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프로 May 09. 2023

마케터의 챗GPT 활용법. Intro.

요즘 가장 핫한 이슈가 바로 챗GPT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불과 얼마 전까지 모두가 메타버스에 빠져 있던 것을 생각하면 이것 또한 잠깐의 유행으로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메타버스와 챗GPT는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메타버스는 기술적 한계가 명확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세컨드 라이프 때에 비해 뭐가 달라졌다는 건가 좀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실 달라진 건 기술보다는 '필요'입니다. 가상 유니버스의 필요성이죠. 하지만 그게 꼭 아바타나 3D를 필요로 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직접 써본 챗GPT는 다릅니다. 이번에 등장한 챗GPT는 확실히 중요한 변곡점이 된 것 같습니다. 물론 과장된 측면도 없지 않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준은 아니죠.

 

챗GPT 관련해서 여러 가지 책들이나 강의들도 나오고 있지만, 마케터의 입장에서 챗GPT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하지만 챗GPT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갖춰야겠기에 간단히 소개를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1. 챗GPT는 자료정리원이다. 


챗GPT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정의는 '언어모델'이라는 겁니다. 우리는 챗GPT를 비롯해 미드저니 같은 소프트웨어를 인공지능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이런 단어는 자칫 오해를 살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인공지능은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갖고 있거든요. 영화 2001 스페이스오디세이의 HAL처럼 말이죠. (참고로 HAL은 IBM에서 알파벳을 하나씩 앞으로 옮겨 만든 이름)


우리가 상상하는 인공지능은 지능뿐 아니라 감정까지 가진 경우가 많다. (ⒸUnsplash)


하지만 챗GPT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한 예로 얼마 전 챗GPT에게 '2+2'는 뭐냐는 질문에 5라고 대답을 해서 조롱거리가 된 적이 있는데요. 언뜻 이해가 잘 되지 않죠. 몇 천 원짜리 계산기도 할 수 있는 일을 조 단위가 투입된 슈퍼컴퓨터가 틀린 대답을 내놓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여기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2+2는 수학(산수)적으로는 당연히 4가 맞겠지만, 꽤 많은 소스가 5라는 답을 내놓고 있었거든요. 챗GPT는 여기에 기반해서 답을 내놓은 겁니다. 



저는 머신러닝 모델로,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텍스트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대신 제가 학습한 데이터의 패턴과 상관관계를 바탕으로 이해합니다. (중략) 제가 당신의 질문을 이해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대답을 생성하기 위해 언어 속 패턴을 활용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 김대식


그렇기에 장점도 한계도 명확합니다. 방대한 자료를 빠르게 정리해서 가장 질문에 어울리는 답을 도출해 줄 수 있지만 창의적인 의견을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의견을 바란다면, 답을 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 때문에 챗GPT는 거짓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챗GPT는 자료정리원으로 봅니다. 몇 년 전에 채널A에서 방영한 굿피플이라는 예능이 있었는데요. 로펌 졸업(에정)인 인턴들을 경쟁시켜 실제로 로펌에 채용하는 서바이벌이었죠. 이 프로그램을 보면 인턴들이 실제 사건에 대한 변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시간과 공을 들이는 것이 판례를 찾는 일입니다. 


챗GPT는 이런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죠. 저도 실제 프로젝트를 하면서 챗GPT를 활용해 봤는데요. 제가 전혀 모르는 분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제안까지 해야 하는 일이었죠. 


예전 같으면 도서관에 가고, 검색을 하고 꽤 오랜 시간 공부를 해야 했겠지만, 저는 몇 시간 동안 챗GPT와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업무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내가 무엇을 모르는가? 어떤 질문을 해야 필요한 답을 얻을 수 있을까? 에 대한 숙제는 남아 있지만요.. 




2. 챗GPT는 훈련이 필요하다. 


위에서의 '인턴'이라는 개념과 연결되는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챗GPT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 상당히 방대한 자료(파라미터)가 입력되어 있지만,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지식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지식을 입력하는 과정을 '프롬프트'라고 하는데요. 이 프롬프트를 어떻게 입력해 두었느냐에 따라 챗GPT는 완전히 다른 답을 내놓습니다.  


만약 독후감을 작성한다고 예를 들어 볼까요? 저는 트레바리라는 모임에서 정기적으로 마케팅이나 브랜딩 책을 읽고 토론하는 모임을 갖고 있는데요. 이 모임은 참석하기 위해서는 독후감을 제출해야만 합니다. 


여러 사정으로 독후감 쓸 시간이 없어 챗GPT에 대신 써달라고 요청한다고 가정해 보죠. 막상 작성한 독후감은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느낌이 있습니다. 어색하지 않은 독후감을 완성하려면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오해하실까 봐 말씀드리면, 실제로 챗GPT로 작성한 독후감을 제출한 적은 없습니다.) 


여기서는 잭 트라우트의 '포지셔닝'이라는 책을 예로 들어 볼게요. 


1. '포지셔닝'에 대한 다른 독후감들을 챗GPT에 입력해 준다. 

2. 위의 독후감들에 대한 특징을 파악하라고 지시한다. 

3. 쳇GPT가 도출한 특징에 내가 추가하고 싶은, 또 빼고 싶은 요소를 룰로 만든다.. 

4. 위의 룰을 이용해 독후감을 작성하라고 지시한다. 


독후감 하나 때문에 이런 번거로운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을까 싶으실 겁니다. 하지만 이유가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어떤 글 쓰기 패턴을 만들었다고 하면 앞으로 필요한 글들을 무한 생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챗GPT와 스테이블 디퓨던 같은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으면 블로그, 웹소설, 동영상, 일러스트, 책 집필에 들어가는 시간을 불과 몇 분으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웹툰 AI 페인터, 웹툰미, 투닝 같은 웹툰 창작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누구나 보다 쉽게 웹툰 작가에 도전할 수 있다.

크리에이터는 점차 방송국, 소속사, 플랫폼 등 모든 중개자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며, 자신의 오디언스와 더욱 직접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게 된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안정기, 박인영 


마케터의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블로그나 SNS에 올릴 글을 작성할 수 있고, 메일 작성이나, 브랜디드 콘텐츠 역시 이런 방법으로 작성 가능할 겁니다. 챗GPT를 잘 교육시켜 두면 반복적으로 작업하는 시간을 확 줄일 수 있는 거죠. 




챗GPT가 인간의 일을 대체할 것이라거나, 챗GPT에게 단순한 일을 시키고 인간의 창의적인 일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그렇게 극단적으로 보진 않습니다. 


챗GPT가 어떤 업무를 대신해 준다고 해도, 또 새로운 직업들은 엄청나게 늘어날 겁니다. 현재는 전문적인 분야(예를 들어 법률, 의료 등) 중 상당 부분이 간단한 교육만 받고도 제공할 수 있는 보편적인 서비스로 변할 수도 있겠죠.  


어쨌든 챗GPT를 비롯해, 새롭게 등장하는 여러 툴들에 대한 활용 능력은 우리의 업무 역량을 가르는데 핵심적인 기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토익 시험 같은 것보다는 챗GPT 활용능력시험 같은 것이 생길지도 모르겠네요. 


기본적인 이해를 했으니 다음번엔 좀 더 실용적인 활용법에 대한 내용을 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P.S. 혹시 위에 언급한 독후감을 어떻게 작성했는지 궁금하시다면, 이 링크를 참조해 주세요. 


** 참고한 책들 :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김대식)> <챗GPT:GPT노마드의 탄생(반병현)>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안정기, 박인영)> 

매거진의 이전글 어쩌다 마케터들의 불안감. 그 정체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