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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Jun 15. 2022

당신2 9하던 브랜딩, 너무나도 29CM 다웠습니다

멋지고 착하고, 무엇보다 엉뚱했던 29CM의 브랜딩

 커머스는 본질적으로 '무언가를 파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결국 커머스는 곧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도록 설득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커머스 서비스들이 존재하지만, 이러한 '설득'을 가장 잘하는 곳을 꼽으라면, 역시 29CM가 아닐까요?  ‘Guide to Better Choice(더 나은 선택을 위한 가이드)’라는 미션을 품고 탄생한 곳답게, 29CM를 거치면 일견 평범해 보이던 제품과 브랜드도 특별한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29CM가 이번에는 처음으로 자기소개에 나선다고 합니다. 2011년 론칭 이후 무려 11년 만에 선보인 브랜드 캠페인. 과연 29CM의 브랜딩은 어떻게 달랐을까요? 오늘은 29CM의 너무나도 29CM 다웠던, 브랜드 캠페인 '당신2 9하던 삶'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늘 그 자리에 있었는데, 세상이 변했습니다


 모든 일은 왜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도대체 왜 하필 이 시점에 29CM는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했을까요? 그 이유를 알려면, 우리는 먼저 29CM라는 플랫폼을 이해해야 합니다. 29CM, 아마 한 번쯤은 들어보신 이름일 겁니다. 독특한 이름만큼이나, 특색 있는 브랜드와 제품들을 선별하고 소개해주는 걸로 유명한 셀렉트샵이지요.


 혹시 그럼 텐바이텐은 아시나요? 아마 디자인 소품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역시 모르기 어려운 이름일 겁니다. 29CM의 창업주 이창우 전 대표의 첫 작품이 바로 텐바이텐이었습니다. 아마 두 쇼핑몰을 모두 이용해 보신 경험이 있으시다면, 금방 둘의 공통점을 발견하실 텐데요. 그 어디보다 감각적인 플랫폼이면서, 제품과 브랜드의 본질을 꿰뚫고, 그 가치를 전달하는 데 집중한다는 점이 참 닮았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실속이 없는 비즈니스라는 비판을 받는다는 것도 공통점이었는데요. 오랜 기간 적자에 시달리기도 하였고, 성장이 정체되었던 시기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29CM는 묵묵히 제 길을 갔습니다. 아예 스스로의 업을 콘텐츠 비즈니스라고 정의할 정도로, 29CM 만의 '톤 앤 매너'를 만들고 유지하는데 집착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마니아들 만을 위한 서비스'다, '확장성이 부족하다'라는 지적도 받았지만, 꿋꿋이 자기 색깔을 지켰습니다. 비록 2019년에 이창우 전 대표는 회사를 떠났지만, 29CM가 가진 특유의 DNA는 지금도 여전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29CM가 갑자기 성장하기 시작한 겁니다. 2018년을 기점으로 거래액과 매출이 모두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고요. 5년 평균 거래액 70% 성장, 2020년 연간 기준 손익 분기점 돌파라는 성과를 거둡니다. 올해 1분기에도 여지없이 거래액은 전년 대비 72%나 성장했고요.


2018년을 기점으로 거짓말처럼 29CM는 갑자기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출처: 29CM)

 

 이러한 성장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29CM의 운영 방향이 갑자기 성장 지향적으로 바뀐 건 아니었습니다. 단지 '개인의 취향을 발견하고 자신 만의 행복을 찾아내자'라는 같은 메시지를 일관성 있게 전하던 29CM의 진심이 드디어 통하는 시대가 찾아온 거였습니다. 대중들의 감도 자체가 올라가고, 취향 기반 소비의 시장성이 커지면서, 29CM도 덩달아 성장한 것이지요.



이제는 조금은 유명해지고 싶습니다


 이처럼 29CM가 한결같이 추구해왔던, 개인의 취향에 따른 소비가 중요한 시대가 막상 찾아왔지만, 여전히 29CM를 알지 못하는 고객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29CM는 이때까지 한번도 공식적으로 '29CM가 이런 곳이다'라고 소개한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29CM는 브랜드 캠페인을 해보기로 결심합니다. 모처럼 찾아온 도약의 기회를 놓치기 싫었던 겁니다. 따라서 '취향이 있는 사람이 이용하는 온라인 셀렉샵'이라는 영역을 선점하는 것이 이번 브랜드 캠페인을 시작하게 된 첫 번째 목적이었습니다. 


 또한 폭발적인 비즈니스의 성장에 따라, 큰 폭으로 증가한 신규 고객들의 잔존과 로열티 강화를 위해, 29CM라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정인지 시킬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는데요. 특히 패션뿐 아니라, 테크, 레저, 가구, 컬처 등 전방위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모두 책임지는 플랫폼이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두 번째 목적이었다고 합니다.

 

 29CM가 꿈꾸는 최종 목표는 세상을 풍성하게 만들고 삶에 영감을 주는 곳이 되는 것입니다. 당연히 더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감을 줄 수 있다면, 그 기회를 놓치면 안 되겠죠? 바야흐로 때는 찾아왔고요. 이제 29CM는 조금은 더 유명해지기로 결심했습니다.


 29CM는 캠페인 시작 전에 현재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명확한 타깃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 브랜드 인지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온라인 셀렉샵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최초 상기도와 비보조 인지도는 높았는데, 보조 인지도는 낮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경향을 보이는 브랜드를 니치 브랜드라고 지칭하는데요. 아는 사람들은 확실히 알고,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브랜드로, 더 대중적으로 널리 알리는 처방이 필요했기에, 이번처럼 대대적인 브랜드 캠페인을 시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뻔하고 쉬운 길은 가지 않아요


 자 이제 브랜드 캠페인을 시작해볼까요? 29CM처럼 대중적인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들을 스케일업이라고 칭하기도 하는데요. 최근 스타트업들의 스케일업 활동에는 일종의 공식 아닌 공식이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먼저 유명 연예인을 섭외하여 TV광고를 만듭니다. 그리고 TV광고를 대대적으로 집행하는 것은 물론, 버스 정류장, 도심 전광판 등 주요 포스트에서 공격적인 옥외광고를 더 합니다. 이처럼 기존에 주로 활용하던 디지털 미디어 매체가 아니라 보다 전통적인 매체에 집중하여, 브랜드 인지도를 단시간 내에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요. 여기에 간결하면서도 멋들어진 카피까지 더 해지면 금상첨화입니다.


 이처럼 명확히 검증된 타사의 사례들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29CM는 참으로 엉뚱하게 브랜드 캠페인에 접근합니다.


대중적인 톱스타가 아닌, 각기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5명의 페르소나를 내세웠습니다.

TV광고가 아닌 유튜브를 통해 캠페인 영상을 노출하였습니다.

'당신2 9하던 삶'이라는 카피 자체도, 브랜드 이름을 단순히 각인시키기보다는 한번 더 음미해야 하는 방식으로 다르게 접근하였습니다.


 뭔가 왜 검증된 방식을 따라 하지 않고, 남들과는 다르게 접근했냐는 질문에 29CM 브랜드 마케팅팀은 '그게 저희 다워서요'라고 답했습니다. 즉 단순히 전달하는 메시지뿐 아니라,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 속에도 29CM다움을 전달하고 싶었던 겁니다.


톱스타가 아닌, 취향이 뚜렷한 페르소나 5인을 선정했다는 것부터 엉뚱한 접근이었습니다 (출처: 29CM)


 그리고 이와 같은 매체 전략에는 전략적인 의도 또한 숨겨져 있었습니다. 29CM가 지향하는 가치가 매우 뚜렷하다 보니, 무리하게 한 번에 매스를 타깃 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방식을 택한 겁니다. 그래서 이번 캠페인에 대한 반응을 보고, 향후 추가적인 액션 진행에 대해서도 결정한다고 합니다. 일단 29CM의 기존 핵심 고객과 가까이 있는 이들을 타깃으로 하여, 먼저 인지도를 강화하고요. 충분히 효과를 거두었다고 판단되면 점차 타깃의 규모를 키워나갈 계획이라 합니다. 그리고 그때는 TV광고도 충분히 고려해볼 볼만한 선택지라고 생각한다네요. 물론 TV광고도 29CM가 한다면 뭔가 다른 결과물이 나오겠지만 말입니다.


'당신2 9하던 삶'이라는 카피가 나온 과정도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일단 취향과 감각이라는 키워드를 선점할 수 있으면서 29CM가 연상되기도 하며, 무엇보다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슬로건이라 선택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구하는'이 아니라 '구하던'인 이유는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취향을 찾아가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구하고 있었던'을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그래야 개인의 라이프스타일 실현을 돕는 가이드라는 29CM의 가치도 더욱 명확하게 전달이 될 테니 말입니다.

 


당신이 취향을 가진 사람인지 확인하는 방법


 이처럼 29CM는 이번 캠페인에서 아직 29CM를 모르지만, 알려주기만 한다면 너무나도 만족해할 '취향이 있는 사람'을 찾고자 했습니다. 근데 문제는 도대체 '취향이 있는 사람'은 어디서 만날 수 있냐는 겁니다. 차라리 교과서에 적힌 방법대로, TV광고를 했다면 마치 저인망 어선처럼 구석구석에 숨은 타깃 고객들을 그물로 건져 올릴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효율이 너무도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다소 번거롭더라도 29CM는 낚싯대로 하나하나 고객을 낚기로 결정하였고요. 따라서 무엇보다 우리의 타깃이 모여 있는 정확한 포인트를 찾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감도 높은 플레이리스트 리플레이와의 협업은 역시나 29CM 다운 선택이었습니다 (출처: 리플레이)


▶ [playlist] 당신이 구하던 삶 들으러 가기


 그리고 이를 위해 29CM가 가장 먼저 선택한 채널은, 유튜버 플레이리스트 '리플레이LEEPLAY'였습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플레이리스트 마케팅'을 리플레이와 협업하여 진행한 것인데요. 플레이리스트 채널이 브랜드의 정체성과 어울리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콜라보 자체도 의미 있었다고 보지만, 무엇보다 리플레이라는 채널을 택한 점이 역시 29CM 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플레이보다 구독자가 많은 채널들도 있지만요. 특유의 무드와 취향이 담긴 곳이라는 점에서, 리플레이가 이번 캠페인에 가장 어울리는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취향 테스트보다, 그 테스트를 알리는 채널로 까탈로그를 선정했다는데 더 눈이 갔습니다 (출처: 까탈로그)


 그리고 이번에 29CM가 준비했던 바이럴 요소 중에는 '내 취향의 라이프스타일 찾기' 테스트도 있었는데요. 사실 테스트 자체가 특별하기보다는, 역시나 테스트를 알리기 위해 사용한 채널에 더 눈길이 갔습니다. 이번에 선택한 것은 바로 디에디트의 뉴스레터 까탈로그였는데요. 까탈로그야 말로, 정말 '취향 있는 사람'이라면 구독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바로 그런 존재 아닙니까? 정말 '취향 있는 사람들'이 있을법한 외부 채널만 쏙쏙 골랐다고 할 수 있는데요. 앗 혹시 29CM의 이번 캠페인을 리플레이나 까탈로그를 통해 사실 미리 접하셨다고요. 그러면 뿌듯해하셔도 됩니다. 곧 본인이 '자신만의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고 공식 인증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니 말입니다.


이번 29CM가 협업한 외부 채널들의 공통된 특징은 그들 스스로가 취향을 중시한다고 말한다는 겁니다. 롱블랙과의 인터뷰에서 리플레이는 브랜드 협업 제안이 들어왔을 때, '리플레이 구독자의 취향과 어울리는가'를 기준으로 선택한다고 말하였고요. 이는 곧 리플레이라는 채널 자체도 취향이 뚜렷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일까요? 29CM와 리플레이의 협업 이벤트의 댓글 수가 평균 대비 2배 이상에 달할 정도로 구독자 반응도 남달랐다고 합니다. 또한 까탈로그 역시 스스로를 '에디터들이 까다롭게 고른 취향 뉴스레터'라고 정의하는데요. 둘 모두 취향이라는 키워드를 중시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29CM 브랜드 캠페인과는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채널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29맨션은 정말 특별했습니다

 

 이때쯤 혹시 이런 궁금증이 들진 않으신가요? 대부분의 브랜드 캠페인에서는 보통 강력한 한 방이 있거든요. 일반적으론 TV광고가 그 역할을 하지만, 29CM는 애초에 배제했으니, 이를 대체할 '에이스'가 대체 누구인지 말입니다. 그리고 이번 캠페인 담당자분은 이와 같은 질문에 망설임 없이 팝업스토어 '29맨션'이라고 하시더군요.


29CM 스토어를 기억하고 있었기에, 이번 오프라인 팝업도 무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출처: 29CM)


 사실 29맨션은 여러모로 독특한 접근이었습니다. 무려 4층짜리 건물에서 맨션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진행하는 것도 신기했고요. 단일 브랜드의 오프라인 팝업은 많지만, 패션 플랫폼이 자기 브랜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이렇게 공간을 꾸민다는 건 흔하지 않은 일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29CM 스토어'라는 세상에 없던 편의점을 너무도 훌륭하게 구현한 바 있던 29CM이기에, 이번에도 정말 큰 기대를 가지고 방문하였습니다.


 그리고 29맨션은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특별한 공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29맨션 만의 특별함은 무엇보다 수직적인 공간구조 덕분에 가능했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29맨션은 총 4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각의 층은 완전히 독립된 공간이라 할 수 있었는데요. 그 덕에 각층에 들릴 때마다, 완전히 차별화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바로 이점 29맨션이 가지는 가장 큰 매력 포인트였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층마다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알려드려야겠지요. 우선 1층은 정말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는 팝업 공간이었습니다. 작은 굿즈샵에서 물건도 구매할 수 있었고요. 그런데 놀랍게도 무언가를 살 수 있는 건 여기가 마지막이었습니다. 29맨션의 나머지 공간 모두를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를 전시하는 공간으로 활용했거든요. 팝업 스토어인데 물건은 거의 판매하진 않고 전시만 한다니, 참으로 엉뚱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29맨션의 진정한 묘미는 2층부터 시작됩니다. 계단을 올라선 순간, 29맨션은 우리를 전혀 다른 세계로 초대하거든요.


도심에서 모래사장을 느끼고, 불멍을 할 수 있다니 정말 내가 구하는 삶에 대한 영감을 얻게 합니다 (출처: 29CM)

 

 2층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를 반기는 건 모래사장과 그 위에 놓여 있는 작은 캠핑장입니다. 이처럼 고작 한층 올라왔을 뿐인데, 우리는 일상의 공간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아마 죠지처럼 여행 같은 삶을 꿈꾸던 이들에게는 정말 선물과 같은 공간이 아닐까요. 이때부터 우리는 29맨션에 매료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3층은 또다시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입니다. '일상 속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하시시박의 취향이 녹아져 있는 곳이거든요. 이렇게 일상으로 돌아온 것도 잠시, 4층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기면, 올라서기 직전부터 무언가가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29맨션 4층 연경의 공간은 시각적 아름다움뿐 아니라, 꽃내음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출처: 29CM)


  바로 꽃향기와 풀내음이었는데요. 4층이 바로 꽃으로 가득한 연경의 공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온라인 채널이 오프라인 공간을 여는 이유는 고객 경험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상적인 경험은 오감을 충분히 자극했을 때 나옵니다. 그리고 29맨션은 이러한 오감을 매우 영리하게 활용하였습니다. 죠지의 공간인 2층에서는 마치 모래사장을 걷는듯한 촉각의 경험을 제공하였고요. 특히나 4층에 들어서는 그 순간 느낄 수 있던 후각적 체험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일상과 비일상을 수직적 공간에 교차로 배치하여, 반전의 묘미를 극대화하고, 그 사이사이 오감을 충분히 활용한 요소를 채워 넣기까지, 방문한 이들에게 영감을 준다는 29맨션의 목적을 정말 100% 달성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이러한 전체적인 컨셉 전체가 너무나도 인스타그래머블하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중간중간 포토 포인트는 물론, 포토매틱 미니 부스까지 인증샷을 안남길 수 없는 공간이더군요.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공간 자체가 협소해서 많은 인원이 들어올 수 없었고요. 그래서 예약제로 운영하여 한정된 인원만 방문 가능했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관람은 쾌적하게 할 수 있었지만요.


29맨션이 위치한 곳이 어디인지 혹시 아시나요? 바로 삼각지였습니다. 사실 삼각지라는 위치는 처음 들었을 땐 다소 뜬금없긴 했는데요. 익숙한 홍대나 성수와 달리 팝업 스토어의 입지로는 낯선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러한 장소 선정마저 29CM다움을 고려했다고 하는데요. 너무 뻔하지 않으면서도 트렌디하고, 무엇보다 신선함을 줄 수 있는 장소로 삼각지가 그 어디보다 적합했다고 합니다. 더욱이 삼각지는 확실히 아직은 덜 유명한 곳이기에, 최초 기획한 대로 4층짜리 건물을 구해서 통으로 팝업 스토어를 열 수 있었던 거기도 하고요. 29CM다움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실리도 얻을 수 있었던 선택인 셈입니다.



멋지면서 영리하기까지 합니다

 

 TV보단 우리의 취향이 담긴 채널을 찾아 광고를 집행하고, 애써 연 팝업 스토어는 판매가 아닌 전시 공간으로 만들고, 지금까지 이야기 나눈 29CM의 브랜드 캠페인은 정말 멋집니다. 평소 29CM가 가진 이미지답게 엉뚱하면서도 기발하고, 힙하거든요. 그런데 동시에 한편으론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거 겉멋만 들고 실속은 없는 거 아니겠지라고 말이죠.


이번 브랜드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각종 쿠폰은 물론 시즌에 맞춘 기획전까지 미리 준비했습니다 (출처: 29CM)


 하지만 그건 정말 오해입니다. 29CM는 인지부터 전환까지 이어지도록 이번 캠페인을 정말 촘촘하게 설계하였기 때문입니다. 커머스 플랫폼의 고객이라면, 단지 플랫폼을 인지하고 방문하는 것을 넘어서 역시 구매까지 경험해야 합니다. 그래서 29CM는 이번 브랜드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미리부터 시즌에 맞는 기획전을 같이 준비하여, 새롭게 29CM를 접한 고객들이 구매까지 전환될 수 있도록 준비하였습니다. 앞서 말했던 리플레이와의 협업이나, 취향 테스트 등에서도 구매를 유도하는 각종 이벤트나 쿠폰 등을 붙였고요.


29CM는 브랜드 캠페인과 더불어 시기적절하게 선물하기 2.0을 선보였습니다 (출처: 29CM)


 또한 동시에 새로운 서비스 개편 홍보에도 브랜드 캠페인을 적절히 활용하였습니다. 5월부터 29CM는 선물하기 2.0을 선보였는데요. 선물하기 고객 중 20%가 신규 회원인 점을 감안했을 때, 브랜드 캠페인과의 시너지도 상당했을 걸로 보입니다. 선물하기 서비스의 잠재고객이라 할 수 있는 신규 가입자 수도 많았을 거고, 동시에 선물하기 서비스로 인해 구매로 전환되는 신규 고객도 많아졌을 테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 브랜드 캠페인의 성과는 어땠을까요? 최종 목표라 할 수 있는, 온라인 셀렉샵 29CM의 인지도를 높이고, 전방위적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정인지 시켰는지는 아직 서베이 이전이라 결과가 나오진 않았다고 합니다. 다만 올해 4~5월 캠페인 기간 중 신규 가입자 및 월 1회 이상 앱을 사용한 로그인 유저 수가 전년 대비 각각 52%, 95%가 증가했다고 하니, 정량 성과 자체도 훌륭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성과는 29CM가 가진 고유한 브랜드의 색을 지키면서도, 고객의 전환까지 고려하여 빈틈없이 전략을 짠 영리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거고요.



언제까지나 멋지고 착하고 엉뚱한 29로 남아줘


  지금까지 나눠봤던 29CM의 브랜드 캠페인 이야기 어떠셨나요? 커머스 업계 최고의 스토리 텔러답게 정말 감각적으로, 그리고 세련되게 접근했다는 점에 아무래도 눈이 먼저 가실 텐데요. 그중에서도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크게 2가지가 아닐까 싶긴 합니다.


 우선 브랜드 캠페인에 담은 메시지뿐 아니라,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 자체에도 자기다움을 묻어내려고 끊임없이 고민했다는 점이 대단했는데요. 진행한 액션 하나하나의 의미를 물어볼 때마다 돌아왔던 답은 늘 '그게 우리다워서요'였습니다. 보통은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슬로건이나 시각적 형상화 등에 담으려 하는데만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29CM처럼 일을 할 때마다 항상 브랜드의 정체성에 맞는지를 고민한다면, 이는 결국 자연스럽게 결과물에 묻어날 수밖에 없고요. 그렇기에 29CM의 브랜딩은 무언가 특별함을 자아내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29CM가 2011년 론칭 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Guide to Better Choice(더 나은 선택을 위한 가이드)’라는 미션을 일관성 있게 추구해왔다는 점이 또 다른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데요. 결국 브랜딩은 고객에게 알릴 가치가 존재해야 의미가 있는 활동입니다. 브랜드의 미션이 부재하고, 혹은 단순한 구호에 그쳤다면 아무리 많은 비용을 투하한 캠페인이라도 효과가 있을 리 만무합니다. 하지만 29CM는 정말 꾸준히 스스로의 미션을 강조하고, 실제 행동으로 이를 실천해왔습니다. 그래서 29CM의 이번 브랜드 캠페인의 성공은 어쩌면 미리 예정되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멋진 브랜드에서 멋진 브랜딩이 나오는 법이니까요.



*이 글은 29CM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되었습니다.



머스와 IT에 관한 트렌드를 기록하고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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