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일단 만드세요, 페이스북숍스
우리가 쇼핑몰을 만들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솔직히 돈을 벌기 위해서죠. 특히 부캐나 n잡러가 유행하면서, 본업은 따로 있더라도, 쇼핑몰을 통해 부수익을 벌려고 하는 분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 낯설지 않은데요. 사실 재작년에도 이와 비슷하게 유튜브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유튜브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도, 지금의 쇼핑몰 창업 트렌드와 비슷했는데요. 창작자에게 광고 수익을 나눠주고, 또 그 수익이 작지 않다는 게 널리 알려지면서 전 국민의 장래희망이 유튜버가 되었던 거죠. 돈이 되니 사람이 몰린 겁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상대적을 배가 아팠던 회사들도 있었는데요. 대표적인 곳이 구글의 라이벌 페이스북이었습니다. 사용자들이 같은 SNS라도 돈이 되는 쪽에 몰리는 걸 보면서 부럽기도 하고, 위협감을 느끼기도 했을 겁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은 고민합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우리의 SNS에 진심이 되게 만들 수 있을까? 아 수익실현의 방법을 만들어줘야겠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페이스북 숍스입니다.
이러한 페이스북 숍스 도입을 검토하기 전에 먼저 본인의 SNS 계정을 살펴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SNS 활동을 열심히 한다거나, 혹은 내가 업로드를 자주 하진 않아도 늘 핫한 계정들을 팔로우하며,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려 노력한다면 오케이입니다. 그리고 심지어 내 계정이 이미 웬만한 인플루언서급이다? 그러면 무조건 도입하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페이스북 숍스 자체가, 페이스북 혹은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워를 많이 모은 사람들을 위해 만든 서비스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팬만 모여 있다면, 설사 쇼핑몰 운영은 초보라도, 생각보다 쉽게 초기 트래픽을 모을 수 있습니다. 저희가 그동안 다뤄왔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마이샵, 카페24 기반 자사몰까지 핵심적인 과제는 트래픽이었잖아요. 따라서 어떤 솔루션을 활용하더라도 광고가 필수였다고 말씀드린 바 있었죠.
물론 페이스북 숍스도 광고를 써야 매출을 극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건 솔직히 어느 플랫폼이든 동일할 거예요. 하지만 기존 팔로워 수가 충분히 있다면, 페이스북 숍스는 광고를 전혀 붙이지 않아도 매출을 올릴 수 있습니다. 그것도 매우 많이요. 아무리 대형 플랫폼이라도 끊임없이 광고를 할 수밖에 없는 다른 서비스들과는 명확하게 다른 지점입니다.
돌이켜보면 이미 과거에도 유명 블로거나 인플루언서가 직접 물건을 판매하거나, 협찬을 받거나,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등의 여러 커머스 활동을 하는 사례가 정말 많았습니다. 하지만 고객의 구매 여정 과정에서 콘텐츠에서 구매 페이지로 넘어가는 과정은 늘 병목이었죠. 물론 기존에도 페이스북 카탈로그 기능 등이 있었지만, 사용성도 불편하고 쇼핑몰의 프런트 화면과는 이질감이 커서 이탈이 적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본격적으로 커머스 활동에 나서기엔 제약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 숍스는 그 자체로, 쇼핑몰 경험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프런트를 지향합니다. 상품의 상세 정보도 바로 확인 가능하고요. 과거와 달리 상품 정보 등이 연동된 쇼핑몰에서 변경되면 바로 적용되는 등 사용성도 개선되었습니다.
물론 뒤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진짜 쇼핑몰이라고 부르기엔 부족한 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특히 쇼핑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상세화면이 많이 많이 부실합니다. 하지만 고객의 행동 흐름 측면에서는 정말 자연스러워졌다는 것은 장점입니다. 위의 이미지를 보시면 과정을 이해하실 수 있는데요. 먼저 우리는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잘 만들어진 콘텐츠를 접하게 되고요. 사진 속 태그를 통해 바로 상품의 상세로 이동합니다. 여기서 간단한 상품 정보와 가격을 바로 확인 가능하고요. 결제를 원한다면 쇼핑몰로 이동해서 구매까지 막힘 없이 이어지는 거죠. 이제 콘텐츠가 바로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의문이 하나 생깁니다. 아니 페이스북 숍스가 필요하고 효과적인 건 알겠는데, 그건 결국 다수의 팬들을 거느린 금수저들만 가능한 거 아니냐고요. 맞습니다. 앞서서 언급했던 것처럼 페이스북 숍스 자체는 팔로워를 가진 계정들에게 필요한 기능입니다. 하지만 내가 SNS 돌아가는 생태계를 잘 알고 있다면, 요새 트렌드가 뭔지 늘 캐치하고 있다면 충분히 팬을 모을 수 있습니다.
우선 인스타그램 잘하는 데를 벤치마킹하시면 됩니다. 업로드 주기, 올리는 콘텐츠의 유형, 자주 사용하는 해시태그들을 눈여겨봐 보세요. 그리고 따라 하시면 됩니다. 아 처음엔 어느 정도 먼저 팔로워도 거셔야 해요. 우리가 원하는 타깃 고객들이 많이 모인 계정을 팔로워 하거나, 아니면 아예 거기에 있는 팬들과 소통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발품을 팔면 팔수록 내 계정의 팬들도 늘어나는 것이 실감 나실 겁니다.
스마트스토어 상품의 이름이나 키워드를 정할 때처럼 데이터 한 스푼을 더해 넣으면 더욱 좋습니다. 제가 주로 이용하는 곳은 미디언스에서 운영하는 해시태그랩인데요. 특정 해시태그의 월간 추이나 유형 등을 수치화하여 알려주고요. 인플루언서 계정도 분석 가능하니, 마케팅 시에도 활용하면 좋답니다.
팬이 없어도 모으면 된다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SNS 팔로워 수 늘리는 게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쇼핑몰의 구매 고객이나 회원을 늘리는 것보다는 훨씬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쇼핑몰 제대로 하시려면 어차피 공식 SNS 계정 만드실 거잖아요. 어차피 운영할 SNS 계정, 조금만 더 신경 쓰신다면 페이스북 숍스를 활용하여 매출을 올리는 데도 활용할 수 있으니, 안 할 이유가 없지 않나요?
그럼 이렇게 좋은 페이스북 숍스는 비용이 얼마나 들까요? 놀랍게도 페이스북 숍스는 무료입니다. 정말 완전히 무료 온라인 상점 서비스랍니다. (물론 이렇게 무료인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건 다음 파트에서 다시 다룰게요.) 더욱이 앞서서 소개해드린 카페24 자사몰이 있다면 연동도 어려움 없이 바로 가능합니다. 무료인 데가 쉽기까지 하니 뭐 이건 거저먹기나 다를 바 없네요.
더욱이 페이스북 숍스의 가장 큰 장점은 글로벌 진출이 용이하다는 겁니다. 요새 국내에서 페이스북이 주춤한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페이스북의 위엄을 잊기 쉬운데요. 글로벌에서 무려 27억 명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를 보유한 대단한 곳입니다. 우리가 흔히 대세라 생각하는 유튜브와도 아직 5억 명이나 차이가 나요.
더욱 놀라운 건 순위권 내에, 페이스북 메신저와 인스타그램도 보인다는 건데요. 각각 10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여 4위와 5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페이스북이 올드해진 건 사실이지만, 현재 1위 SNS는 페이스북이 보유한 인스타그램이죠. 그리고 MZ세대는 카카오톡 대신 페이스북 메신저를 사용할 정도로, 페이스북 자체도 여전히 영향력 있는 플랫폼입니다. 이러한 면에서 정말 놓치기 싫은 매력이 있는 곳인 게 확실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페이스북 숍스는 국가별 다른 계정과도 연동 가능한데요. 이를 통해 우리 쇼핑몰도 해외진출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확실히 앞서 설명드렸던 다른 플랫폼들과 차별화된 강점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더욱이 요새는 아마존이나 라자다 같은 글로벌 풀필먼트 서비스들도 다수 존재하니까요. 이를 잘 엮으면 글로벌 브랜드의 꿈이 정말 실현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이렇게 좋아 보이는, 페이스북 숍스에는 정말 치명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굳이 다른 단점들을 지적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요거 하나만으로도 충분한데요. 바로 무조건 적으로 쇼핑몰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아니 이름부터가 숍스인데,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아까 제가 페이스북 숍스는 전체 무료지만 다 이유가 있다고 했던 거 기억하시나요. 페이스북 숍스는 전시는 되지만, 결제는 되지 않는 반쪽 자리 스토어입니다. 판매를 하지 않는 쇼룸과 같은 공간이라고 할까요. 결제가 안되니, 아무리 무료인 쇼핑몰이라도 지불해야 하는 결제 수수료마저 낼 필요 없는 겁니다.
따라서 페이스북 숍스는 보조 수단이지, 결코 메인 채널이 될 수 없습니다. 판매 기준으로 보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추가적인 수고를 필요로 하는 것이고, 그러면 굳이 할 필요가 있나 생각하실지도 몰라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웬만하면 조금 더 품을 들이시더라도 페이스북 숍스를 활용해보시는 것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상대적으로 팬들은 모으기 쉽다는 장점이 있고요. SNS 계정과 숍스를 통해 이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하고, 판매도 할 수 있다는 건 우리 쇼핑몰 혹은 브랜드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욱이 SNS의 특성상 정말 차별화된 브랜딩을 시도해볼 수 있기도 하고요. 페이스북 메신저나 인스타그램 DM, 그리고 라이브 기능이나 릴스 등의 숏폼 동영상까지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고객관리나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다는 부분도 장점이겠네요.
지금까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부터, 쿠팡, 카페24, 페이스북 숍스까지 시리즈로 쇼핑몰 오픈 시 고려할 만한 선택지를 다뤄보았는데요. 어떠셨는지 모르겠네요. 모든 글을 읽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사실 완벽한 답은 없습니다. 단지 주어진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쇼핑몰 플랫폼/솔루션이 존재할 뿐이지요.
그렇기에 여유가 있으시다면, 적어도 2-3개의 채널을 동시에 운영하시면서 상호 보완하는 포트폴리오를 만드시는 게 어떠신가 합니다. 요새는 다수의 판매채널을 한 번에 관리 가능한 서비스들도 많이 나와 있으니, 아주 어렵지는 않으실 거예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은 어떤 곳에서 쇼핑몰을 오픈하시든, 결국 명확한 타깃 고객과 이들이 좋아할 만한 품질과 가격을 갖춘 상품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본질에 충실한 쇼핑몰이 망할 일은 없으니까요. 다만 제가 썼던 글들이 헤매지 않고 조금 더 빠르게 성공의 길로 접어드시는 데, 약간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디로 가야 하죠, 우리 쇼핑몰 시리즈-
④ 내가 핵인싸라면, 페이스북 숍스
*위 글은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IT 이야기를 전하는 요즘IT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