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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 Mar 09. 2020

4차혁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변화를 당할 것인가, 주도할 것인가? 


















https://mnews.joins.com/article/23724637?cloc=joongang-mhome-Group22


너도나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에 대해 이야기한다. 너무나 자주 쓰여 ‘삼척동자’에게도 익숙한 단어다. 그러나 누군가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뭐냐’고 묻는다면 이걸 명쾌하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하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정의를 모르더라도, 우리 중 대부분은 이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하고 있다. 아침에 휴대폰 알람으로 눈을 뜨고, 카톡으로 대화하며, 폰뱅킹으로 송금하고,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며, 마켓컬리에 주문해서 식단을 차리는 게 우리의 일상이 됐다.  


 


  


김광석 연구실장이 쓴 '경제 읽어주는 남자의 디지털 경제지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며 쉽게 개념을 알려준다.“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밀려오는 쓰나미와 같아서 우리가 막는다고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무엇인가요.  “알기 쉽게 말씀드리면 아날로그 경제에서 디지털 경제로 바뀐 겁니다. 과거에는 운전할 때 지도 책 펴고서 길 안내를 받았다면 지금은 내비게이션에 의존합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된 거죠. 이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특정 산업, 특정 사회, 지역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우리의 삶 전반과 모든 산업에 걸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상위 200개 기업은 2020년 전략과제 1번이 바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입니다. 현 정부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진흥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마련해나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예외가 없습니다.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는 것과 같습니다. 파도에 맞서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럴 수는 없죠. 파도에 맞서는 게 아니라 파도에 올라타야 합니다. 우리가 요즘 어디서 쇼핑합니까. 재래시장에서 대형마트로 바뀌었고, 지금은 온라인 시장이 크게 성장했습니다. 자장면은 어디서 주문합니까. 택시는 어디에서 잡습니까. 소규모 자영업자도 디지털 플랫폼에 올라타야 합니다. 택시가 플랫폼의 도움 없이 길에서 만나는 승객만 태운다면 곧 도태될 것입니다. 영세업체부터 대기업까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성공한다고 해서 조금 더 나의 상황이 개선되는 효율성의 문제가 아닙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살아남느냐 아닌가를 결정짓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진행되면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을까요.  줄어드는 일자리가 있겠죠. 대신 늘어나는 일자리도 있습니다. 일자리의 양의 변화가 아니라 일자리 구조의 변화에 주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보죠. 고속도로에 하이패스가 설치되면 요금 징수원의 수가 줄어듭니다. 그러나 하이패스 기기와 시스템을 수출하고, 하이패스와 금융을 연결하는 등 다양한 새로운 일이 생겨납니다.  앞으로 단순 노동이나 운영 인력은 줄어들겠지만 휴먼 터치(독창성·예술성 등 인간 고유의 역량)가 필요한 영역과 테크 이노베이션(기술혁신 역량)이 필요한 영역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더 많아질 것입니다.  


증기기관이 도입된 1차 산업혁명, 전기와 석유로 이뤄낸 2차 산업혁명 이후에도 같은 걱정을 했지만 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죠. 인터넷 혁명과 빅데이터·인공지능이 도입된 4차 산업혁명 때도 마찬가지가 될 것입니다. 일자리의 구조가 바뀌는 과정에서 ‘빅테크’ 기업이 탄생할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일자리 걱정보다는 어떤 역량을 갖춰야 미래에 필요한 인재가 될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래에 필요한 인재가 되려면 어떤 면에 중점을 두고 교육을 받아야 하나요.  “IT·인공지능·빅데이터를 활용하는 학문, 사물 인터넷을 활용한 자동차 산업 등 공학 계열에서는 디지털 경제를 리딩하는 디지털 기반 기술 영역에서 전문성을 길러 나간다면 유망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인문계·경상계·법학전공이라고 관련이 없는 게 아닙니다. 저도 경영과 경제를 전공한 사람입니다. 기업이 디지털 기술을 통해 어떻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지 전략을 세우고 방향을 제시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인문학적인 상상력도 굉장히 많이 필요할 것입니다. 또 법 전문가라면 앞으로 새로운 환경에서 제도적으로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할지에 대해 자신의 전공 분야를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인재 육성 프로그램에도 이 같은 내용을 더 담아야 할 것입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이후 한국은 국제 사회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런 질문을 해봅니다. 일본은 왜 20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했을까요. 많은 요인이 있지만 저는 산업 재편에 실패했다고 봅니다. 일본은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 시절에 필름 시장을 상당 부분 장악하고 있었죠. 그러나 디지털 트랜스 포메이션이 생겨 디지털카메라로 바뀔 때 시장을 절반 정도 잃었고, 디지털카메라가 휴대폰 카메라로 대체될 때 또 시장을 빼앗겼습니다. 그 사이에 우리나라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스마트 폰 보급 1위, IT 선도 국가 등으로 디지털 기술을 이끌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기술을 활용해 한 차례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과 기업의 투자가 이뤄져야 합니다. 또 이런 과정에서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투자도 필요합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수요가 많은데 현재는 인공지능 인재를 키워낼 만한 학과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필요한 인재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입니다. 이런 미스매치를 줄여야 새로운 산업으로 전환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역량이 부족한 사람이나 조직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까.  “제 책의 마지막 부분에 보면 작은 가게의 모습이 나옵니다. ‘우리 슈퍼는 모바일로 주문 가능합니다’라는 문구를 걸어 놓았습니다. 제가 감동하여 사진을 찍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디지털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습니다. 이 파도를 타고 넘겠다는 인식이 첫 단계입니다. 그 후에 내가 어떤 방향으로 디지털 환경에 맞게 서비스할 것인지 고민하고 정해야 합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면 도태된다고 생각하고 변화에 대처해야 합니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705408




베트남에 살면서 나는 '그랩'에 적잖이 놀랐다. 여행지에서 바가지를 쓰지 않고, 편하게 다닐 수 있는 데 그랩은 90프로 이상의 도움을 줬다. 그런 그랩이 생겨난건 정말 몇 년 되지 않은 일이다. 불과 10년 전? 이라고 하면 너무 옛날같지만 분명 네이트온 메신저를 쓰고 싸이월드를 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젠 카카오톡이 메신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그 점을 이용해 카카오톡은 기업별로 채널을 만들게 했고, 모바일 선물하기 기능을 이용해 상업플랫폼의 일부도 가져가려고 한다. 처음엔 광고가 시선을 잡아끈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이젠 그마저도 익숙해졌다. 


마켓컬리가 새벽배송의 테이프를 끊으면서, 너도나도 새벽배송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요새 내 눈길을 끄는 건 런더리고(빨래를 내놓으면 다음날 아침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 청소하우스(가정부를 몇 시간 정도 사는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편할 듯. 일주일에 한 번 내지 두 번 서비스를 신청하고 그 시간에 나는 편안히 주말을 보낸다고 보면 된다) 등이다. 사실 배달의 민족이 우리 삶에 엄청난 혁신을 가져온 건 맞지만, 그 시작에는 옛날부터 있었던 보부상!이 있다. 내가 어릴 땐 부모님이 그 책자를 뒤적이면서 학원 정보, 음식점 정보를 얻곤 했다. 배달의 민족은 그 서비스에 덧붙여서 배달까지 직접!함으로써 혁신을 가져온 거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시기가 인류역사상 몇 안되는 순간일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어떤 앱을 기획하느냐에 따라서, 어떤 서비스를 만들지 구상하느냐에 따라서 어마어마한 부를 거머쥘 수도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열쇠는 일상생활에 있다. 예를 들어 이부자리라는 기업을 떠올려 보자. 분명 전에는 동네에서 알음알음 이불을 사던 시절이 있었을거다. (아마도 100년, 혹은 80년 정도 전쯤엔) 그러다가 이부자리라는 프랜차이즈를 만들어서 상품을 규격화하고, 고객에게 신뢰를 얻으면서 그 브랜드는 전에 동네에서만 운영했더라면 절대 만질 수 없는 돈을 만질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지금, 이 이부자리가 살아남느냐는 홈페이지, 모바일 홈페이지, 앱에 따라 또 달라질지 모른다. 이부자리 자체가 살아남을 수도 있고, 이부자리처럼 살림살이를 모두 모아놓은 '오늘의집' 같은 플랫폼이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수도 있다. 변화는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다. 10년 후에는 누가 판세를 잘 파악해서 이겼는지 파악할 수 있을지 몰라도,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일단 뭐든 도전해봐야하는 시기라고, 난 생각한다. 그리고 그 답은 아마도 아주 근처에, 불편함을 느끼는 어떤 것에 있을 확률이 높다. 

(이부자리는 그저 떠오르는 상표의 예시일뿐, 그 기업이 실제로 모바일적으로 가치가 없다거나, 잘 성장하고 있지 못하다는 말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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