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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Feb 16. 2022

이렇게 된 이상 무신사는 키즈로 간다

무신사 키즈 론칭에 담긴 영리한 포트폴리오 전략

아래 글은 2022년 02월 16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무신사는 전문관 형태로 키즈 시장에 본격 진출하였습니다 (출처: 무신사 / design by 슝슝)


무신사가 키즈까지 손을 뻗습니다!      

지난 2월 14일, 무신사는 키즈 브랜드 패션을 다루는 편집숍 '무신사 키즈'를 전문관 형태로 론칭하였습니다. 무신사와 키즈라니 뭔가 뜬금없긴 하지만요. 알고 보면 패션 플랫폼이 키즈에 눈독 들이는 건 요즘 트렌드이기도 합니다. 비록 출산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오히려 아동복 시장은 역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대표적으로 브랜디는 작년에 유아동 버티컬 플랫폼인 마미를 론칭하였고요. 출시 6개월 만에 거래액 기준으로 약 3000%나 성장했다고 합니다. 더욱이 성인 기반 브랜드들도 앞다투어 키즈 라인을 확장 중이고요. 무신사로써는 당연히 이러한 기회를 놓치기 싫었을 겁니다.


그런데 무신사 키즈 론칭 소식보다 중요한 건, 별도 플랫폼이 아니라 기존 무신사 앱 내 전문관 형태로 오픈했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무신사 초기 고객들이 부모가 될 나이가 되었다곤 하지만, 솔직히 결이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무신사가 굳이 앱 내 론칭을 고집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전문관 론칭에 담긴 무신사의 속내      

무신사는 작년 연간 거래액 총합이 2조 3천억 원에 달할 정도로 잘 나가고 있습니다. 더욱이 꾸준히 영업이익 흑자까지 기록하고 있고요. 온라인 패션 플랫폼 중엔 가히 압도적인 실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무신사에게도 당연히 고민은 있습니다.


과거 무신사가 고속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스트리트 패션이라는 정체성이 뚜렷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열광적인 팬들이 많기로도 유명했습니다. 그런데 무신사가 TV광고 등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덩치를 키워가면서 오히려 기존의 특색은 옅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신사의 고객 지표는 양적으로는 성장, 질적으론 후퇴하였습니다 (데이터 출처: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HD)


 이는 숫자로도 증명되는데요.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HD에서 제공해준 자료에 따르면, 무신사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2020년 이후 꾸준히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반면에 고객의 로열티를 보여주는 Stickiness 지표(DAU/MAU)는 역으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지요. 


 비록 무신사가 작년 4분기 엄청난 성장을 다시 기록한 것은 사실이나, 최근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둔화를 신경 안 쓰긴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는 곧 고객 지표의 양적 규모 성장보다는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무신사는 고객 락인 및 고객 생애 가치를 강화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습니다. 특히 집중하고 있는 것이 무신사 키즈와 같은 전문관을 늘려가는 전략입니다. 무신사 키즈뿐 아니라, 무신사 아울렛, 무신사 부티크 등이 실제로 론칭되었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카테고리가 확장되면, 고객은 무신사 플랫폼 안에서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은 돈을 쓰게 됩니다. 특히 키즈는 이미 유니클로나 H&M, 최근에는 탑텐, 스파오 등이 이른바 패밀리 SPA로 거듭나며, 추가 매출 확보는 물론 기존 고객의 리텐션까지 강화시키는 효과를 보여준, 아주 중요한 카테고리이기도 합니다.



따로 또 같이, 다 계획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신사가 모든 신규 사업을 전문관 형태로 론칭하고 있진 않습니다. 무신사는 상당히 훌륭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목적에 따라 별도 플랫폼과 전문관 형태를 자유로이 선택하며, 사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시키고 있습니다.


 무신사가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의 대표주자는 솔드아웃인데요. 아예 분사까지 시키며 리셀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솔드아웃만 똑 떼어낸 이유는 마니아 고객을 집중 공략하기 위함으로 해석되는데요. 즉 매스 플랫폼이 된 무신사와 아예 분리시킴으로써, 개성을 중시하는 고객들을 붙잡겠다는 겁니다.


 유사한 이유로, 29CM도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기존 무신사와는 완전히 결이 다른 여성 중심의 새로운 고객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고요. 작년 키즈와 더불어 진출 의향을 밝힌 시니어 시장도 별도 플랫폼 구축을 통해 공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존 무신사 고객들이 부모가 되는 건 곧 다가올 미래지만, 시니어까지 되는 데는 시간이 너무나 많이 걸릴 테니 말입니다.


 이와 같이 영리한 무신사의 행보를 보면, 무신사가 왜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패션 버티컬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가를 알 수 있는데요. 유니클로가 과거 키즈 시장을 잡고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던 것처럼, 이러한 무신사의 전략이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습니다.



머스와 IT에 관한 트렌드를 기록하고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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