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브랜딩 시대, 조직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걸 잘 보여줍니다
아래 글은 2026년 02월 18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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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3문장 요약
1. 충주시 유튜브는 '조회 수'라는 명확한 목표, 전권을 위임한 유연한 의사결정 구조, 예산 61만 원의 B급 정체성을 통해 공공기관 채널로서 이례적인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2. 하지만 최근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의 퇴직과 그 과정에서의 내부 갈등 및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며, 강력한 페르소나에 의존했던 채널의 구독자가 단기간에 급감하는 위기를 맞았습니다.
3. 이번 사례는 개인의 역량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브랜드의 취약성을 보여주며, 향후 개인의 성과를 조직의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브랜드 정체성을 인물 너머로 확장해야 하는 과제를 보여줍니다.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의 퇴직 소식이 알려진 건 2월 13일이었습니다. 당시 충주시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는 오랜 목표였던 100만 명을 눈앞에 둔 97.5만 명. 그런데 불과 나흘 뒤인 2월 17일, 구독자 수는 75만 명까지 급감합니다. 약 22만 명이 이탈한 셈인데요. 별다른 사건이나 논란이 있었던 것도 아닌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더욱 이례적으로 보입니다.
충주시 유튜브 채널은 공공기관 채널 성공 사례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이른바 ‘B급 콘텐츠’ 전략으로 주목을 받으며, 기초자치단체임에도 전국 공공기관 채널 중 구독자 1위를 기록했죠. 고점 기준으로는 서울시 채널(약 29만 명)의 세 배를 넘겼고, 여러 중앙부처 채널과도 상당한 격차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B급’이어서 성공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철저한 기획과 전략, 그리고 이를 밀어붙일 실행력이 있었고, 그 중심에는 ‘충주맨’이라는 강력한 페르소나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그의 퇴직 소식 이후 나타난 급격한 이탈은 더 많은 질문을 남깁니다. 이번 글에서는 충주시 유튜브의 성공 전략을 되짚어보고, 왜 충주맨의 퇴직 이후 채널이 흔들리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충주시 유튜브의 성공 요인은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의 책 『홍보의 신』에 비교적 상세히 정리돼 있습니다. 다시 읽어보니 이 채널의 성장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핵심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목표를 오직 ‘조회 수’에 맞췄다는 점입니다.
공공기관 유튜브가 실패하는 이유는 대개 목표가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시정 홍보, 정책 안내, 이미지 제고 등 여러 목적을 동시에 붙들다 보니 콘텐츠는 딱딱해지고, 타깃도 자연히 좁아집니다. 만약 충주시 채널이 ‘충주시정 홍보’에만 집중했다면, 충주시 인구 20만 명이 사실상 구독자 수의 상한선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충주시 유튜브는 전제를 다르게 세웠습니다. 목표는 결국 ‘충주시를 더 널리 알리는 것’이고, 그러려면 핵심은 ‘더 많은 사람이 보게 만드는 것’이라는 판단이었죠. 그래서 경쟁 채널을 아예 침착맨 같은 당대 인기 크리에이터로 설정했고, 철저히 ‘재미’를 기준으로 콘텐츠를 기획했습니다. 유행을 패러디하며 B급 콘텐츠가 탄생한 것도 그 결과였습니다. 처음부터 B급을 지향한 것이 아니라, 명확한 목표를 좇다 보니 그 형식에 도달한 셈입니다.
둘째, 구조적으로 조회 수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목표가 명확해도 조직 구조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실행은 어렵습니다. 충주시 채널이 전통적인 결재 라인을 따랐다면, 콘텐츠의 실질적 타깃은 ‘시청자’가 아니라 ‘팀장’이 되었을 가능성이 컸겠죠.
그래서 충주맨은 ‘선 업로드 후 보고’라는 사실상의 무결재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덕분에 실험과 속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책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인터뷰 콘텐츠를 ‘재미없다’는 이유로 업로드하지 않았다는 일화도 등장합니다. 일반적인 공공조직에서는 쉽게 나오기 어려운 결정입니다. 하지만 목표와 의사결정 구조가 일치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B급 콘텐츠들이 연이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합니다.
셋째, 브랜드 정체성을 끝까지 지켜냈다는 점입니다.
한때 화제가 됐던 충주시 유튜브의 연간 예산은 61만 원. 다른 기관이 수억 원대 예산을 집행하는 것과 비교하면 극히 적은 수준입니다. 인기를 얻은 뒤 예산을 늘리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충주맨은 이를 고수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었습니다. ‘평범한 공무원이 예산도 없이 억지로 운영하는 유튜브’라는 콘셉트 자체가 채널의 정체성이었기 때문입니다. 제작 퀄리티가 과도하게 올라가면 오히려 그 세계관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죠. 그리고 바로 그 정체성이 더 많은 구독자의 공감을 만들어냈고요.
이처럼 명확한 목표, 이를 뒷받침하는 구조, 그리고 끝까지 지킨 정체성이 맞물리며 충주시 유튜브는 대형 채널과도 ‘재미’로 경쟁하는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 지점이 지금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최근 충주시 채널의 구독자 급감은 충주맨 개인에 대한 팬덤이, 그의 퇴직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과 맞물리며 채널에 등을 돌린 결과로 보입니다. 유튜브 채널 성공 이후 그의 빠른 승진을 두고 공직 사회 내부에서 불만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이전부터 들려왔죠. 이번에 퇴직이 현실화되면서 그동안 잠재돼 있던 문제의식이 수면 위로 올라왔고, 대규모 구독 취소로 이어진 셈입니다.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은 16일 유튜브 채널 게시물을 통해 이를 적극적으로 부인했습니다. 그럼에도 구독 취소 흐름은 쉽게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개인 브랜드와 조직 브랜드가 강하게 결합돼 있었던 만큼, 충격의 여파도 더 크고 길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는 미디어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패션 업계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마뗑킴의 김다인 창립자가 브랜드를 떠났을 당시에도 적지 않은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만약 그 과정에서 잡음이 크게 불거졌다면, 브랜드의 독립적인 성장 역시 쉽지 않았을 겁니다. 다행히 현재 마뗑킴은 안정적으로 성장 중이고, 김다인 창립자의 새 브랜드 다이닛 역시 순항하고 있지만, 이러한 전환이 항상 매끄럽게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례들이 보여주는 건 분명합니다. 개인에 과도하게 의존한 브랜드는 구조적으로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브랜드와 개인을 완전히 분리할 수는 없지만, 동일시되는 순간 리스크는 급격히 커집니다. 명품 브랜드들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개인에 의존하지 않고,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려 애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건 보상의 설계입니다. 조직은 종종 '성과는 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소비자들은 개인의 기여 또한 분명히 평가합니다. 공정성에 민감한 시대인 만큼, 초기 성장을 이끈 개인에게 합당한 보상과 서사가 마련되지 않으면 내부 갈등은 물론 외부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충주시 유튜브 사례는 단순한 공공기관 채널의 흥망을 넘어, ‘개인 브랜딩 시대에 조직은 어떻게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충주맨 없이도 충주시 유튜브 채널은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그 답은 개인의 성과를 조직의 구조로 전환하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인물 너머로 확장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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