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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렌드버터 Jan 22. 2021

5. 패션 저널리즘: 기사 기획하기

(*참고: 제가 진행했던 패션 저널리즘 강의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교수인 Kirszner와 Mandell이 제시한 글쓰기 6단계는 아래와 같습니다. 보통 기사를 작성할 때도 이 6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1) 기획하기 (Planning)  

2) 개요 잡기 (Shaping) 

3) 초안 작성하기 (Drafting)  

4) 수정하고 에디팅 하기 (Revising)

5) 편집하기 (Editing)

6) 교정하기 (Proofreading)


이번 포스팅에서는 기사 작성의 첫 번째 단계인 기획하기를 중점적으로 다루려고 합니다. 모든 패션 글쓰기에서는 주제와 기사를 쓰는 목적, 타깃으로 하는 독자, 그리고 글의 톤을 설정하게 됩니다


1) 주제 정하기 (아이디어 찾기)

지난 포스팅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좋은 글은 적절한 아이디어를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데요. 먼저 어떤 주제에 가장 흥미를 느끼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는 것도 좋다고 했었죠? 또한 독자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아이디어를 얻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었습니다. 독자들과 소통하다 보면 그들의 관심사에 대한 정보를 모을 수 있고 나중에 주제를 정할 때 유용한 소스가 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키워드를 사용해서 인터넷에 검색해보고 헤드라인에 어떤 주제의 글들이 뜨는지 살펴보거나

소셜 미디어, 팟캐스트 등 다양한 자료에서 아이디어를 수집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종이에 쭉 적어보고 어떤 내용이 글이 실릴 매체에 더 적절한지 분석하면서 기삿거리가 될만한 것들을 골라냅니다


2) 기사를 쓰는 목적 정하기 

주제를 정한 뒤에 해야 할 일은 기사를 쓰는 목적에 대해 생각해 보야야 합니다. 분명한 목적이 있는 상태에서 글을 쓰지 않으면 글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어요. 


아래에 제시된 두 가지 질문에 대해 대답해보면서 글을 쓰는 의도를 명확하게 정하도록 합니다.

첫 번째, 내가 이 기사를 작성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두 번째, 이 기사를 통해 무엇을 성취하고 싶은가? 


글을 쓸 때 보통 6가지 목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출처: <Writing in Context>  by Kirszner & Mandell)

사적인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Reflect)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Inform)

독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Persuade) 

무언가에 대한 판단을 하기 위해 (Evaluate)

아이디어를 모으거나 관찰한 것을 기록하기 위해 (Discover)

신념이나 가치를 표현하기 위해서 로 나눌 수  있습니다 (Affirm)


3) 타깃 독자 설정하기 

글을 쓰는 목적을 정했다면 다음으로 할 일은 자신의 글을 읽을 독자가 누구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독자층을 선정할 때 고려해야 할 4가지를 알려드릴게요

누가 이 메시지를 읽을 것인가? 
독자들은 이 주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작가는 독자와 어떤 관계에 있는가? 
독자들이 기사를 어떤 방식으로 읽는가? 


이제부터 좀 더 자세하게 하나씩 설명해드릴게요


누가 이 메시지를 읽을 것인가?

머릿속으로 자신의 기사를 읽을 사람들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떠올려보세요

독자의 프로필을 직접 작성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요. 나이, 교육 수준, 직업, 독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 독자들이 기대하는 것 등등 다양하게 종이에 적어보세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면 인터넷을 검색해서 아래에 있는 엘르 미디어 키트처럼 정리되어 있는 자료를 참고하는 것도 좋습니다. 각 잡지사에서는 독자들의 특징을 정리한 자료를 웹사이트에 올려놓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런 자료를 토대로 해서 프로필을 작성하고 독자들의 관심사에 맞추어 기사의 메시지를 정하도록 합니다.

ELLE Media Kit

독자들은 이 주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독자들이 해당 주제에 관해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즉, 독자의 수준에 맞게 글을 써야 한다는 건데요. 기사를 읽는 사람들이 이미 패션 용어에 익숙하다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먼저 용어 정의를 한 다음에 글을 전개해야 할 거예요.


예를 들어서 설명해볼게요. 아래 기사는 Forbes에 실린 패션 아티클인데요. 리테일러와 디자이너 간의 콜라보레이션을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포브스는 비즈니스 매거진으로 비즈니스, 마케팅, 이노베이션과 관련된 심도 있는 기사를 제공합니다. 독자층은 24-45세 중산층 이상으로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며 전문직 또는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거진: Forbes (기사 원문)

제목: Retailer/Designer Collaborations -- The Missing Link


Forbes

이 기사를 읽다 보면 두 번째 문단에 'masstige(매스티지)'라는 용어가 나옵니다.. 포브스는 패션 전문지가 아니기 때문에 독자들이 '매스티지'라는 용어를 모를 수도 있어요. 제가 하이라이트 해놓은 것처럼 ‘매스티지’라는 용어를 먼저 설명한 후, 글을 전개합니다. 잠깐 설명을 하자면 매스티지는 대중을 뜻하는 `매스(Mass)`와 명품을 뜻하는 `프리스티지(Prestige)`의 합성어로 하이엔드 디자이너/브랜드가 일반 대중이 비교적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가격을 낮춰서 새롭게 론칭한 브랜드를 말합니다


두 번째 문단: Regardless of the sentiment around that early collaboration, it was the beginning of “masstige” fashion:  a mass-market fashion line developed and licensed by a high-end designer or brand. Although many saw this as the downfall of Halston, a powerful idea was born, and retailers and designers have invested heavily in these collaborations ever since.


다음 예시는 Dazed Digital에 실린 패션 기사인데요. 안티 패션과 아방가르드 예술 작품을 인스타그램 상에서 큐레이션 하는 아티스트를 다루고 있습니다. Dazed Digital 독자의 특징은 아트, 컬처, 음악, 영화, 패션에 관심 있는 18-30세의 젊은 층으로 지속적으로 새로움을 추구하고 크리에이티브 분야에 종사하거나 관련 전공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매거진: Dazed Digital (기사 원문)

제목: The IG account obsessed with anti-fashion and the avant-garde


Dazed Digital

아래는 기사의 한 문단을 가져온 건데요. 해석을 하자면 이 큐레이터에게 인스타그램으로 자신의 작업을 올려달라고 부탁하는 이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대부분 주류에 속하기보다 언더그라운드 레이블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노란색으로 하이라이트 해놓은 걸 보시면 'anti-fashion(안티 패션)'이라는 패션 용어가 나옵니다.


이때 Dazed Digital 독자들이 이미 ‘안티 패션’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고 안티 패션에 대한 별도의 정의 없이 글을 전개합니다. 이것도 잠시 설명을 드리면 안티 패션은 '주류를 거스르는 패션’이라는 뜻으로 복장은 단정하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기존의 미의식을 부정하는 패션을 말합니다. 


세 번째 문단: Generally, most are from underground labels that sit on the fringes of mainstream fashion. “I’m fascinated by the last anti-fashion movement because I love clothes that have a philosophy behind them,” says Olteanu. “Nowadays fashion is too fast, it does not take time to assimilate anything.”


작가는 독자와 어떤 관계에 있는가? 

기사를 작성하는 사람과 독자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도 고려해봅니다. 예를 들어, TV 프로그램 호스트는 시청자들과 오랫동안 알던 사이처럼 친근하게 대화하듯이 이야기를 끌어가죠. 반면, 아카데믹한 논문인 경우에는 저자와 읽는 사람 간의 관계가 형성이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격식을 차려서 글을 쓰게 됩니다.


독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기사를 읽는가? 

모든 글이 같은 방식으로 읽히지 않습니다. 소설을 읽을 땐 단어 하나하나에, 스토리 흐름에 집중해서 읽지만 온라인 뉴스는 헤드라인과 요점만 캐치해서 읽는 게 대부분입니다. 독자들이 주요 포인트만 읽고 나머지를 건너뛰는 스타일이라면 제목이나 단락 첫 문장에 글의 목적을 넣고 중요한 내용을 빨리 찾을 수 있게끔 기사를 간결하게 써야 하겠죠.


안녕하세요.

트렌드부터 비즈니스, 마케팅, 패션, 큐레이팅 등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 많은 탐구쟁이 트렌드버터입니다.

브런치를 통해 <트렌드 예측 방법론>, <트렌드 관찰 및 분석>, <트렌드 사례>를 다루는 글을 꾸준히 발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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