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여행이 다시 우리 곁으로 왔다.
여행지로 빼곡하게 채워둔 메모장을 펼 때다.
에펠탑과 센 강변, 루브르 박물관 등
갈 곳, 볼 곳, 먹을 곳 정말 많은 파리지만
이 공간들도 눈길 한 번 줄 만하다.
일단 파리에 왔으니 에펠탑을 먼저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에펠탑을 감상하는 장소로 샤요궁(Palais de Chaillot), 마르스 광장(Champ de Mars) 등이 가장 유명하지만, 스냅사진 명소로 유명한 곳도 빼놓지 말고 가보자. 파리 지하철 6호선 파시(Passy)역에서 닿을 수 있는 비르아켐 다리(Pont de Bir-Hakeim)다.
비르아켐 다리의 아치형 철골 구조물을 바라보고 있자니 ‘훅’ 하고 빨려드는 느낌이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자연스럽게 발걸음은 다리로 향한다. 걷는 도중 고개를 돌리면 센 강을 배경으로 에펠탑이 보인다. 또 승마 동상 ‘La France Renaissante’가 보이는 곳에서 에펠탑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겨도 좋다. 공간이 멋지니 창작자들도 가만 놔두지 않았는데, 비르아켐 다리는 <인셉션>등 다양한 영화의 배경으로 나왔다고 한다.
다음은 오페라 극장(Opéra de Paris)이다. 프랑스 건축가 샤를 가르니에(Charles Garnier)가 전체적인 설계를 맡았기 때문에 오페라 가르니에, 팔레 가르니에 등으로도 불린다. 신바로크 양식의 건축물답게 안팎 모두 조각과 그림을 비롯한 다양한 장식품으로 화려하게 꾸며졌다. 특히 황금색으로 꾸며진 내부와 마르크 샤갈이 그린 극장의 천장화 ‘꿈의 꽃다발’ 등이 눈에 띈다.
오페라 가르니에
Pl. de l'Opéra, 75009 Paris, 프랑스
또 오페라의 유령과 관련된 5번 박스석도 빠트릴 수 없는 재미다. ‘오페라의 유령 자리’라고 쓰여 있는 팻말을 볼 수 있는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유령이 항상 비워두라고 경고한 그 자리다. 지금도 여전히 극장에서 오페라 및 발레 공연이 열리고 있으니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고려해볼 만하다.
정적인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파리의 공원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루브르 박물관 근처이면서 오랑주리 미술관이 있는 튈르리 정원(Jardin des Tuileries)은 접근성이 좋은 만큼 이미 유명하다. 그렇다면 뤽상부르 공원(Le Jardin du Luxembourg)으로 시선을 옮겨보자. 여행 중 차분한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면 이 공원도 제격이다. 뤽상부르 궁전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도 좋고, 잘 가꿔진 정원을 거니는 것도 괜찮다.
뤽상부르 공원
75006 Paris, 프랑스
물론 파리지엥을 관찰하는 재미도 있다. 불어가 가득 적힌 종이 신문을 보는 이, 아이와 함께 추억을 만드는 가족, 멋스럽게 꾸민 노부부 등 다양한 파리지엥의 삶을 엿볼 수 있다. 게다가 공원 곳곳에 동상과 조각상을 감상할 수 있어 문화적 영감도 받을 수 있다. 참, 뤽상부르 공원은 원래 마리 드 메치(Marie de Médicis)를 위해 건축된 뤽상부르 궁전의 프랑스식 정원이라고 한다.
마지막 공간은 영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장거리 비행의 지루함을 달래주는 건 영화다. 영화가 약간의 설렘까지 더해준다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파리가 목적지라면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를 권한다. 영화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파리 곳곳을 아름답게 담아낸 영상은 물론 Si Tu Vois Ma Mere 등의 OST는 파리 여행 내내 생각날 정도다. 더 좋은 건 영화 감상에 그치지 않고 실제 촬영지로 가보는 것이다.
미드나잇 인 파리를 봤다면, 밤 12시 올드 클래식 푸조가 나타나 주인공을 데리고 가던 ‘생 에티엔 뒤 몽(Saint-Étienne-du-Mont)’을 추천한다. 파리가 저녁으로 뒤덮인 시간 이곳에 방문하면 묘한 매력이 있다. 영화 덕분일까, 주변 작은 서점과 가게마저 특별한 분위기의 공간처럼 느껴진다. 또 넷플릭스 <에밀리, 파리에 가다>에서도 덜 알려졌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장소를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생 에티엔 뒤 몽
Place Sainte-Geneviève, 75005 Paris, 프랑스
생 에티엔 뒤 몽 근처에 프랑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역대 영웅과 위인들이 묻혀 있는 팡테옹(Pantheon)이 있어 여행 코스로 만들 수도 있다. 뤽상부르 공원-팡테옹-생 에티엔 뒤 몽을 하나로 묶으면 된다. 뤽상부르 공원에서 한가한 오후를 보내고, 팡테옹을 잠시 들린 뒤 저녁 식사를 하고, 마지막으로 해가 지면 생 에티엔 뒤 몽 앞에서 영화를 떠올리면 좋을 것 같다.
Gaudeamus
47 Rue de la Montagne Ste Geneviève, 75005 Paris, 프랑스
여행 TIP
지금 프랑스 여행하려면
7월17일부터 프랑스는 백신을 접종을 완료한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 없이 허용하고 있다. 백신 미접종자도 출발 72시간 전 시행한 PCR 또는 항체 검사 음성 결과서를 소지할 경우 격리 등 제한 조치 없이 입국할 수 있다.
특히, 자유로운 여행을 위해서는 출국 전 보건 패스(Pass Sanitaire)를 받아야 한다. 만 18세(9월30일부터 12~17세도 적용) 이상,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받은 백신 접종(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얀센·코비쉴드)을 완료가 신청 조건이며, 프랑스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글· 사진 이성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