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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Jun 16. 2022

애그리게이터는 정말 거품일까요?

안정적인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고, 스타 브랜드를 키워내야 합니다

아래 글은 2022년 06월 15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위기는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혹시 애그리게이터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평소 이커머스 트렌드에 관심을 가지고 계셨던 분이라면 아마 한번쯤은 접해보셨을 개념일 텐데요. 애그리게이터란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해 있는 유망한 브랜드를 발굴하여 인수하고 투자하는 비즈니스를 뜻하는 용어입니다. 작년 한 해 전 세계에서 약 40여 개의 애그리게이터 기업들이 무려 80억 달러, 한화로 9조 원이 넘는 투자금을 유치할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고요.


 그런데 불과 몇 달 사이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졌습니다. 애그리게이터 기업들의 가치가 과대평가되었다는 평이 나오면서, 위기가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창업 후 불과 2년 만에 유니콘의 반열에 오른 애그리게이터 기업 스라시오는 추가 투자 유치에 실패하며 사업 규모를 대폭 줄인 것은 물론, 직원도 무려 20%나 감축했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이렇게 갑자기 상황이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실 스라시오 같은 애그리게이터 기업들이 표방했던 성공 공식은 매우 간단했습니다. 기업 성장에 필요한 인프라를 갖추고, 이를 활용하여 잠재력을 지닌 브랜드의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거였는데요. 스눕독 같은 유명 모델을 개별 브랜드들이 공유하며, 인지도를 올리는 전략이 대표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기업의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데 반해, 인수한 브랜드의 성장은 예상보다 부진했던 건데요. 브랜드들이 뭉쳤을 때, 물류나 마케팅적으로 운영 효율이 일정 부분 올라간 것은 사실이나, 투자 시장이 과열되며 이러한 효과가 지나치게 고평가 되었던 겁니다. 여기에 최근 엔데믹 시대를 맞이하여,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마저 둔화되자, 애그리게이터 산업 자체에 대한 거품론이 급격하게 확산되게 된 거죠.



플랫폼과는 다릅니다, 다르다고요!

 더욱이 이처럼 애그리게이터 산업 자체가 가지는 한계 역시 거품론 확산에 상당 부분 기여하였습니다. 플랫폼 기업들의 경우, 성장하면 할수록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해 비용은 줄이고, 시장 지배력을 기반으로 가격은 통제하며, 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습니다. 반면에 애그리게이터 기업들은 아무리 규모가 커지더라도, 본질적으론 아마존과 같은 플랫폼에 기대어 성장할 수밖에 없거든요. 따라서 일정 궤도에 오르기만 하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플랫폼 산업과 달리 매우 리스크가 큽니다.


스라시오의 유니콘 등극은 스눕독을 모델로 기용하여 성공한 앵그리 오렌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출처: 스라시오)


 그래서 결국 필요한 것이 스타 브랜드입니다. 스라시오가 유니콘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앵그리 오렌지라는 브랜드를 인수 1년 만에 8배나 성장시키며, 가능성을 증명했기 때문입니다. 흔히 애그리게이터 기업을 연예 기획사에 비유하곤 하는데요. 잠재력 있는 연습생들을 뽑아, 상품성 있는 스타로 키워내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이 브랜드를 육성시키는 것과 매우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시스템이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애그리게이터 기업들이 거품론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이와 같은 브랜드 육성 과정을 체계화하여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인수한 모든 브랜드들이 잘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평균적인 성장률은 애그리게이터의 역량에 따라 달라진다는 거죠.


 이와 같은 시사점은 애그리게이터 모델을 표방하는 국내 스타트업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근래 들어 국내에서도 클릭브랜즈, 홀썸, 부스터스 같은 애그리게이터 기업들이 등장하였고, 미디어 커머스로 유명한 블랭크도 에그리게이터 회사로 변신을 선언하였거든요. 그리고 최근까지 이들은 대부분 성공적으로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러한 국내 애그리게이터 기업들도 스라시오가 처한 위기에 곧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국내 시장은 미국처럼 아마존과 같은 독점적 플랫폼도 없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멀티채널을 운영해야 하고요. 이에 따라 비용 절감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핸디캡까지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은 먼저 빠른 시간 내에, 앵그리 오렌지와 같은 상징적인 성공 모델을 만들어내야 하고요. 동시에 인수한 브랜드들의 평균적인 성장률도 잘 관리해야 합니다. 다만 문제는 국내 역시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이 급속도로 둔화되고 있어서,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일 텐데요. 결국 이와 같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스스로가 거품이 아님을 증명하는 애그리게이터 기업 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겁니다.



머스와 IT에 관한 트렌드를 기록하고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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