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디자인 이벤트 인턴십 (2)

by 트렌드버터

(참고: *학창 시절에 했던 인턴십 수기입니다.)


두바이에 가기 전, 이번 여행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목표를 세웠다.

나의 주된 목표는 두바이 디자인 인더스트리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디자인 전공 학생들을 만나 네트워킹을 하며 두바이 디자인 씬에 대해 알아갈 기회를 가지는 것이었다.


첫 번째로, 두바이의 디자인 교육과 디자인 인스티튜션에 관해 알고 싶었다.


예를 들면, 런던이 막강한 디자인 도시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디자인 교육이라고 볼 수 있다. 영국에 있는 학교와 인스티튜션들은 새로운 아이디어에 열려 있고 디자인을 주제로 끊임없이 토론을 하는 일이 자연스럽다. V&A 뮤지엄과 런던 디자인 뮤지엄에서는 매주 다른 주제로 디자인 토크와 워크숍이 열린다.


영국 대학 수업은 보통 강의와 세미나로 이루어져 있다. 세미나에서는 그룹 별로 특정 주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공유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서로 의견을 나누다 보면 미처 생각지도 못 했던 아이디어가 나왔고 이는 문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했다.


또한 토론이 진행되면서 작은 아이디어가 완전히 새로운 해결책으로 발전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꽤 흥미로운 일이었다. 나는 발전과 혁신은 항상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사람들과 의견을 공유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런 태도가 영국을 디자인 강국으로 만든 원동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두바이 디자인의 미래는 로컬 디자이너들과 두바이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있다. 그들이 마음껏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지, 교수진들은 이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무엇인지에 관해 알고 싶었다. American University of Sharjah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이 받는 교육의 질과 커리큘럼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는 것 같았다. 교수진들이 대부분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디자인 업계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이며 수업은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 American University of Sharjah에서 공부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중동의 도시 Sharjar에서 미국 디자인 교육을 받는다고 보면 될 것 같았다.


두 번째, 두바이에 있는 디자이너와 학생들이 새로운 디자인 트렌드와 떠오르는 디자인 방식(유형)에 대해 쉽게 접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지난 10년간, 유럽에서는 비판적 디자인과 서비스 디자인 같은 ‘expanded field of design practice’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지속되어 왔다. 디자인의 확장된 개념은 전통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디자이너들이 좀 더 자유롭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표현하고 실험할 수 있는 일종의 자유를 제공해주었다. 이런 주제를 다루는 수업, 워크숍, 토크 같은 프로그램이 두바이에서 자주 기획이 되는지 질문했을 때 그런 프로그램은 접하기 힘들다는 대답을 들었다.


마지막으로 두바이에 있는 갤러리와 뮤지엄에서 디자인 전시가 자주 열리는지 궁금했다.


좋은 작품뿐만 아니라 좋은 전시(well-curated exhibition)는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줄 수 있다. Sharjar에 있는 Sharjar Art Foundation에서 기획되는 컨템포러리 아트 전시가 꽤 괜찮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하지만 디자인 전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두바이의 디자인 씬은 떠오르고 있으며 발전 가능성이 높다. 정부에서는 Fashion & Design Council을 만들기로 발표했고 Dubai Design District가 완공될 예정이며 2020년에 엑스포라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디자인 교육과 디자인 이슈에 관한 프로그램이 부족하고 상류층에 집중된 시장 때문에 다양한 디자인을 찾아보기 힘들다. 두바이 측은 두바이가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디자인 파워가 있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하지만 그만한 타이틀을 얻으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영국이 디자인 강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History’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지금의 시스템과 환경을 구축하고 타이틀을 얻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 아트 & 디자인 교육들을 아우르는 ‘History’가 있었기에 지금의 명성을 갖게 된 것이다. 이것은 단기간에 엄청난 돈이 투자된다고 이룰 수 있는 것 또한 아니다.


나와 대화를 나눴던 두바이의 디자이너와 학생들은 두바이가 모양새 차리기에 급급하고 실속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하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한 고층 건물들과 엄청난 규모의 쇼핑몰로 여행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실상은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그들은 말한다. 아트 두바이가 열린 지 이번 해로 8회를 맞이했고, 디자인 데이즈 두바이가 열린 지 3회를 맞이했다.


컬처 시티로서 모양새를 갖추어 가고 있는 두바이는 이제 내실을 단단히 쌓아 올려야 할 단계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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