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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ey Jan 11. 2020

#1. 나의 오랜 꿈, 캘리포니아

[여행준비]

나는 여행을 정말 좋아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얼떨결에 떠났던 일본 여행을 시작으로 쭉 여행을 다녀왔던 것 같다. 여행을 다녀오면 또 다른 여행이 나를 유혹했다. 조금씩 더 먼 곳으로, 조금씩 더 오랜 기간을 여행하고 싶어 졌다. 이러한 여행에 대한 갈망은 대학교 때 가장 크게 와 닿았던 것 같다.


대학생 때 나는 워킹홀리데이를 가고 싶었다. 나의 여행 최종 목표는 "현지인처럼 살아보기"였는데, 대학생 입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방법이 워킹홀리데이였다. 1년 이상을 일하고 여행하며 생활할 수 있다니, 정말 천상의 제도였다. 그러나 나는 가지 못했다. 겁이 많았기 때문이다. 


낯선 곳에서 오랜 기간을 살아야 하는 것이나, 집을 떠나는 것에 대한 겁이 났던 것은 아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었다. 나는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하는 것에 겁이 났다. 나는 현재 초등학교 교사다. 당연히 대학 생활은 교육대학교에서 보냈다. 그런데 매 해가 거듭되면 될수록 어렵고 복잡해지는 임용시험제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교원수급정책 때문에 누구도 쉽게 휴학을 하거나 어딘가로 떠나지 못했다. 얼른 4년을 채워 다니고는 조금이나마 익숙한 시험 제도가 남아있을 때 얼른 합격을 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생각이 모두에게 있었다. 그렇기에 어떤 이유로도 학교를 잠시 쉬어가는 사람은 없었다. 군대까지도 임용과 발령 뒤로 미루어 두었다.


그러한 분위기와 상황에 순응한 나는 그렇게 졸업을 하고 다행히도 임용에 합격을 했다. 생각보다 성적이 잘 나온 탓에 3월에 바로 발령을 받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더 이상 떠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대학생 때 휴학도 겁에 질려 못한 내가 휴직을 하거나 직업을 그만둔다는 것은 생각도 못 할 일이다. 그렇게 항상 오랜 기간 어디론가 떠나는 꿈만 매일 같이 꾸고 있었다. 


그렇게 꾼 꿈은 다음과 같다. 


1. 영국 일주

2. 호주 일주

3. 캘리포니아 해안 고속도로 드라이빙


이번에 우연한 기회에 내가 꾸었던 꿈들 중 하나를 이룰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캘리포니아 해안 고속도로 드라이브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이다. 여행 기간은 7일. 평소 꿈꿔왔던 여행에 비하면 짧고 아쉬운 여행이지만 나에게 주어진 현실과 타협하고서 생각해보니 7일도 감지덕지였다. 


이렇게 나는 차근차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학기 말 다양한 일들을 처리하고 있다 보니 여행 준비가 되어 가는지, 아닌지도 정리가 잘 되지 않지만 '별 일이야 있겠어'하는 마음으로 맞이하려고 한다. 


즐겁고 기억에 남는, 그리고 무엇보다도 안전한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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