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의 물이 어는 추운 방에서 자고 일어나 얼음물을 깨고 세수하고
무뚝뚝한 안내자를 달래 가며 산에 올라 미라가 있는 동굴을 보았다.
바다인지 사막인지
이렇게 해가졌다
살다가 어느 순간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주 고맙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음식을 만들어 멀리 있는 아이에게 보내고 나서 "엄마, 정말 맛있어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나를 위해 연주해 준다는 생각이 들 때,
마음이 가는 예술작품을 볼 때,
두꺼운 책을 다 읽어 갈 때쯤 내 마음의 눈을 확 뜨게 해주는 한 문장을 만났을 때,
그리고, 이렇게 숨 막히도록 아름다운 경치를 볼 때.
말이나 설명이 필요 없다.
며칠 동안의 추위와 불편함 같은 것이 눈 녹듯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