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너도 GA 할 수 있어 ⑥
우리는 구글 애널리틱스를 왜 배우려 할까요? 누군가 이렇게 물어본다면, 보통은 고객의 행동을 분석하기 위함이라고 답하겠지요. 그런데 그간 GA와 관련한 제 연재 글을 꾸준히 읽어보신 분이라면, 이런 의문이 들긴 할 겁니다. 이게 정말 고객 행동 분석인가 말입니다.
아마 웹로그 분석을 해보지 않은 분들에게 행동 분석의 사례를 제시하라고 하면 다음과 같은 것들을 말하지 않을까요? 특정 영역의 클릭이라던가, 스크롤을 어디까지 내려다던가, 얼마나 화면을 봤는지 등을 말입니다. 지금까지의 분석이 위와 같이 흔히 떠오르는 내용들을 다루지 못해 아쉬웠던 분이라면 오늘 이 글이 더욱 반가우실 겁니다. 이번 주제가 바로 GA 행동 보고서를 다룰 것이기 때문입니다.
행동(Behavior) 메뉴는 말 그대로 방문자가 우리의 웹페이지에 와서 했던 행동들을 추적할 때 유용한 기능들이 모여 있습니다. 사실 행동은 ABC프레임워크 중에선 획득(Acquisition)이나 전환(Conversion)보다 중요도가 떨어져 보이긴 합니다. 획득이 광고를 운영하는 마케터들에게 필수이고, 전환은 상품을 다루는 MD 등 직무에게 중요한 반면 행동은 중간 단계라 다소 간과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연히 행동에서의 중간 과정에 없다면, 결코 방문자는 전환까지 이르지 못합니다. 그리고 행동 메뉴를 이해하려면 이번에도 우리는 새로운 개념 하나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이벤트(Event)가 바로 그것인데요. 이벤트를 알려면 먼저 이벤트란 개념이 왜 탄생했는지 알아야 하고요, 그래서 우리는 페이지 뷰를 다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혹시 GA에서 정의하는 UV에 대해 다뤘던 것 기억하시나요? 거기서 방문의 최소 단위라고 소개해드렸던 것이 바로 페이지 뷰(Pagewiews)입니다. 페이지 뷰가 모여 세션이 되고, 세션의 중복을 제거한 것이 사용자가 되고, 우리는 이 사용자를 UV라고 부르는데요. 여기서 페이지 뷰가 최소 단위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측정의 대상인 웹사이트라는 것 자체가 여러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최초의 웹사이트를 고안했을 때 가장 흔한 정보 전달 매체인 책을 참고했던 것 같은데요. 마치 책의 페이지를 넘기듯 우리는 페이지를 이동하며, 웹사이트를 탐색합니다. 이렇게 페이지라는 기준점이 있기 때문에 웹로그 분석은 다소 쉬워진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한 번의 방문(세션)에서 몇 개의 페이지를 방문하고, 페이지당 얼마나 많이 머물렀는지에 따라 해당 방문자의 행동을 어느 정도 유추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행동 메뉴 안에서 가장 많이 접속하게 되는 보고서도 [행동] - [사이트 콘텐츠] - [모든 페이지]입니다. 모든 페이지(All Pages) 보고서에서는 페이지 단위로 고객의 행동을 볼 수 있는데요. 하나의 페이지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머물렀는지, 해당 페이지가 얼마나 조회되었는지 등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여기서 중요하게 알고 넘어가야 하는 개념은 순 페이지 뷰 수(Unique Pageviews)와 종료율(%)(%Exit)입니다. 우선 순 페이지 뷰 수는 페이지 별로 페이지 뷰 수를 집계하되, 같은 세션 내에서 발생한 것은 중복 제거한 개념입니다. 따라서 페이지 단위의 세션이라 봐도 무방한데요. 나중에 클릭률 등을 구할 때 필요한 개념이니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또한 종료율은 이탈률과 혼동하지 말라고 한번 더 강조드리는 개념인데요. 이탈률이 방문하자마자 페이지를 이동하지 않고 이탈하는 비율이라면 종료율은 해당 페이지에서 방문을 끝내는 비율입니다. 그래서 둘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탈률이 광고 등의 유입 액션에서 중요하게 활용되는 지표라면, 종료율은 전환 과정에서 중간 단계가 되는 페이지 분석 시 꼭 참고해야 하는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 장바구니 페이지로 바로 방문하는 경우는 적을 테니까 이탈률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종료율은 중요한데요. 종료율이 높아 결제 페이지로 이동하지 않는다면 결국 전환이 발생하지 않을 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이르러서 우리는 다시 고민에 빠집니다. 여전히 행동 분석에 대한 갈증이 있기 때문일 텐데요. 클릭 수나 스크롤 이동 등은 대체 어디서 알 수 있을까요? 자 다시 웹사이트를 방문해볼까요? 웹페이지를 이동하는 것은 매우 일관성이 있습니다. URL 주소가 규칙에 따라 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클릭이나 스크롤 이동 등은 규칙성이 없습니다. 클릭 영역은 같은 사이트라 하더라도 어떤 페이지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고요. 스크롤을 내릴 수 있는 길이도 매번 다릅니다. 더욱이 무한 스크롤이라는 것도 있으니 말입니다.
이와 같은 행동들은 페이지 뷰나 체류시간처럼 틀에 맞춰 측정이 불가능합니다. 사이트를 만든 이들이 필요에 따라 마음대로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이벤트라는 개념이 등장하는데요. 이벤트는 특별한 정의가 별도로 없습니다. 각자 필요에 따라 정의하도록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배너의 클릭을 이벤트라고 정할 수 있습니다. 한번 세팅이 되면, 이벤트가 발생하고, 클릭당 이벤트 수가 집계됩니다. 그런데 배너가 2개라고 해봅시다. 하나는 이벤트로 세팅이 되었고, 나머지는 별도로 세팅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둘 다 클릭했다 하더라도, 이벤트는 하나만 발생합니다. 이벤트는 정의를 해야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이벤트는 카테고리 - 액션 - 라벨이라는 3가지 계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카테고리는 쉽게 말해 페이지의 레이아웃 유형이라 보면 됩니다. 웹사이트는 메인 페이지, 회원 가입 페이지, 결제 페이지처럼 단일 페이지지만 별도의 레이아웃과 중요도를 가진 경우도 있지만요. 커머스 사이트의 상품 페이지, 언론사 사이트의 기사 페이지처럼 수는 많지만 동일한 레이아웃이 반복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카테고리는 이와 같이 페이지의 유형을 하나로 묶어, 관리할 때 사용됩니다.
그리고 액션은 페이지 레이아웃 내 특정 영역을 묶을 때 사용됩니다. 하나의 페이지에서 이벤트가 발생하는 영역이 하나일 때도 있지만요. 많은 경우, 정말 여러 이벤트 영역들이 복수로 존재하곤 합니다. 이럴 때 우리는 분석을 할 때 혼동이 되는 경우가 많고요. 또한 같은 영역 내 이벤트들을 비교해야 할 때도 종종 있기 마련이죠. 이때 액션으로 묶어 두면 매우 유용합니다.
마지막으로 라벨은 이벤트를 측정하는 최소 단위이고요. 클릭 하나하나를 보통 라벨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따라서 이벤트를 활용한 분석은 얼마나 많은 품을 들이냐에 따라 갈리곤 하는데요. 라벨들을 많이 정의할수록 우리가 알 수 있는 데이터도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틀이 없는 것이 바로 이벤트 분석이기 때문에,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벤트에 대한 통계 수치는 [행동] - [인기 이벤트] - [이벤트] 보고서에서 확인 가능한데요. 여기서 카테고리 / 액션 / 라벨 별로 이벤트 수가 잡히고요. 세션 내에서의 중복을 제거한 순 이벤트 수도 확인 가능합니다. 그런데 뭔가 딱히 볼만한 숫자가 없다고요? 거기에 잡히는 값들이 적거나 없다면 반성하셔야 합니다. GA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는 거니까요.
그렇다면 얼마나 유용했는지 간단한 활용 사례를 하나 들어볼까요? 웹사이트의 목적을 불문하고, 보통 회원 가입은 중요한 전환 목표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회원 가입 페이지로 가려면 특정 버튼, 메뉴 등을 클릭하거나 터치해야 합니다. 모든 회원 가입 경로를 이벤트로 정의했다면 우리는 이벤트 페이지로 들어오는 경로에 대해 상세하게 분석 가능합니다. 어느 유입 경로가 효과적이지 않다면 해당 페이지로 방문자를 의도적으로 몰 수도 있겠지요.
또한 앞서 소개해드린 순 페이지 뷰 수와 순 이벤트 수를 조합하면 클릭률을 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어느 페이지는 페이지 뷰는 많은데 회원 가입 버튼 클릭률은 좋지 않다면, UI/UX를 개선해야겠지요. 회원 가입 버튼 위치를 바꾸거나, 크기를 조정하거나, 폰트나 색상 등을 바꿔가며 A/B테스트를 하고 최적화하면 우리는 회원 가입 전환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오늘은 이벤트를 중심으로 행동 메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이벤트란 것이 워낙 정의하기 나름이다 보니, 이해하기가 쉽지 않으실 텐데요. 개인적으로는 머리로 이해하기보다는 익숙해지시면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개념에 가까운 것 같긴 합니다. 그래서 처음엔 다소 어려우시더라도 많이 사용하시다 보면 괜찮아지실 테니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다만 이벤트는 향후 전환 메뉴에서도 중요하게 쓰이는 개념이긴 합니다. 전환 과정에서도 결국 이벤트와 페이지 뷰를 기준으로 분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활용해보며 익숙해지는 시간을 단축시키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당부하고 싶은 건, 이벤트는 정말 부지런해야 효과를 발휘하는 개념이란 겁니다. 정의하기 나름이란 건 곧 정의하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는 뜻이니까요. 그래서 우리의 웹사이트 내에서 방문에서 전환까지 이어지는 행동 흐름 중 중요한 지점들은 다 이벤트로 정의하시는 노력을 꾸준히 지속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정의된 이벤트들의 통계 수치를 분석하시면서, 조금씩 개선해나가신다면 큰 발전을 경험하실 수 있을 테니 다소 지치시더라도, 꼭 포기하지 마시기를 기원합니다.
*위 글은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IT 이야기를 전하는 요즘IT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