보물섬이 나타난다. 

thingscsmf
주소: 서울 중구 을지로11길 26-2 302호
영업시간: 월~토요일 11:00~18:00(일요일 휴무, 방문 전 예약 필수)
요금: 원데이 클래스 3만3,000원
전화: 0507 1319 5894
인스타그램: things_csmf



글·사진  강화송 기자, 곽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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