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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Sep 23. 2020

애플 구독 서비스 론칭!

Think different, 애플이 하면 구독 서비스도 남다를까?

아래 글은 9월 23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가기]



삼성은 못한다, 애플이니까 한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16일 새벽, 애플은 통합 구독 서비스 '애플 원(Apple One)'을 공개하고 올 하반기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위의 링크로 들어가시면, 이번 구독 서비스 론칭을 소개하는 기사의 타이틀이 '삼성이 가지 못하는 길'인데요. 정말 일반적인 제조기업이면 절대로 못할, 새로운 변신을 애플이 시도하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사실 이러한 애플의 서비스 기업으로의 변신은 점진적으로 진행 중이었는데요. 애플의 전체 매출 중 아이폰 판매 비중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은 물론, 지난해 서비스 매출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전체 비중도 20%를 돌파하였습니다. 이런 시기에 구독형 서비스를 내놓았다는 건, 아예 기업의 중추를 상품 판매에서 서비스 판매로 바꾸겠다는 선언과도 같은 거죠.


그 유명한 광고 카피처럼 'Think different - 다른 것을 생각하라'를 늘 실천하며 뭔가 다른 혁신을 보여주던 애플이 아닙니까? 요새 아무리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구독 서비스라지만, 애플이 하면 남다르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천천히 뜯어보면 솔직히 아직은 기대보단 우려가 조금은 크지 않은가 싶은데요.

  

그래서 뭘로 구독하게 만들 건데?

이번에 소개된 애플 원은 정말 애플이 자랑하는 모든 서비스를 한데 모아놨습니다. 애플 뮤직, 애플 TV+, 애플 아케이드, iCloud 등을 단 하나의 간편한 요금제로 이용할 수 있지요. 또한 요금제는 개인, 가족, 프리미엄 등 3가지로 구분되는데요. 비싼 요금제를 쓸수록 절약되는 금액도 커지는 구조입니다. 프리미엄은 월 25달러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러한 가격 절약을 제외하고는 굳이 애플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해야 할 이유가 잘 보이진 않습니다. 우선 개별 서비스들을 따로 떼어 보면 그다지 매력적이지가 않아요. 누가 애플 TV+를 돈 내고 쓸까요? 보통 무료 제공 기간이 끝나면 이탈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참고로 애플 TV+는 아이폰 등 애플의 디바이스를 구매한 고객에게 1년간 무료로 제공됩니다) 물론 애플도 AR 콘텐츠를 추가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아직 OTT 시장 내 입지는 미미합니다.


그나마 애플 뮤직은 글로벌 2위 음원 서비스로 입지가 탄탄한 편이긴 합니다. 하지만 스포티파이라는 강력한 1위가 시장에 존재하고요. 따라서 애플 뮤직 때문에 구독 서비스에 새롭게 유입될 정도까진 아닙니다. 이렇게 찬찬히 살펴보다 보면, 왠지 모르게 올해 출시된 네이버 플러스가 생각나는데요. 네이버 플러스도 네이버의 여러 콘텐츠 서비스들을 한데 모아서 혜택을 주었지만, 모두가 해당 카테고리 내에선 경쟁력이 떨어지는 편이라 그다지 고객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진 못했습니다. 그래도 네이버 플러스는 네이버 페이 적립 혜택이라는 키 서비스가 있어서 그나마 안착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애플의 구독 서비스는 그런 키 서비스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집니다.


'아마존 따라 하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러면 도대체 왜 애플은 구독 서비스를 론칭한 것일까요? 애플의 구독 서비스는 새로운 도전이라기보다는 '아마존 따라 하기'에 가깝습니다. 애플 TV+를 만든 것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성공을 답습하려는 시도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애플 원이 뭔가 속빈 강정처럼 보이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죠?


따라서 지금과 같은 형태라면 애플 원이 애플의 신규 고객을 늘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 같진 않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렇게 모든 서비스를 묶어 제공한다면, 고객의 이탈은 확실히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아마도 그게 바로 이번에 애플이 노리는 바이겠죠.


그렇기에 굳이 따지자면, 애플 원의 키 서비스는 결국 아이폰 그 자체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폰 유저라면 분명 돈은 절약되니까, 이왕이면 한번 구독 서비스를 써보겠지만, 그 외의 사람들은 굳이 쓸 필요가 없는 거지요. 하지만 아마존의 구독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은 달랐습니다. '빠른 배송'이라는 키 서비스를 분명히 가지고 있었지요. 프라임 비디오는 그저 거들 뿐이었고요.


이처럼 지금까지 발표된 내용으론 솔직히 기대 이하인 애플의 구독 서비스인데요. 그래도 애플이니 가을 정시 출시 때 뭔가 다르지 않을까요? 음.. 최근 애플의 행보를 보면 아주 특별한 게 나올 것 같진 않은데... 아무튼 진짜 유행은 유행인 게, 요새 구독 서비스가 진짜 많아 시장에 나오고 있는데요. 결국 뾰족한 키 서비스를 갖춘 것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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