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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May 03. 2021

DART(다트) 전자공시 활용을 위한 7가지 TIP

이커머스 기업을 중심으로 한 전자공시자료 활용 가이드

아래 글은 2021년 05월 03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다트(DART), 한번쯤은 다들 들어보셨을 텐데요! 풀네임은 기업 정보 전자 공시 시스템(Data Analysis, Retrieval and Transfer System)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상장회사는 물론이고, 일정 규모 이상의 비상장회사까지, 모두 자신들의 경영정보를 공시할 의무를 가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경영정보를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만든 시스템이 바로 다트입니다. 따라서 주식을 막 시작한 주린이라면, 더욱 놓칠 수 없겠죠? 하지만 막상 다트에 들어가 보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뭘 봐야 하는지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트, 대체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TIP① - 다트에도 다 때가 있습니다

 5월 첫 월요일에 다트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다 있습니다. 바로 5월이 다트에서 기업 정보를 구경하기 참 좋은 달이거든요. 혹시 요 근래 기업 실적들에 대한 기사가 많이 늘었다는 거 느끼고 계셨나요? 우선 법적으로 코스피나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은 사업보고서를 공시해야 하는데요. 결산 후 90일 내에는 무조건 공시해야 합니다. 또한 비상장 기업이라 하더라도, 일정 규모의 이상 기업들은 감사보고서를 공시해야 하고요. 전년도 감사보고서는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 기업이면 3월, 그리고 나머지 기업들은 4월 내에 공시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3월부터 기업들의 전년도 실적을 다룬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하고요. 특히 이커머스 플랫폼이나 스타트업들은 아직은 상장기업보다는 비상장기업이 많잖아요. 그래서 4월에 주로 감사보고서가 집중적으로 공시되곤 합니다. 이와 같이 보통 4월 중순쯤이면, 주요 기업들의 공시가 마무리되기 때문에, 우리도 4월 말이나 5월 초에 들어가면, 관심 있는 기업들의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를 쭉 훑어보기 좋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코스피,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들은 사업보고서뿐 아니라, 반기보고서나 분기보고서도 공시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반기나 분기 보고서는 45일 이내 공시하는 것이 기준이니, 그때 맞춰서 다트에 한 번씩 들어가 보면 더 도움이 되겠죠? 



TIP② - 다트는 한글을 사랑합니다♡

 자 그러면, 이제 다트를 한번 활용해볼까요? 그러려면 우선 다트 전자공시를 한번 들어가 봐야겠지요. 주소를 몰라도 검색창에 '다트 전자공시'라고 입력하면 나오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워런 버핏이 극찬한 시스템답게 사용법은 정말 쉽습니다. 검색창에서 찾고자 하는 회사명을 넣고 검색하면 결과가 바로 나옵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다트에서 회사명은 우리가 흔히 아는 이름과는 조금씩 다르다는 겁니다. 주로 영어나 숫자가 들어간 기업 이름은 곧이곧대로 넣어서 검색하면 조회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당황하지 마시고, 한글로 한번 바꿔서 검색해보시면 됩니다.


회사명에는 영어보다는 한글을 먼저 넣어 검색해보세요.  (출처: DART)


 예를 들어, 분사하여 이제 별도로 실적이 확인 가능한 SSG닷컴과 11번가가 우리를 혼동시키는 대표 사례들인데요. SSG닷컴은 '에스에스지닷컴', 11번가는 '십일번가'로 검색해야 나옵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법인 등록을 할 때 한글 이름을 꼭 넣어야 하기 때문인데요. 영어는 보통 발음대로 한글로 옮겨 적고, 숫자는 부분적으로 들어갈 순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트에서 검색할 시에는 우선 한글을 넣어서 검색해보시는 게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검색까지 하면 결과 화면에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가 보입니다. 그러면 클릭해서 뷰어로 보거나, PDF 파일로 다운로드하면 끝입니다. 정말 간단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제가 또 있습니다. 아니 이거 감사보고서가 수십 페이지가 넘고요. 심지어 사업보고서는 수백 페이지에 달합니다. 이걸 다 읽어 볼 수도 없고, 도대체 무엇부터 먼저 봐야 할까요? 



TIP③ - 손익계산서가 바로 엑기스입니다

 물론 공시된 자료를 모두 꼼꼼히 살펴보면 좋습니다. 하지만 공시자료가 처음이라면, 더욱이 시간도 없다면 딱 하나만 집중해서 읽어보면 됩니다. 재무제표 중 손익계산서가 바로 그것인데요. 손익계산서는 특정 기간 동안 기업의 경영활동이 얼마만큼의 이익 또는 손실을 내었는가를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우리는 흔히 쿠팡의 적자가 얼마라더라, 네이버의 영업이익이 성장했다더라 등의 소식들을 뉴스를 통해 접하곤 하잖아요. 그때 기자들이 참조하는 자료가 바로 이것입니다.


재무제표 중 손익계산서만 봐도 기업의 경영상황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출처: 이마트 사업보고서)


 손익계산서를 찾는 건 우선 목차에서 재무제표를 찾으면 되고요.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곧 손익계산서를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아예 손익계산서가 목차에 표시된 경우도 더러 있고요. 물론 여유가 있다면 손익계산서 이외의 것도 보면 좋습니다. 우선 아래에서도 다시 다루겠지만, 손익계산서 항목에 대한 주석 내용도 같이 봐야 할 필요가 있고요. 이외에는 현금흐름표도 같이 보면 좋습니다. 손익계산서에서는 외상 금액 등도 매출액에 포함시키기 때문에, 실제 돈이 오고 가는 것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손익계산서 내에선 이익을 봐도, 부도가 나는 경우도 있고요. 쿠팡과 같은 회사는 작년에 영업 적자임에도 현금흐름에선 오히려 3천 억 정도의 순증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TIP④ - 비용은 2가지만 기억하세요!      

 우선 오늘은 이중에서도 다시 손익계산서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또 이커머스 기업 만을 사례로 다루려 합니다. 왜냐하면 손익계산서 해석만 해도, 비전공자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 경영학 전공자라 해도, 곧잘 헷갈리는 개념이긴 합니다. 


매출에서 비용을 뺀 것이 영업이익입니다. 말은 쉽습니다. (출처: EO 비즈니스 퀘스트)


 사실 손익계산서 해석은 이론적으로는 매우 쉽습니다. 경영활동을 통해 번 돈을 계산하는 과정을 표로 옮긴 것뿐이고요. 매출에서 비용을 빼면 영업이익이 남는 아주 간단한 사칙 계산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한 공식이 어렵게 다가오는 이유는 그 안에 수많은 개념들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매출과 지출 항목에는 수많은 종류가 있고요. 그 종류에 따라 다르게 해석해야 합니다. 그중 우선 비용 항목들에 대해 먼저 팁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보통은 비용 중에서 매출원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매출원가는 말 그대로 판매하는 물건의 원가로, 수익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항목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커머스 기업은 수수료 매출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매출원가가 중요한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목해야 할 비용은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입니다. 광고선전비는 디지털 광고부터 TV광고까지, 모든 광고에 사용한 금액을 의미하고요. 판매촉진비는 우리가 흔히 쿠폰이라 부르는 프로모션을 위해 사용한 돈입니다. 


 이러한 비용을 해석할 때는 그 유형이 중요한데요. 크게는 판매 수량에 따라 같이 변하는 변동비와 이와 다르게 고정적으로 정해진 금액이 지출되는 고정비로 나뉩니다. 기업이 돈을 벌려면, 판매금액이 변동비보다 커야 하고, 변동비를 제외한 이익액이 고정비를 커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판매촉진비는 변동비의 성격이 강하다 볼 수 있고, 광고선전비는 둘의 특성이 조금 섞여 있습니다. 우선 판매촉진비의 경우, 매출액 대비 비율로 봤을 때, 율이 올라갔다면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여 많은 프로모션을 진행했다고 해석 가능합니다. 따라서 판매촉진비는 과도하게 지출되지 않도록 늘 경계해야 합니다. 반면에 광고선전비는 검색광고처럼 전체 매출이나 트래픽 규모에 따라 비용이 움직이는 경우도 있고요. TV광고와 같이 브랜딩을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고정비처럼 미래를 위한 투자 비용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플랫폼들은 초기에 광고선전비에 과도한 지출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성공하는 경우 올라간 인지도와 트래픽을 통해 매출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기도 하고요. 반대로 적자를 못 이겨내고 서비스가 종료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위의 2가지 비용을 얼마나 전체 매출액 대비 효율적으로 사용했느냐에 따라 플랫폼이 돈을 버느냐 못 버느냐가 결정됩니다. 물론 물류비용이나 IT 비용도 중요하지만 보통은 손익계산서에서 이를 명확하게 구분하여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비용은 위의 2가지만 집중적으로 보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TIP⑤ - 매출액은 거래액과 다릅니다

 지출 항목들을 간단히 살펴보았으니, 이번에는 매출액을 해석하는 방법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커머스의 매출액은 일반적으로 수수료 매출이 대부분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는데요. 위의 브랜디 손익계산서처럼 상품 매출과 중개매출을 나눠서 보여주는 아주 친절할 곳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매출액을 나누지 않고 보여주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우리가 이커머스 시장의 점유율을 계산할 때는 주로 거래액이라는 지표를 기준으로 합니다. 거래액은 거래에서 발생한 총금액을 의미하는데요. 말 그대로 해당 플랫폼에서 발생한 모든 거래의 판매금액을 합친 겁니다. 하지만 플랫폼 사업자들은 거래를 중개하는데 그치기 때문에 거래액의 일정 부부만 매출액으로 인식합니다.


 이 중에서 쿠팡은 매우 특수한 경우인데요. 쿠팡은 직접 상품을 구입하여 판매하는 직매입 비중이 90%에 달하기 때문에 거래액의 90%가 매출액으로 잡힙니다. 나머지 10%의 거래액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만큼만 매출로 인식되고요. 따라서 매출액 규모는 이베이코리아보다 쿠팡이 10배 이상 크지만, 거래액 규모는 큰 차이가 없는 겁니다. 



친절하게 상품매출과 중개매출을 구분지어 보여주기도 합니다. (출처: 브랜디 감사보고서)


 그렇다면, 위의 브랜디처럼 재화 매출이 잡히는 경우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커머스 기업에서 재화 매출이 잡히는 경우는 크게 3가지입니다. 우선 특정매입 매출이 있는데, 보통 백화점들이 주로 이렇게 판매합니다. 상품을 매상으로 매입하고 판매하다가 남는 재고는 반품하는 형태인데요. 사실상의 수수료 매출이지만, 형태는 재화 매출이라 전체가 다 매출로 잡힙니다. 또한 쿠팡의 로켓배송과 같은 직매입이 있는데, 여긴 아예 상품도 실제로 구입하고, 재고도 유통업체가 책임집니다. 마지막으로 PB매출이 있는데, 노브랜드처럼 유통사가 직접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브랜디는 동대문 의류 제품을 사입해 셀러들을 거쳐 판매하기 때문에, 상품 매출이 잡힌 걸로 보이는데요. 보통 이와 같은 직매입이나 PB매출의 경우 수수료 매출보다 수익률이 좋기 때문에 플랫폼의 성과를 크게 좌우하기도 한답니다.



활용법⑥ - 상품과 제품을 구분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재화 매출도 크게 상품 매출과 제품 매출로 구분됩니다. 상품과 제품이라니 같은 말 아닌가요? 얼핏 보면 말장난 같기도 하지만, 정의를 제대로 이해하면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답니다. 우선 상품 매출은 물건을 사 와서 판매하는 걸 의미합니다. 도매상에게서 사서 소매로 판매하는 겁니다. 반면 제품 매출은 원재료부터 구매해서 직접 제조한 후 판매하는 걸 의미합니다. 직접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경우가 해당됩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제조와 사입이 섞여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출처: 무신사 감사보고서)


 위의 무신사의 재무제표를 보면, 주석에 수익의 유형이 나눠져 있는데요. 여기서 상품 매출과 제품 매출이 구분되어 표기되어 있습니다. 무신사의 재화 매출은 곧 무신사의 PB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 매출을 의미할 텐데요. 우리는 재무제표를 보는 것만으로도 무신사 스탠다드의 상품 중 제조와 사입 비중을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단순 재무제표 기준의 내용이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간단한 표만으로도 이러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건 대단하지 않나요? 그래서 앞서 한번 언급해드린 것처럼 우리는 주석까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은 제품 매출입니다. 사실 사입을 해서 판매하는 건, 경쟁사가 따라 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제조 생산은 일정한 노하우가 쌓여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품 매출이 일정 규모 이상 있는 플랫폼의 경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가능성이 큽니다.



활용법⑦ - 숨겨진 의미를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언제 다트에 들어가야 하는지, 어떻게 기업을 찾고, 무엇을 봐야 하는지 이야기 나눠보았습니다. 그러면 위의 크로키닷컴의 손익계산서를 한번 해석해볼까요? 크로키닷컴은 지그재그라는 플랫폼을 운영 중인 회입니다. 여성 패션 플랫폼인 지그재그는 재작년에는 90억 원의 흑자를 내던 곳이었지만, 작년에는 무려 25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내는 기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목해야 할 2가지 비용 항목,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가 모두 무려 100억 원씩 증가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출액은 고작 100억 원 증가했는데 말입니다.


지그재그의 영업적자 전환 자체보다는 그 이유를 읽어내야 합니다. (출처: 크로키닷컴 감사보고서)


 여기까지만 보면 우리는 지그재그의 경영활동이 악화되었고, 과다한 비용 지출로 인해 적자 전환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걸로 다일까요? 아닙니다. 우리는 숨겨진 행간의 의미를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작년 지그재그는 에이블리와 브랜디라는 강력한 경쟁자에 추격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광고와 프로모션 비용을 늘릴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러면 그래서 지그재그는 추격자를 물리쳤을까요? 적어도 지그재그의 감사보고서 만으로 이 모든 걸 알 순 없습니다. 에이블리와 브랜디의 손익계산서도 들여다봐야 하고요. 셋의 거래액 추이나, 트래픽 변화도 봐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다트를 단편적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여러 기업들의 손익계산서를 묶어서도 보고, 보고서 밖 이슈도 엮어서 해석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숨겨진 의미를 해석 가능할 때, 우리는 온전히 다트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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