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묘한 Aug 25. 2021

당근마켓이 3조 원인 이유

아직 재무적인 성과를 못 보여줬음에도, 모두가 당근을 인정하는 이유는?

아래 글은 2021년 08월 25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당근마켓이 신세계보다 비싸다고요?  

 당근마켓이 1,789억 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 유치에 성공하였습니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서 당근마켓이 인정받은 기업 가치는 무려 3조 원에 달했는데요. 지난 2019년 시리즈C 투자 때보다 10배 이상 상승한 수치입니다.


 상승 폭뿐 아니라, 3조 원이라는 숫자 자체도 의미가 있는데요. 국내 대표 유통기업 중 하나인 신세계의 시가 총액 2조 6천억 원보다도 더 큰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엄청난 기업 가치에 비해 당근마켓이 만들어낸 매출액은 117억 원에 불과하고, 영업손익은 130억 원이나 적자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당근마켓의 가격이 3조 원이라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사용성이 압도적인데, 글로벌 확장까지?   

 이렇게 재무적인 성과에 비해 당근마켓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건 압도적인 사용성 덕분입니다. 당근마켓의 MAU는 무려 1,500만에 달하는데요. 이 정도면 앱 기반 서비스 중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규모입니다. 토스나 페이스북보다 이용자 수가 많고요.


당근마켓은 이미 슈퍼 앱입니다 (출처: 매일경제)


 여기에 더욱 놀라운 건, 이용자의 리텐션입니다. 앱의 로열티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고착도 지표가 당근마켓은 28% 내외입니다. 이는 1,500만 명의 이용자가 약 3일에 한 번씩은 꾸준히 방문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커머스 앱으로는 상당히 높은 수치고요. 이와 같이 당근마켓은 규모로 보나 충성도로 보나, 이미 슈퍼 앱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그렇기에 현재의 불확실한 수익 모델은 결코 당근마켓의 약점이 될 수 없는데요. 이 정도 트래픽이면 뭐라도 해낼 게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당근페이나 생활 밀착형 서비스 플랫폼 등 구체적인 그림도 이미 나와 있습니다.


 또한 여타 국내 서비스들과 달리 글로벌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겐 매력적인 포인트인데요. 아직 과시적인 성과까지 거둔 건 아니지만요. 당근마켓의 글로벌 버전 캐롯은 4개국 72개 지역에서 이미 서비스 중이기도 합니다. 특히 넥스트 도어 등 하이퍼 로컬 서비스가 전 세계적으로도 뜨고 있고, 당근마켓의 서비스 모델 자체가 차별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무엇보다 대단한 건, 상품 그 자체  

 하지만 무엇보다 당근마켓의 가치는 상품 그 자체에 담긴 스토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당근이세요?"라는 영상 하나가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요. 당근마켓과 전혀 상관없는 유튜버가 이렇게 콘텐츠를 만들 정도로 당근마켓이 표방하는 가치는 매력적입니다. 이 덕분에 당근마켓은 그 흔한 TV광고 하나 하지 않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면 뭐하니?" 같은 인기 예능이 먼저 찾아와서 협업하여 콘텐츠를 만들 정도로 서비스는 곳곳에서 회자되고, 고속 성장하였습니다.



 물론 당근마켓에게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습니다. 우선 투자금을 소진하기 전에 확실한 수익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고요. 네이버, 직방 등 하이퍼 로컬 서비스에 진출하고 있는 신규 경쟁자들의 추격도 뿌리쳐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고객이 먼저 감동하는 스토리가 있는 이상 당근마켓은 3조 원이라는 가치 이상으로 충분히 성장하지 않을까 싶네요.




머스와 IT에 관한 트렌드를 기록하고 나눕니다.

가볍게 트렌드를 나누는 뉴스레터 >>> 매주 트렌드 받아보기

매거진의 이전글 GS는 요기요와 부릉부릉 퀵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