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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Feb 03. 2024

우유니를 떠나  라파즈로

 우유니 시내에 있는 Julia Hotel에서 자고 간단한 아침을 먹었다.  우유니 시내에 있는 아마조나스 항공사 사무실로 갔다.

그곳에 가면 공항까지 데려다주는 셔틀버스가 있다고 했는데 벌써 떠나버렸다고 한다. 떠난 건지 안 가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택시 두대에 세 명씩 나누어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택시 운전사는 딸과 함께 일을 했다.


우유니에서는 온 식구가 나와서 일을 하는 것 같았다.  

여행사 사무실에서 남편을 도와 일하던 아내와 아기, 


엄마와 아기들이 같이 일할 수 있으니까 마음 놓고 아기를 낳는지도 모른다.

길에 엎드려 있는 아기가 귀여워 사진을 찍었더니 언니로 보이는 애가 얼른 앞을 가리며 돈을 달라고 했다. 그러니까 이 아이도 근무 중이었다.  

작은 마을에 여행객들이 몰려와 온 마을 사람들이 애 어른 할 것 없이 여행 관련 일을 하고 있었다. 

힘들었지만 특별했던 우유니를 뒤로하고 라파즈로 간다.    


라파즈에 도착하니 호텔에서 예약해 준 차가 기다렸다. 이 차로 라파즈 시내 관광을 하기로 되어있는데 짐 싣고 사람 6명 타고 보니 내가 짐짝처럼 느껴졌다.

 호텔로 가서 짐을 내려놓고 다니기로 결정했다.  

라파즈는 배 모양의 분지로 된 볼리비아의 수도이다.  

시내는 독립기념일 축제로 차가 호텔까지 갈 수가 없었다.

갈 수 있는 곳까지 가서 호텔 직원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신나게 춤추고    

푸짐하게 먹고  


화려한 복장의 젊은이는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물으니 흔쾌히 포즈를 취한다.  

할머니도 축제는 가야지   

시내에 돌아다니는 합승 버스에는 아직도 차장이 있다.

차비받고 정거장에서 "청량리 중량교가요.."는 아니지만 큰 소리로 가는 곳을 외친다.  


호텔에 짐을 두고 시내구경을 하러 나왔다.

 라파즈 시티투어는 달의 계곡에서 시작했다.

달의 계곡은 색깔 없는 브라이스캐년 같다. 라파즈시의 집들은  기다란 함지박 같은 분지를 더 이상 팽창할 수 없을 만큼 꽉 차있다.

흙이 부슬부슬 흘러내리는 언덕 위에도 집들이 올라앉아 있어 언제 무너질지 불안할 정도이다. 


 칼리 칼리라는 태양의 문이 있는 언덕이다.  

칼리 칼리 언덕에서는 라파즈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양쪽 언덕에 집들이 촘촘하게도 박혀있다.  

언덕에서 양귀비꽃을 만나다.

반틈 없이 들어앉은 집 사이에 핀 꽃이  화려하다.  

태양의 문 위에 지는 해가 걸려있다.   

라파즈 시의 심장  무리요 광장

무리요 광장에는 대성당과 대통령 궁과 국회의사당이 ㄷ 자로 붙어있다.   

 

국회의사당  

대통령 궁  


우리 일행의 막내 스테파니가  대통령궁 앞의 병사와 똑같은 모습으로  섰다.

표정이 그럴듯해 여기 취직해도 되겠다.  

   

사람들이 축제를 즐기는 동안 이 아이는 풍선을 팔고 다닌다.   

화려한 국회의사당 바로 옆에 이런 집이 있다.

집들이 촘촘하게 붙어있듯 도시의 명암도 극명하게 붙어있었다.



페루에서도 볼리비아에서도 여자들은 길에서  뜨개질을 했다.  

짐은 남자가 드는 것이 아니고 여자가 진다.  


그런데 이 여인들의 짐 진 모습은 왜 고통스럽거나 힘들어 보이질 않는 걸까?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과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데서 오는 차이점일까? 


시내구경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는데 아직도 축제가 진행 중이다

여전히  길이 막혀있어 호텔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서 내려 호텔까지 걸어갔다.

아침 9시부터 시작한 퍼레이드가 밤 9시에 끝이 날 것이라고 한다.  

절도 있고 질서 있지는 않아도 참가자나 구경꾼들이 즐기는 것이 느껴진다.   


그룹마다 특징이 있다.  

시작과 끝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호텔의 발코니에서 퍼레이드를 내려다보기가 좋았다.

점심을 잘 먹어 길에서 사 온 맛있는 오렌지 하나 저녁 대신 먹고 잠자리에 들었으나 잠이 오지 않았다. 

축제의 소음 때문인지  남미에 와서  난방도 들어오고 더운물도 잘 나오는 방에 처음 들어 몸과 마음이 놀란 것인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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