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묘한 Sep 17. 2020

더 가까워야 산다

근거리 배송 대중화 원년 될까?

아래 글은 9월 16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가기]



그래, 원래 유통은 접근성이 짱이였어!

전통적으로 유통업에서 가장 중요한 차별화 요소는 뭔지 아시나요? 가격, 구색, 쇼핑환경 모두 다 중요하지만 역시 뭐니 뭐니 해도 1번은 접근성일 겁니다. 아무리 대형마트가 저렴하다 해도, 과자 하나 살 때는 훨씬 비싸더라도 집 앞 편의점을 가는 게 당연하잖아요. 사람이 자연스레 모일 수 있는 입지가 그래서 중요하고요. 그렇기에 비싼 권리금을 주고서라도 가게를 대로변에 내는 거겠지요. 


하지만 이커머스의 등장 이후, 모든 건 달라집니다. 온라인 쇼핑몰은 어디서나 접근 가능하잖아요. 더 이상 우리는 매장 입지에 집착하지 않아도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신 중요해진 요소가 바로 배송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빠른 배송, 새벽 배송 등 이커머스의 시장 트렌드를 크게 흔든 건 다 배송 관련 요소였습니다.  


만년 유망주 근거리 배송을 스타로 만든 B마트

이러한 배송 경쟁 속에서 다시 접근성에 주목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빠른 배송이 중요하면, 바로 우리 동네 매장에서 물건이 출고되면 가장 빠르게 올 수 있지 않을까? 때마침 배달 앱들이 우후죽순 등장하면서, 주목받은 곳이 바로 편의점. 그래서 편의점 기반의 근거리 배송 서비스들이 속속들이 등장했지만, 시장을 뒤흔들 정도로 성장한 서비스는 없었습니다. 이처럼 근거리 배송은 잠재력은 있지만 결국 성공하진 못한 만년 유망주 아이템에 불과했습니다. (비슷한 자매 상품으로 매장 픽업 서비스가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는 이 모든 걸 바꿔놓았습니다. 집 앞 편의점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되지 않으면서, 다시 근거리 배송이 주목받은 겁니다. 올해 들어 편의점 빅4 모두가 배달 서비스에 뛰어들 정도였지요. 그래서 누가 경쟁에서 승리했냐고요? 놀랍게도 코로나로 인해 드디어 대중화된 근거리 배송 시장을 재패한 건 엉뚱하게 배달의 민족이 만든 B마트였습니다. 


실제로 B마트의 최근 성장세는 어마어마한데요. B마트의 주문건수는 하루 5만 건. 즉 월 기준으로 150만 건에 달한다고 합니다. 150만 건이란 숫자는, 배민의 대표 서비스인 배민 라이더스의 작년 5월 기준 주문건수인 월 100만 건을 훌쩍 뛰어넘은 숫자! 한 마디로 드디어 볼륨화에 성공한 근거리 배송 서비스가 탄생한 겁니다. 


단지 주문건수가 늘어난 것만 보고 성공이라 하지 않겠죠. 취급하는 품목 수도 지난해 6월 1,500종에서, 최근 5,000종으로 늘어났고요. (편의점 품목 수가 통상 2,000~2,500여 종) B마트가 표방하는 초소량 배달은 소비자들에게도 환영받고 있습니다. 마트에 가긴 부담스럽고 편의점엔 뭔가 불만 있던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히 공략한 것이지요. 무엇보다 B마트가 잘 나가는 이유는 근거리 배송 시장에 진입하려는 경쟁자가 많은 데서 알 수 있습니다. 형제 플랫폼 요기요는 물론, 오프라인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많은 업체들이 근거리 배송 시장을 눈독 들이며 진출하거나 준비 중에 있습니다.  


그럼 앞으로도 B마트가 잘 나갈까?

그렇습니다. B마트는 지금 분명 잘 나갑니다. 이륜 배송 기반으로 움직이던 B마트에 사륜 차를 도입할 정도로 주문이 폭주한다네요. B마트 서비스가 론칭되면서 기존 배민 라이더스의 배송기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거든요. 이를 사륜 차 파트타임 고용으로 해결하겠다는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B마트가 앞으로도 쭉 근거리 배송 시장을 지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B마트의 최대 경쟁력은 배달의 민족이라는 플랫폼 파워입니다. 배민이라는 슈퍼앱 기반에서 서비스가 운영되고요. 음식 배달과 근거리 배송은 매우 유사한 사업 모델이기 때문에 초기 고객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배민의 본진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쿠팡이츠와 위메프오가 약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쿠팡이츠는 1인당 사용시간 측면에서는 요기요를 뛰어넘었고요. 사용자 수도 70만을 돌파하며, 현실적으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더욱이 쿠팡이 쿠팡이츠를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올리면 근거리 배송에도 진출할 수 있다는 건 큰 위협입니다.


여기에 쿠팡과 이커머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네이버도 슬슬 입질을 하고 있는데요. 이미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를 론칭한 네이버가 이번에는 배달대행 1위 업체인 생각대로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미 풀필먼트 서비스에 투자 후 이를 스마트스토어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한 네이버인데요. 배달대행업체를 스마트스토어와 연결한다면? B마트가 근거리 배송 시장 1위를 지키는 건 결코 쉽지 않아 보이네요.




머스와 IT에 관한 트렌드를 기록하고 나눕니다.
가볍게 트렌드를 나누는 뉴스레터 >>> 매주 트렌드 받아보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