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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정윤 Jan 01. 2024

요즘 자꾸 집중이 안되는 나에게

「도둑맞은 집중력」X "도파밍"

새해 목표를 생각해보는 날이다.

사실 몇 년 전부터 나의 새해 다짐이나 반성에는 '집중력'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했다. 

쓸 데 없는 것에 시간을 뺏기지 말고 집중/몰입하는 시간을 키우자는 다짐이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방향이 조금 달라졌다. 

이제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 단순히 나의 나약함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책「도둑맞은 집중력」은 그러한 생각을 적극 지지한다. 이 책의 핵심메시지는, '우리가 집중력을 잃고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도둑맞았다(stolen)'는 것이기도 하다 (원제: Stolen Focus). 책「도둑맞은 집중력」오래도록 베스트셀러에 있던 것도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책의 메시지의 공감했다는 것이 아닐까. 


「트렌드 코리아 2024」의 도파밍* 키워드에 대한 반응도 그러하다. 특히 중장년층분들은 사례 때문인지 '신기하다'는 반응이 많은 반면, 대학생들은 도파밍에 공감하면서 그 심각성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요즘 젊은층 사이에서는 '도파민 중독', '안티-도파민' 에 대한 관심이 높다. 

(*도파밍: 도파민+파밍(farming: 게임용어), 도파민을 줍줍하고 다니는, 재미 중독 행태)





집중하지 못하게 된 것은 '사회적 유행병'이다


「도둑맞은 집중력」의 저자는 의학적 유행병과 사회적 유행병을 비교하여 설명했다. 의학적 유행병은 바이러스가 퍼뜨리는 유행병처럼 매개가 있고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면, 사회적 유행병은 문화나 생활방식의 변화로 병이 번지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현대인에게 번지고 있는 '비만'이 그러한데, 집중력 저하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눈길을 끄는 수치와 연구결과도 있다. 예를 들어, 일을 하면서 메시지나 SNS를 확인하는 것은 대마초를 피우고 일을 하는 것보다 주의력과 능률 측면에서 훨씬 해롭다. (IQ test 점수로 비교)


단순히 생활방식의 변화만이 아니라 개인의 노력으로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적 이유도 존재한다. 사람들의 주의를 빼앗는 것에 성공할 수록 기업은 큰 돈을 벌고 유능한 기술자들은 높은 연봉을 받기위해 더 효과적으로 주의를 빼앗는 방법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책의 결론은 차치하고, 나 자신의 집중력은 어떻게 회복해야 할까?  

개인이 환경을 극복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사실 탁월한 해결책은 없지만 그 출발점은 부지불식간에 집중력을 잃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 그리고 무엇이 그렇게 만드는지 경각심을 갖는 것이 아닐까.  






도파밍에서 벗어나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느낀 적이 있다. 


지난 여름, 열흘 넘게 유럽 여행을 가면서 종일 스크린 바깥세상에 주의를 두었더니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며칠 동안은 스마트폰을 습관처럼 보고 싶던 기분이 들지 않았다. 마치 '뇌가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물론 몇 주 사이에 돌아오고 말았지만...) 입이 심심하다고 해서 자꾸 군것질을 하면 몸에 나쁜 것처럼, 뇌에게도 군것질(습관적인 도파밍)이 정말 해롭다는 걸, 벗어나보고서야 깨닫게 된 것이다. 


올 한 해는 더욱 적극적으로 '심심할 결심'을 해야겠다. 


그래야 도파민을 이삭줍기(파밍)하지않고 심심함 속에서 생각의 씨앗을 뿌리고 일년 뒤 새해 아침에는 값진 열매를 수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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