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이 먹구름도 걷히겠지

구름 뒤에, 언제나 햇살이 기다리고 있어요.

by 나무둘

가끔은 하늘이 아무리 맑아도 마음속에는 짙은 먹구름이 드리운다.


다정한 말 한마디에도 따뜻해지지 않고, 눈앞의 풍경이 아무리 평화로워도 그 안에 스며들 수 없는 시간들. 그럴 때 나는 자꾸 하늘을 원망하곤 했다. 왜 나에게만 이토록 흐림이 오래 머무느냐고. 그런데 어느 날 그 흐림이 바깥이 아니라 내 안에서 비롯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쩌면 나는 아주 오랫동안 내 안의 날씨를 외면한 채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불안은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야 마땅한 감정이었지만 나는 그것을 마음 한가운데에 붙들어 두고 짜증과 후회의 먹구름으로 키워냈다. 그렇게 나는 나 자신을 가두는 구름을 정성껏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걸 알게 되었을 때, 나는 나를 탓하지 않았다.
그 구름이 필요했던 시간도 있었다는 걸, 그 안에 숨어서 잠시 쉬어야만 했던 순간들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어두움 속에서도 나는 나름의 이유로 살아남고 있었고, 때론 그 구름 덕분에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나를 보호할 수도 있었다.


그러고 보니 어느 날 아침이 달라졌다.
창문을 열자마자 들어온 바람에 “아, 봄이 오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아이의 “엄마, 사랑해”라는 말에 눈물이 났고, 지나치던 길가의 꽃 하나에도 마음이 머물렀다. 거창한 변화는 없었지만 나는 구름 너머의 빛을 조금씩 알아보기 시작했다.


완전한 맑음이 아니어도 괜찮다.
때로는 흐림도 필요한 날씨라는 걸 이제는 안다. 중요한 건 그 먹구름이 나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그 아래에는 여전히 나를 기다리는 햇살이 있다는 것.


그러니 오늘도 나는 내 안의 날씨를 살핀다.
그리고 이렇게 속삭인다.

“괜찮아, 천천히 걷자. 언젠가는 이 먹구름도 걷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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