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브런치에서 연재하고 있으신 분들은 아마 이 취미를 전부 가지고 계실 거라 생각한다. 그 취미는 바로 독서다. 나도 물론 그 취미를 갖고 있다.
내가 독서를 시작한 계기는 조금 특이하다. 나는 드라마 '시그널'을 보고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방영 당시에는 물론 완결이 나고도 한참 지날 때까지 그 드라마에 관심도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지인에게 추천을 받아 보게 되었다. 시그널을 다 볼 때까지 그리 긴 시간이 들지는 않았다. 다 보고 난 뒤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런 이야기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
작가가 되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된다는 생각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그래서 나는 그때까지 잘 읽지도 않았던 책을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결심을 했건만, 사실상 잘 지켜지지는 못했다. 일이 끝나고 나면 책을 읽겠다고 다짐했지만, 집에 도착하는 순간 다 까먹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일 년에 책을 한 권도 안 읽다가 읽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길 위에서 버려지는 틈새시간도 공략해 보겠다고 전자책 서비스도 구독했다. 이렇게 어떻게든 독서를 하겠다는 노력을 들인 결과, 독서를 시작하고 1년 동안 30권 정도를 읽을 수 있었다.
그 후 다행스럽게도 독서량은 점점 늘었다. 제일 많이 책을 읽었던 때는 역시 퇴사하고부터였다. 시기가 마침 '역행자'를 막 읽고 나서 자기 계발서에 푹 빠졌던 때라 정말 열심히 책을 읽었다. 오디오북도 독서량을 늘리는 데 한몫해주었다. 그 시기 가장 많이 읽었던 책 장르 역시 자기 계발서였다.
지금은 예전만큼 마구 읽지는 않는다. 그 이유로는 일단 내가 가장 많이 읽었던 자기 계발서들의 내용이 하나같이 다 비슷하다는 점이다. 작가는 다른데 전하고자 하는 얘기는 어쩐지 다 비슷비슷하다. 이걸 깨달은 이후부터는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만 자기 계발서를 찾는다.
다른 이유로는, 책을 많이 읽을수록 기계적으로 읽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 예로, 한 번 읽었던 소설책인데 그 사실을 잊어먹고 재독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읽는 도중에 알아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완독 했다.) 기계적으로 읽었던 나머지 읽었던 책을 잊어먹다니. 개인적으로는 좀 충격적이었다. 이 이후로 나는 독서량보다는 내용에 초점을 맞추기로 결심했다.
비록 지금은 처음 독서를 시작한 계기와는 많이 다른 이유로 독서를 하고 있어 조금 씁쓸한 기분이 들지만, 그래도 한 취미를 꾸준히 유지한 적은 처음이라 괜찮은 기분도 든다. 여전히 퇴사한 상태라 자존감이 많이 떨어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시간이 나면 책을 집어드는 내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