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서점이자 심리상담센터를 청소했습니다.
카펫을 털려고 밖으로 나왔더니 아침 햇살이 참 눈부셨습니다.
무거운 카펫을 터는데 웨이브를 타는 그 몸짓이 꼭 춤을 추는 듯 보입니다.
영롱한 햇빛이 초록 나뭇잎을 뚫고 붉은색 자주색 흰색 철쭉을 스포트라이트처럼 비춥니다.
문득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는 철쭉을 보며 참 심드렁했구나, 하는 것을 깨닫습니다.
화려하게 피었다가 지는 목련과 매화의 시즌 뒤에 살짝 등장한 철쭉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엑스트라쯤으로 여겼던 듯합니다.
제철을 놓친 나이 든 여인 같았던 철쭉.
진짜 꽃이 진 뒤에 나도 꽃이라고 껴달라는 듯한 철쭉.
오늘 눈에 선명하게 들어온 철쭉을 보며
내 나이가 철쭉의 시즌에 이르렀다는 생각이 듭니다.
철쭉으로 2행시를 지어봅니다.
철 좀 들어라.
쭉정이는 비우고 쭉쭉 나아가자.
예전이라면 이렇게 지었겠지만 이제는 이렇게 짓습니다.
철들지 않아도 좋다.
쭉 이대로 이어지는 인생길이 좋다.
모두 다 꽃이야,라는 국악 동요가 생각납니다.
아무 데나 피어도
생긴 대로 피어도
이름 없이 피어도
모두 다 꽃이야
내 인생도 그렇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미 살았던 삶도 꽃이었고 곧 살아갈 삶도 꽃입니다.
보아도 보이지 않던 철쭉에게
그동안 몰라봐서 미안하다고 말한 뒤
언제 어디서 피어도 다 꽃임을 알려주어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철쭉이 말을 했습니다.
이제 너의 시즌이 도래하고 있어.
철쭉의 말이 예언처럼 들립니다.
웨이브를 타는 카펫이 알라딘의 양탄자처럼 보입니다.
앞으로 내 인생이 모두 다 꽃길이 되리라는 예감을 하며 청소를 마쳤습니다.
오늘 당신은 인생의 어느 지점에 서 있나요?
거기에서 과거는 어떻게 보이고 미래는 어떻게 보이나요?
당신도 깜박했지만 다시 보면 이미 꽃길에 서 있는 것은 아닌지요?
나는 오늘 꽃길을 걷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이제부터 나의 인생길이
모두 다 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