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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재현의 대상이 되는 일도 드물지만 그들이 재현의 주체가 되는 일은 더더욱 드물다.
아무래도 재현의 권력은 젊은이들에게 있으니까.
(…) 선생의 소설에는 재현 권력의 통쾌한 역전이 있다.
온 세상이 죄다 젊은이들만을 위한 멍석인 세상에서
노년의 내면은 제대로 주목받지도 이해되지도 못했다는 사실을,
재현의 장에서 노인들은 눈과 입을 모두 빼앗겼다는 사실을.
트렌드를 아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생계형트렌드입니다.
위 글은 신형철 평론가가 故박완서 작가님을 기리며 적은 글의 일부입니다.
그간 미디어에서 노인의 삶과 내면을 다루거나 그들이 주체로 등장하는 일은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근래 노인들이 광고 모델로, 그들의 이야기가 프로그램 주제로 만들어지는 등 노인들의 삶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에 이번 리포트는 <시니어>를 주제로 그들을 조명해보려 합니다.
미스트롯에 이어 미스터트롯, 그 뒤로 이어진 숱한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들…. 근래 몇 년간 방송 트렌드는 '트롯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그 열풍이 대단했습니다. 그 중심엔 5060의 시니어 세대가 있습니다. 팬덤 문화를 즐기기 위해 디지털 매체 학습도 게을리하지 않는 이들은 당연한 문화 소비 주체로 떠올랐습니다. 또한 연예게 '올드맨'들이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 광고에 등장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버거킹은 과거 2002년 방영된 '야인시대' 속 장면을 패러디하며 2019년 배우 김영철을 광고 모델로 기용했습니다. 롯데리아 역시 과거 2002년 광고에서 "니들이 게 맛을 알어?"로 큰 화제를 모았던 배우 신구를 2019년 다시 한 번 광고 모델로 발탁했습니다. 이로부터 시니어를 광고 모델로 유치하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KT는 순대국집 사장님에서 국내 시니어 모델 1호가 된 모델 김칠두 할아버지를 모델로 선보였으며, 안다르 역시 77세 시니어모델 최순화 할머님이 모델인 광고를 내보였습니다. 바야흐로 세상을 향한 시니어들의 반격이 시작된 것입니다. 지나가는 돌풍인 줄만 알았던 시니어 바람은 2021년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최근 동향을 중심으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콘텐츠 시장서 시니어들의 영향력이 확장되고 있다. 트로트 열풍이 불었던 만큼, 음원 시장에서의 시니어의 존재감이 특히 두드러진다. 두터운 시니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임영웅은 금일로 유튜브 뮤직비디오 1위를 6주 연속 달성하고 있다. 이전에는 트로트 곡이 음악 방송 순위권에 진입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와도 가깝다고 했다. 그러나 임영웅은 지난달 20일 '쇼!음악중심'에서 흥행 보증의 아이콘 아이유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보여줬다. 시니어들의 디지털 미디어 활용 능력이 높아지면서 *액티브 시니어들의 영향력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중장년층으로 이루어져 있는 임영웅 팬클럽 '영웅시대'는 따로 공부방을 만들어 *'스밍'인증부터 단콘(단독콘서트) 응원법도 연습하는 등 '시니어 찐팬' 파워를 보여준다. 지니뮤직에 따르면 2020년 50~60대 유료 가입자는 전년 대비 14% 증가했고, 2021년 가입자 비중은 5년 전보다 2배 늘어 8.8%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처럼 시니어 팬들은 젊은 층들의 기존 팬덤 문화를 어렵지 않게 습득하며 젊은 층보다 더 큰 지속성과 실행력으로 시니어의 힘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 은퇴 후에도 적극적으로 사회, 경제 활동을 계속하는 시니어 세대를 말하며 연륜과 경력뿐 아니라 경제력까지 갖춘 새로운 소비 계층
*스밍: 음원 사이트에서 좋아하는 가수의 순위를 올리기 위해 계속해서 음원을 듣는 것
'인싸'시니어들은 1020세대의 전유물로 꼽히는 SNS 틱톡에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42년생 동갑내기 부부 이찬재 안경자 씨는 '그랜파찬' 계정을 운영하는 인플루언서로 활동한다. 손자 손녀와 소통하기 위해 올렸던 별다른 편집이 없이 올린 짧은 영상은 전 세계 120만 명이 넘게 즐기는 그야말로 핫한 영상이 됐다. '패션광' 채널의 이광걸 씨는 마이클 잭슨의 안무를 따라 하는 챌린지에 동참하기도 하는 등 여느 1020처럼 플랫폼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온라인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틱톡계의 BTS라고 불리는 시니어들까지 등장했다. 이들의 이야기는 밑에서 자세히 다루겠다. 중요한 것은 시니어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는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공감을 얻는다는 사실이다. 또한 20대가 시니어 세대에게 최신 트렌드를 묻는 재미있는 풍경은 다시 한번 이들의 힘과 파급력을 느끼게 해 준다.
문화 콘텐츠뿐 아니라 시니어들은 전반적인 소비 시장에서 그 저력을 보여준다.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자신들의 행복한 노년을 위해 아낌없이 소비한다. 시니어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서는 요즘 시니어들은 젊게 살기 위해 노력하며 자신을 꾸미는 데 아낌없이 소비하는 모습을 보여 가격보다는 가치를 중시하며, 금액에 상관없이 자신이 추구하는 바가 있으면 바로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초 화장품 매출이 50·60세대의 구입이 늘면서 6.8% 성장했다고 한다. 또한 예년엔 20·30세대가 향수 수요를 이끌었지만, 올해 1분기엔 전 연령대로 확산했다며, 특히 40대부터 60대까지는 전년도 매출 신장률보다 20% 포인트 이상 성장 폭을 보였다고 밝혔다.
시니어들이 아끼고 또 아끼는, 소비에 소극적인 세대라는 말은 옛말이다. 요즘의 시니어들은 단순 필요에 의한 소비를 넘어, 감성을 자극하는 서비스와 즐거움을 주는 엔터테인먼트의 영역까지 기꺼이 지갑을 열며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전산업을 아우르는 시니어들의 힘을 확인한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그들을 타겟으로 한 서비스와 활동들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다음 장에선 액티브 시니어 비즈니스에 대한 성장 기대가 어떻게 시장에 녹아들었는지 살펴보겠다.
시니어 소비자의 금융 수요를 재빨리 파악할 수 있는 금융업계가 '시니어 시장'을 겨냥하기 위한 개발에 한창이다. 근간 금융업계는 2030 젊은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한 핀테크 활성화 전략에 주력해왔다. 그동안 '뉴'시니어층은 과거보다 디지털 서비스를 더 잘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세대로 성장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20년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 지난 2017년 58.3%에서 지난해 68.6%로 10.3%포인트 올랐음을 알 수 있다. 이에 금융업계는 다양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KB골든라이프X'를 선보였다. 해당 서비스는 활동적이고 진취적인 중·장년층을 위한 웹기반 온라인 서비스로, 헬스케어·라이프정보·금융·참여 등 고객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달에는 은퇴자산관리 세미나를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진행하며 시니어층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며 5060 고객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노인 돌봄 서비스 중개 플랫폼 '케어닥'과 실버케어 협력사업 추진을 위해 협약을 맺었다. 신한은행 역시 시니어 고객 대상 서비스 강화를 위해 나섰는데, 앞서 언급한 시니어 공감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 협업의 출발점으로 '50+ 신춘문예 시니어 공모전'을 개최했다. 만 50세 이상인 액티브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인생이모작’, ‘앞으로 꿈꾸는 나의 모습’, ‘퇴직 후 1년의 생활’ 등 다섯 가지 주제로 진행되어 수상자에게는 매거진에 정기 기고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단순 전용 상품 출시를 넘어, 시니어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되고 적극적으로 노년의 삶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기업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시니어를 향한 이커머스 업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먼저 롯데홈쇼핑은 지난 연말에 액티브시니어를 대상으로 최상의 혜택을 제공하는 맞춤형 유료회원제 '헤리티지 엘클럽'을 론칭했다. 해당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에겐 프라이빗뱅킹 전문가 1대1 상담, 건강검진, 문화생활 상품권 등의 시니어층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NS홈쇼핑의 경우 시니어 고객의 디지털 소외를 해결하고자 했다. 고령화와 언택트 문화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가 새로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가운데 이를 개선하고자 나선 것이다. 시니어들은 앱 설치부터 이용 방법까지 전 과정을 눈높이에 맞춰 안내받을 수 있다. 김기환 CS지원실 전무는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 현상으로 생기는 쇼핑 양극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전용 상담 서비스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NS홈쇼핑처럼 앞으로 기업들이 시니어들의 디지털 소외 격차와 같은 사회 문제에 발 벗고 나서는 등 사회적 기업의 면모를 보여주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뻗치고 있는 카카오 역시 시니어 잡기에 몰두하고 있다. 카카오의 거래형 커머스는 전년 동기 대비 68%, 선물하기는 54% 거래 규모가 늘어났는데, 카카오 측은 성장세의 동력으로 이커머스의 신규 고객군으로 유입된 50대라고 밝혔다. 실제로 50대 간의 선물 거래액은 146%, 60대 간의 거래액은 209% 증가하는 등 중장년층 이용자끼리 서로 선물을 주고받는 비율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또한 반대로 시니어층에게 선물을 하는 젊은층 역시 증가하여, 카카오는 지난 설 선물하기를 통해 설 선물 기획전을 운영하는 등 본격적으로 시니어 타겟팅 전략에 돌입했다. 또한 선물하기 내에 신세계면세점의 단독 브랜드관을 개설하여 경제력을 지닌 중장년층 사로잡기에 나서기도 했다. 시니어가 소비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만큼, 커머스 업계들의 전략은 앞으로도 시니어들을 향한 혜택 확대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평균 은퇴 연령은 앞당겨지고 있지만, 기대수명은 더 늘어나고 있다. 이에 은퇴 후에도 일거리를 찾아 경제활동을 하는 시니어가 늘고 있다. 이들은 일할 역량을 갖췄고 일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졌다. 이들을 위한 공공 일자리가 마련돼있지만 단기직 채용이 대부분이어서 지속적인 시니어 고용 생태계를 조성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사각지대를 해결하기 위해 시니어 일자리 기업들이 성장하고 있다. 시니어 전문인재 채용 회사 시니어앤파트너즈는 IBK중소기업은행과 협력해 오랫동안 특정 직무를 수행해온 시니어 전문 인력들과 이들의 직무가 필요한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을 매칭 해주고 있다. 또한 시니어 취업 및 창업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함께일하는재단은 한국공항공사, 리베라빗 등과 손잡고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창출된 일자리가 우리가 김포공항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통약자 이동서비스 '포티케어'다. 고령자, 장애인, 임산부, 유아동반 승객을 위한 이동서비스로 포티케어 매니저의 70% 이상이 만 60세 이상의 시니어 근로자라고 한다. 이처럼 기업들은 시니어를 소비 주체로서의 발견뿐 아니라, 사회 경제 활동의 주체로서의 가능성까지 바라보며 그들을 위한 산업 지형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 기준 26일 2021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 수상이 유력한 윤여정 배우가 MZ세대를 사로잡고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등극했다. 윤여정은 특유의 쿨한 말투와 유머로 '휴먼여정체'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젊은 층에게 스며들었다. 그녀의 기득권 세대 답지 않은, 강요와 권위가 없고 솔직한 특성이 젊은 층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그 결과 윤여정은 지금 광고계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시작은 최근 카카오의 인수로 화제가 된 지그재그였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는 윤여정을 모델로 기용하며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그재그는 보도자료를 통해 "세련된 패션 감각에 더해 늘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며 스타일리시한 삶을 사는 윤여정 씨의 태도가 지그재그의 브랜드 가치관에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tvN '윤식당', '윤스테이' 등으로 젊은 층에게도 윤여정의 매력이 많이 알려진 덕에 지그재그의 이번 모델 기용 역시 젊은 층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그재그뿐만 아니다. 오비맥주는 '올 뉴 카스'의 광고 모델로 윤여정을 발탁했다. "자신에게 솔직해지자"는 올 뉴 카스의 이번 메시지가 윤여정의 이미지와 만나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은 MZ세대를 겨냥해 용량을 30% 늘려 출시한 '햇반컵반 빅'의 광고 모델로 나문희를 내세웠다. 배달의 민족 역시 지난해 '배민 오더'의 광고 모델로 배우 문숙을 썼다. 이렇게 MZ세대가 할머니에 열광하는 이유는 할 말은 당당히 하면서도 다양한 의견을 포용하는 MZ세대와 닮았기 때문이란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한편 광고계를 할머니들이 휩쓰는 동안, 드라마로 젊은 층의 마음을 울리는 할아버지가 있다. tvN 드라마 나빌레라의 박인환 배우가 그 주인공이다.
'나빌레라'는 나이 일흔에 발레를 시작한 '덕출'과 스물셋 꿈 앞에서 방황하는 발레리노 '채록'의 성장을 그린 청춘기록 드라마다. 박인환은 극중 일흔의 나이에 가슴에 담아뒀던 발레라는 꿈을 향해 도전하는 덕출 역을 맡았다. 드라마 속 덕출 뿐 아니라 박인환 배우에게도 이 드라마는 도전이었다. 그는 "발레를 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이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느냐' 생각했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연배 사람들에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드라마 방영 이후 직접 발레학원을 등록해 도전하는 액티브 시니어와 발린이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박인환 배우의 말처럼 동년배의 마음만 사로잡은 것이 아니라 젊은 층 역시 그로부터 많은 울림을 얻고 있다. 극 중 덕출은 "요즘 애들한테 해 줄 말이 없어, 미안해서. 열심히 살면 된다고 가르쳤는데 이 세상이 안 그래."라고 말하며 지친 청춘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응원을 보낸다. 또한 시니어인 덕출의 도전은 젊은 세대에게도 동기부여를 주며 많은 젊은이들에게 열정을 점화해주고 있다.
시니어들의 활약은 방송계에 국한되는 일이 아니다.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시니어들이 돋보인다. 김칠두 모델은 이제는 우리에게 많이 익숙해진 얼굴이다. 그는 늦깎이 모델로 데뷔해 각종 광고의 러브콜을 받고 2019 서울 패션위크에서 젊은 모델들과 나란히 서며 화제가 되었다. 틱톡의 BTS로 불리는 시니어들이 있다. 바로 '아저씨즈'다. 아저씨즈가 지난해 9월 틱톡에 업로드한 '할배 신발 챌린지' 영상은 조회수 16만이 넘었다. 등산복 차림의 아저씨가 손에 들고 있던 로퍼를 던지자 멋쟁이 아저씨로 변하는 내용의 해당 콘텐츠는 기성세대에 대한 편견을 깨며 젊은 세대에게 짜릿한 쾌감을 선사했다. 6명의 시니어 모델로 구성된 그들은 이후에 여러 방송과 광고를 종횡무진하며 인생 2막을 제대로 즐기고 있다.
한편 지난해 방영 시작한 MBN 예능 프로그램 '오래 살고 볼일-어쩌다 모델' 역시 시니어들의 제2의 전성기에 주목해 시작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시니어 모델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많은 시니어들의 도전을 엿볼 수 있었다. 올해 1월 73세 최연장 도전자 윤영주 씨가 우승을 차지하며 종영했다. 윤영주는 "나이가 들어도 얼마든지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튜브에서 역시 시니어 유튜버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제는 너무 유명해진 박막례 할머니부터 밀라논나까지, 그들은 젊은 세대의 새로운 롤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밀라논나는 '논나의 아지트'라는 콘텐츠를 통해 MZ세대의 고민을 상담해주고 있다. 연륜과 경험에서 오는 진솔한 조언으로 세대를 초월한 소통을 하고 있다.
최근 가수 최백호의 유튜브 도전도 눈에 띈다. CJ ENM의 신인 작곡가 발굴‧육성 사회공헌사업 '오펜 뮤직'은 최백호와 함께 중장년층 타깃 공연 및 토크 유튜브 채널 '최백호의 낭만이즈백'을 열었다. 이번 채널 론칭은 업계의 베테랑 시니어 뮤지션들과 젊은 창작자들의 협업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최백호는 최근 드라마 '괴물', '나빌레라'에 OST로 참여하며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이고 시청자들의 귀를 매료시키고 있다. 최백호의 노래 '바다 끝'은 지난달 개봉한 영화 '자산어보' 콜라보레이션 뮤비에도 쓰이며 화제가 됐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한 감동을 주며 그는 바쁜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이렇게 다방면에서 시니어들의 활약이 돋보이며 신조어가 등장했다. young과 old의 합성어인 욜드(yold)는 65세에서 75세 사이의 젊은 노인을 의미한다. 욜드들은 활발히 제2의 인생을 누리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몸소 입증하고 있다. 욜드의 전성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앞으로 어떤 욜드들이 또 감동과 건강한 자극을 주게 될지 그들의 제2의, 제3의, 무수한 전성기들이 기대된다.
최근 유튜브 피식대학의 'B대면 데이트' 카페 사장 최준과의 소개팅을 본 부모님의 리액션 영상, 유튜브 Pixed의 '50대 카톡방에 숨은 20대 찾기'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두 영상의 공통점은 젊은 세대와 중년 세대의 소통에 있습니다. '꼰대', '틀딱' 같은 말의 사용이 빈번해지고 인터넷과 주변에서 심심찮게 노인 혐오를 볼 수 있는 요즘, 중년 세대와의 소통 콘텐츠가 세대 갈등 해소의 실마리를 주는 듯합니다. 살아온 세월에서 오는 진심 어린 조언은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젊은 세대의 시대적 우울함에 공감하는 모습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세대 차이에 대한 편견을 깨 주기도 합니다. 영상을 보고 나면 50대도 20대와 별 다를 것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계를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한편, 타인과의 소소한 소통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모습은 젊은 세대와 같기 때문이죠. 공통적으로 자식을 걱정하고 자식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각자 부모님을 떠오르게 해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합니다. 빠르게 변해가는 요즘 시대에 때로는 말이 안 통하고 답답할지언정, 그 빠른 세월 속에서 무르익은 그들의 연륜만큼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또한 시니어들을 롤모델로 삼고 다양한 시니어 콘텐츠를 소비하고 환호하는 젊은 세대의 모습을 통해 세대 화합의 희망을 엿볼 수 있습니다. 100세 시대가 당연시된 오늘, 다양한 세대가 함께 더불어 살 수밖에 없는 현시대에서 서로의 세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끊임없는 도전으로 나이를 잊게 만드는 멋진 시니어, 그리고 그들을 존중하고 응원해주는 젊은 세대 간의 상생과 소통이 가져다줄 건강한 미래를 조심스레 기대해보며 오늘의 생트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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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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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음반 점수 0에도 음악 방송 한 달째 롱런 ‘명불허전 영웅시대’ (뉴스엔미디어, 2021.04.19)
“6070,틱톡하기 딱 좋은 나이인데”… 시니어들 ‘유쾌한 반란’ (동아닷컴, 2021.03.11)
백신 맞을 60대, 화장품부터 산다···지갑 여는 액티브 시니어 (중앙일보, 2021.04.07)
‘시니어 리딩뱅크’ 노린다…플랫폼 전쟁 격화 (대한금융신문, 2021.03.31)
카카오, 시니어 파고 들어 e커머스 주도권 노린다 (한국금융, 2021.02.01)
액티브 시니어 위한 일자리 플랫폼이 뜬다 (주간조선, 2020.10.19)
'오래 살고 볼일' 윤영주, 최종 우승 "70대 대표 통쾌한 기분" (뉴시스, 2021.01.04)
할머니·밀라논나, 시니어 모델 김칠두...젊은 노인 '욜드(yold)' 전성시대 (시빅뉴스, 2020.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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