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957년 미국청년의 눈에 비친 서울,

그리고 53년 후

by 질경이

오래전 우연히 알게 된 오하라(O'Hara) 씨는 내가 한국에 간다고 하니 그가 오랜 세월 간직해 놓았던

사진을 나에게 보여 주었다. 1957에서 1959년까지 주한 미군 통역사로 와 있는 동안 찍은 사진들이다.

폐기종으로 산소통의 도움을 받아야 숨을 쉬는 그는 한국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데 건강이 허락하지 않아

갈 수 없다고 했다

귀한 사진들을 받으며 나는 가능한 한 그가 기억하는 한국의 그 장소에 가서

사진을 찍어 가지고 보여 드리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b100515c37c9fcaf44fac0d3da2cda53651e86e1 한국은행 본점 1957년


b73a56f430f9cd5c9d5e3080139a12912e15b094 한국은행본점


c73747d31b3d3e7a8e5e39d705942ef673d60e7e 1957년 서울 중앙우체국



2d558c9269fd5da3ed6a429915e4e538518d96c3

현제 서울 중앙 우체국, 신세계백화점, 한국은행이 만나는 광장



3ec0355bd1187132926bd22179db62bb63054e38 1958년 충무로 태극당

그 당시 젊은이들이 모여 빵을 사 먹으며 데이트를 했다고 했다. 영어를 배우려는 여대생들이 그 당시에도 많았다고 했다


f2cead6d571588f92598eb3e058ef2247db41cc9 충무로에 태극당은 없었다.



77b29d60e9936e6304cb1923d81233bd02e38918 태극당이 이 근처에 있었을 것 같다.



06bf6a82f369317cb09699d71dd2a4ebbd62fc40 1958년 정릉




ce172cf842b36a0a0bc13afb3b1f95dac3573577

더 걸어 올라가 북한산 국립공원으로 가니

이런 모습이 있지만 여긴 아닌 것 같다.


지금은 흔적조차 없어 찾는 것을 포기하다....


78e9cdca28f0238f63b87298b4259bc47a1520a9 1957년 미아리 근처그의 부대가 미아리에 있었다고 했다


584ac2b469015bf1957ccd8b19b9c96e63c2a301 그 어려운 시절에도 UN의 원조를 받아서 지었다는 서라벌 예술대학.

1957년 미아리 근처

옛 주소가 돈암동 산 3-1 이라는데

지도를 검색하여 가장 가까운 곳까지 갔으나 역시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f478a14d04cc71adc1119e365586cc6933809991



1958년 혜화동 로터리의 한국 신사



cc04a21efb578c94399165510b55c38ab0626d85 한국 신사는 안 계시지만 서점은 있었다.


이 책방은 장욱진 화백이 그림 그리기에 몰두하느라 서울 대학교 교수직을 내어 놓은 후 그의 부인이 운영하였던 곳이다.

그의 부인이 교과서를 판매하여 집안 살림을 꾸려 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SINCE1953....

큰 서점들 때문에 작은 서점들이 견디지 못하는 이 시기에

아직도 버티고 있는 것이 대견하다.

d5fdd1242ad3865dcedd405e39e0ce848731df7d


서울만 변한 건 아니었다

내가 찍어간 서울의 사진들을 보며 너무나 신기해하고 좋아했는데 지금은 돌아가셨다.

"이 산소통만 아니면 너랑 같이 한국에 갈 텐데"라고 몇 번이나 말하던 그의 마지막 모습이 가끔 생각난다.

38da62a3ef77a65b561ed733ad2d7dc9a4b562fe
5364af34885cf5c91ad7cb3e38b4aa591859fd88


1957년 O'Hara군 2010년 O'Hara 옹



긴 역사로 보면 53년은 잠시인데

옛 사진 속의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져 가는 것을 보면 많은 것을 변화시킨 참으로 긴 세월이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