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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Oct 06. 2021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뻔하지만, 그래서 더 잘 될 겁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도 한 번 다녀왔습니다!

아래 글은 2021년 1006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롯데백화점 동탄점, 새롭지는 않아요  

 지난 8월 20일 수도권 최대 규모라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이 드디어 첫선을 보였습니다. 롯데가 무려 7년 만에 오픈하는 매장인 데다가, 올해 더 현대 서울을 필두로, 백화점 3사가 모두 신규 점포를 선보이는 해이기도 했기에, 더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요. 특히나 수도권이라는 입지 때문에 아무래도 더 현대 서울과 비교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물론, 고객들마저 둘이 비슷하다는 평가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최근 복합 쇼핑몰의 인테리어 트렌드가 자연 채광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보니, 겹치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참여한 인테리어 업체 중 같은 데도 일부 있었고요.


얼핏 보면 내부 인테리어가 진짜 더 현대 서울과 비슷하긴 합니다 (출처: 이투데이)


 하지만 분명한 건 더 현대 서울과 같은 새로움이 롯데백화점 동탄점에는 없었습니다. 더 현대 서울의 가장 큰 차별점은 압도적인 공간에서 주는 경험입니다. 특히 6층에서 바라보는 전경은 정말 인상적이고요. 그래서 어디서든 인증 사진을 찍는 고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그러한 새로운 느낌은 잘 없습니다. 분명 크고 깔끔하게 잘 만들어지긴 했지만, 특별하게 다가오는 지점들은 딱히 없더라고요. 더욱이 점포 곳곳에 예술작품을 배치하고, 조경에도 공을 들인 점이 차별화 포인트라고 말은 들었지만요. 야외 정원을 제외하고는 고객의 발걸음을 붙잡는 곳을 딱히 보진 못했던 것 같습니다.


뻔하지만 그래서 더 강력합니다  

 그런데 대신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분명 다른 부분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아예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더 현대 서울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해서도 안됩니다. 더 현대 서울이 초광역상권을 공략하기 위해 서울의 랜드마크를 표방하였다면,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철저하게 주변 상권을 잡는 데에 치중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구매 전환 비율은 뭔가 동탄점이 더 현대 서울보다 나은 것 같았습니다. 더 현대 서울엔 마치 관광객처럼 여기저기 사진을 남기는 사람들이 많았다면, 동탄점에선 쇼핑백을 들고 돌아다니는 고객들이 더 많이 눈에 띄었었거든요. 특히 아이를 데리고 나온 가족 단위 쇼핑객들이 많은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동탄점이 내세운 핵심 가치는 가족입니다. 왜냐하면 동탄 자체가 40대 이하 인구 비중이 72%를 차지하고, 영유아 비율은 전국 1위인 특성을 지닌 상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4층 키즈 매장에 상당한 공을 들였고요. 아빠들을 배려한 남성 매장도 차별화시켰습니다. 반면에 더 현대 서울은 키즈 매장이 상당히 작은 편이었거든요. 확실히 이러한 디테일에서 차이가 나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식품관은 솔직히 규모 면에서라도 대단히 인상적이긴 했습니다 (출처: 데일리안)


 더욱이 가장 특화된 곳으로 내세운 공간이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식품관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할 포인트입니다. 기존 식품관으로 이름을 알렸던 현대백화점 판교점(1만 3860㎡)이나 직전까지 전국 1위였던 더현대 서울의 '테이스티 서울(1만 4820㎡) 보다 확연히 큰 1만 8900㎡ 규모를 자랑하고요. 심지어 전체 영업 면적의 28%가 F&B 매장일 정도입니다.


 이러한 공간 설계의 배경에는 변화된 영유아를 가진 가족 고객의 소비행태가 자리 잡고 있는데요. 과거 가족 고객들이 직접 장을 보며 요리를 했다면, 지금은 주로 밥을 사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맞벌이 비중이 높은 동탄 지역 고객들은 더욱 그러하고요. 따라서 마트나 식품 매장 자체보다는 델리나 맛집을 들여놓는데 더욱 집중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의도는 정확하게 적중하여 식품관은 강력한 집객 효과를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문제는 명품인데요  

 그렇다면 이제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남은 과제는 무엇일까요. 결국 명품 브랜드 유치 여부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3대 브랜드, 에르메스, 루이뷔통, 샤넬 - 에루샤가 핵심입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아쉽게도 핵심적인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키는데 실패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는데요. 주요 경쟁자 중 하나인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에루샤 전체 입점을 눈앞에 둔 것을 생각하면 더욱 초조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명품 브랜드 매장은 결국 총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경쟁 점포 대비 확실한 우위요소가 있어야 뺏어올 수 있는데요. 신세계와 현대는 상대적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요. 현대 판교점은 압도적인 화제성으로,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나 대구 신세계는 압도적인 하드웨어라는 강력한 차별 요소를 통해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여 명품 브랜드 입점에서 앞서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롯데백화점 동탄점도 올해 1년 차 실적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선 화제성이나 상징성으론 이미 가능성이 없어 보이고요. 수도권에는 워낙 대형 백화점이 많아, 규모 면으로도 차별화시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첫해부터 매출액으로 달려야 명품 브랜드 유혹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다행인 점은 약간은 뻔하고 그래서 재미는 덜하지만 확실히 롯데백화점 동탄점이 무엇을 사기에는 좋은 기본에 충실한 점포라는 겁니다. 휴게공간 비중은 더 현대 서울보다 적지만, 대신 개별 매장 면적이 쇼핑하기에 최적화되어 있고요. 떠오르는 시장인 동탄만 확실히 잡아도, 증권가의 추정대로 5,000억 매출은 무난히 달성할 전망입니다. 하지만 롯데의 포부대로 경기 남부권 대표 점포가 되려면, 빠르게 매출 1조 원 수준까지 올라가야 하고요. 이미 1조 원 클럽에 가입한 현대백화점 판교점과의 광역 상권을 두고 펼치는 경쟁이 더욱 재밌어질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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