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파고스에 오기 전 안내 책자들을 보며 꼭 보고 싶었던 새들이 바로 이 친구들이다.
오후에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푸른 물에 발을 담근다고 다 저렇게 되지는 않는데.
발 색깔이 대한항공 색이다.
이 새들은 대대로 무리 지어 자기 동네를 잘 떠나지 않는다.
엄마가 태어난 둥지에서 자식이 둥지를 틀고
한번 조건이 좋다고 믿으면 대를 이어 살아간다.
booby는 스페인어로 바보라는 뜻.
찰스 다윈이 왔다가 관찰하고 죽는 해에 이름이 붙여졌다.
"파란 발 바보새"
갈라파고스 펭귄도 같이 논다.
이 새의 파란 발은 젊을수록, 건강할수록 색이 선명하다.
나이가 들거나 영양이 부족하면 푸른색이 없어진다.
수컷이 발을 까딱까딱하며 암컷을 유혹한다.
펭귄은 주로 남반부에서만 사는데 갈라파고스 펭귄이 지구상 가장 북쪽에 산다.
암컷이나 수컷이나 건강한 자식을 위해 발 색깔이 선명한 어린 상대를 원한다.
이 새들의 특징은 형제간의 싸움이다.
알은 보통 2-3개를 낳는데 5일 간격으로 부화한다.
첫째가 둘째를 쪼아 죽이는 일이 많은데 부모가 묵인한다.
특히 먹을 것이 부족하면 한 놈이라도 생존시키기 위해 부모가 약한 자식을 죽이기도 한다.
이사벨라 섬 주변은 동물의 천국이다.
사람이 다가 가도 불안해하지 않는다.
가이드는 2미터 안으로 접근하지 못하게 하나 동물들이 나에게 오는 것은 피할 필요가 없다.
이과나가 우글우글
예쁜 게 들이 옹기종기. 한국의 바닷가 시장에서 게들을 보면 쪄 먹고 싶고
게장으로도 먹고 싶은데
갈라파고스에서는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죄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여기선 낚시를 하면 안된다. 낚시금지 팻말이 귀엽다.
물 안에 틴토렐라스 라는 상어가 있다.
여기는 상어 서식지로 최상의 조건이라고 한다.
스노클링을 하라는데 오래 하지는 못했다.
숙소로 돌아와 저녁밥 주기를 기다리다가 어디서 맛있는 냄새가 나길래 밖으로 나갔다.
이사벨라 섬 골목에 보름달이 휘영청 떠 올랐다.
골목 식당에서 닭고기를 굽고 있다.
꼬치 하나를 사 먹어 보니 정말 맛있었다.
동물의 천국에서 닭은 제외되었다. 닭들이 억울하겠다.
호텔에 인터넷이 안되는데 직원이 인터넷 카페로 가 보라고 했다.
낮에는 손님이 없어 저녁 7시에나 문을 연다.
이 메일 체크하고 식당으로 돌아와 꼬치와 맥주 한 잔으로 저녁을 대신했다.
이메일 값 75전, 꼬치 저녁 10불.
초저녁 이사벨라 섬은 왠지 우리나라의 60년대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