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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 Mar 20. 2020

전세계 확진자 24만, 우리는 8위로 내려왔다

이시기에 현대차는 역발상 투자로 생산량을 증가시킨다, 성공할 수 있을까?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전세계에서 급속도로 확산하는 가운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6~10주 안에 상황이 안정될 수 있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내놨다.

게이츠는 지식플랫폼 레딧에서 "검사와 ‘셧다운’ 조치를 잘한다면 6~10주 안에 (신규 확진) 사례가 매우 적어질 것이고 다시 (상점 등이)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18일(현지 시각) 말했다. "지금 이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는가"라고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그러면서 빌 게이츠는 "강대국은 2~3개월 안에 높은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하고 의료 능력이 부족한 빈국이 더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회적 자원이 부족한 빈국에서 우한 코로나 확산을 막기 힘들다고 분석한 것이다. 앞서 빌 게이츠는 2015년 미국 온라인 매체 복스와의 인터뷰에서 "인류 최악의 시나리오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에볼라’보다 더한 전염병이 퍼지는 것"이라고 말해 바이러스가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20/2020032000603.html


이번 주에만 시가총액(코스피)이 210조나 날아갔는데, 다음 주에나 논의한다는 겁니까?"(주식 투자자)
"증시 급락에 대비한 비상 계획이 있다고 장담하더니, 결국 아무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만 드러났다."(증권사 임원)정부가 19일 금융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50조원 규모의 비상조치 발표가 무색해진 하루였다. 국내 증시가 바닥 모르게 추락하는 상황에서 이미 한발 늦은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불안정한 출발을 보였던 코스피지수는 오후 들어 끝없는 하락을 거듭하더니 전날보다 8.4% 하락한 1457.64에 장을 마쳤다. 글로벌 금융 위기가 진행되던 2009년 7월(1440.1) 이후 최저치다.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89조6190억원이 급감해 982조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날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0.98%)이나 일본(-1.04%)은 증시가 선방한 데 반해 한국만 대폭락했다는 것은 경제 컨트롤타워에 이상이 생겼다는 의미"라며 "오늘 코스피 8.4% 하락은 오롯이 정부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정부 도움을 못 받는 한국 증시는 감독과 코치 없이 혼자서 원정경기 뛰는 선수 신세"(운용사 임원 A씨)라는 탄식도 나왔다.

◇증시에 찬물 끼얹은 정부 발표

증권시장안정기금(증안기금)은 주식 매수자를 찾기 힘든 증시 침체기에 주가의 수직 낙하를 막아주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투자자들은 코로나 쇼크로 한국의 증시 체력이 급격히 약해지자 정부의 증안기금 발표만 기다려 왔다. 하지만 막상 이날 정부가 증안기금 카드를 꺼내놓자, 투자자들은 오히려 패닉에 빠졌다. "구체적인 집행 계획은 아직 세우지 않았다" "빠르면 다음 주까지는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발언이 하락하던 증시에 더욱 불을 질렀다. 구체적인 내용과 명확한 방향성이 나오지 않아 시장 공포를 달래기는커녕 오히려 키우기만 했다.

한 운용사 임원은 "하루가 급한 코로나 확진자에게 다음 주까지 구체적인 안을 만들고 차차 병실을 마련하겠다는 식"이라며 "명확한 내용 하나 없다 보니 시장에서는 다음 주까진 아무런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이날 증시 변동성을 나타내는 공포지수는 장중 한때 71.74까지 올라 글로벌 금융 위기 발생 이후 11년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판 주식, 개인이 받아내

최근 증권가에선 조선시대 민초들이 뭉쳐서 외세에 저항했던 '동학농민운동'에 빗대어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외국인이 패대기치는 주식을 개미 군단이 줄기차게 사들여서 한국 증시를 지탱하고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코로나 급락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의 투자 전략은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9조5140억원 상당 한국 주식을 모조리 팔아 치웠다. 한국거래소가 전산 자료를 수집하는 1999년 이후 월간 기준 최대 순매도 금액이다. 반면 개미들은 '쌀 때 사두자'고 베팅하면서 같은 기간 8조6307억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순매수 기록이다. 결국 외국인이 처분하는 물량을 개인들이 전부 받아낸 셈이다. 개인들의 주식 매수액 52.3%는 삼성전자(우선주 포함)에 집중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과거 학습 효과가 있는 투자자들이 위기가 지나면 증시가 회복될 것이며, 이때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가장 먼저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서 사들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어제 40원 오른 환율, 스와프 발표후 뉴욕외환시장서 28원 내려
캐나다, 美와 상시 스와프에도 최근 환율급등… 장기효과 미지수


19일 한·미 통화 스와프(맞교환)가 전격 체결되면서 외환시장은 숨통을 트이게 됐다. 통화 스와프 체결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이날 오후 10시 40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57원으로 이날 한국 외환시장 종가 1285.7원보다 28.7원 하락(원화 강세)했다. 김태준 동덕여대 교수는 "예상 외로 한·미 통화 스와프가 빨리 체결됨으로써 외환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이번 조치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쇼크를 방치하면 안 된다는 연준의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이 지난 15일(현지 시각) 2차 긴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영국 일본 캐나다 등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달러화 통화 스와프를 확대한 것도 세계적인 달러 부족 현상을 완화하려는 조치였다.

그러나 통화 스와프가 외환시장 불안을 완전히 해소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정부의 달러 풀기 효과가 크지 않은 것처럼 외환시장이 안정될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상시 통화 스와프를 맺고 있는 캐나다의 경우 2018년 이후로 1달러당 1.2~1.3캐나다달러에 머물던 환율이 최근 며칠 새 1.45달러로 20% 정도 급등했다.

◇극심한 달러 품귀

한·미 통화 스와프가 체결된 배경에는 극단적인 달러 사재기 현상이 있었다. 이달 5일부터 이날까지 11거래일간 8조6000억원가량의 국내 주식을 순매도(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것)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화를 달러로 바꾸려고 외환시장에 몰려들었다. 국내 은행과 기업들도 달러를 한 푼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몰려들면서 19일 원·달러 환율은 1300원 턱밑까지 치솟았다. 개장과 함께 11원 넘게 급등한 환율은 장중 한때 1291원마저 뚫고 올라갔다. 오전 11시경 "펀더멘털 대비 한 방향 쏠림이 과도하다"는 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상승세는 진정되는 듯했지만, 결국 강력한 '달러 사자' 흐름을 바꿔 놓지 못했다.

외국인 투자자들과 국내 은행과 기업들은 달러 값이 오르고 있어 늦게 환전할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라 더욱 다급하게 달러를 사려 했다. 환율이 더 오를 걸로 모두가 예상하니, 수출 업체는 달러를 안 내놓았다. 이미 많은 달러를 가진 은행들도 최대한 '살 수 있을 때 사놓자'는 분위기였다. 반대로 수입 업체는 달러 결제를 빨리 마치려고 달려들었다. 시장엔 오직 달러 '사자'만 있고, '팔자'는 없었다.

세계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9일 기준 101.25로 열흘 새 6.7% 급등했다. 기축통화인 일본 엔화와 유로화까지 달러 앞에 무너졌다. 지난 10일 미국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102엔, 유로화 환율은 0.87유로 수준이었지만, 꾸준히 환율이 올라 이날 각각 109엔, 0.92유로까지 올랐다.

한·미 통화 스와프는 한시적(6개월)인 안전장치일 뿐이라는 한계를 가진다. 미국과 유럽의 우한 코로나 사태가 악화되면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로도 부족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위기 때마다 신흥국 시장 중 가장 먼저, 과도하게 외환이 빠져나간다고 해서 '아시아의 ATM(자동현금인출기)'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다. 외국인 입장에선 외환시장, 증권시장이 완전 자유화돼 자본을 현금화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 정부는 미국과 스와프 규모를 늘리는 협상을 다시 벌여야 한다.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코로나 쇼크'로 생산량을 줄이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오히려 생산량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역발상 전략을 채택했다. 현대차는 19일 "최대 주 60시간 근무안을 노조에 제안한 상태"라고 밝혔다. 국내 공장 증산(增産)에 나선 것이다. 현재 현대차는 평일과 토요일 특근을 합쳐 주 48시간 근무체제인데, 일요일 특근(8시간) 및 잔업 등을 추가해 생산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도 근무 시간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유럽 주요 자동차 공장이 우한 코로나 사태 여파로 잇따라 가동 중단을 선언한 상황에서, 시장의 빈틈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성공한다면 또 한 번 세계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존재감을 높이는 '퀀텀 점프'가 될 수 있지만, 실패하면 수요 침체 상황에서 재고만 쌓일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의 '담대한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코로나 여파로 인한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로 수차례 공장을 세웠던 현대차는 이후 중국 공장 조업이 재개되면서 현재는 공장 가동률이 100%로 정상화됐다. 지난달 현대차는 약 8만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는데, 일단 생산량을 높여 차질분을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제네시스 GV80(대기 기간 6개월), 팰리세이드(5개월), 그랜저 하이브리드(5개월) 등 인기 차종을 빠르게 출고해 계약 취소 사태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증산을 통해 해외 공장의 공급량 부족에도 대응할 수 있다. 18일(현지 시각)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해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이 공장에서 엔진을 공급받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도 연쇄적으로 멈췄다. 현대차 체코 공장,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도 감염 확산 우려로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2주간 가동을 멈춘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생산이 늘어나면 일부 차종에 한해 수출 물량으로도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론 증산을 통해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미국·유럽의 자동차 생산 대수는 2018년 총 3868만대였는데, 올해는 미국·유럽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멈춘 탓에 5~10% 정도 감소할 전망이다. 이 틈을 파고들겠다는 의도다. 현대차는 시장이 침체했을 때 오히려 대규모 투자를 하고, 공급 물량을 늘리는 '역발상' 전략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인 성공 사례가 있다. 2012년 초 유럽에서 투자를 늘린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정몽구 회장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 위축은 위기 진원지인 유럽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유럽 전략 차종(i20 등)을 따로 출시했다. 2012년 유럽 자동차 수요는 전년 대비 7.8% 감소했지만, 현대·기아차 판매량은 오히려 11.6% 증가했다. 점유율도 5.1%에서 6.1%로 높아졌다.

현대·기아차의 '도박'은 실패할 위험도 적지 않다. 우한 코로나 사태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유럽 시장이 조속히 회복되지 않으면 자칫 재고만 늘어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줄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BMW는 18일(현지 시각) 유럽 전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공장 가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수요가 급격히 줄어 생산량을 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공장을 세운 유럽 폴크스바겐,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르노, 푸조시트로앵 그룹(PSA)과 미국 포드 등도 코로나 확산 방지와 함께 수요 급감을 공장 가동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들었다. 완성차 공장이 멈추자 보쉬·콘티넨털·마그나 등 주요 부품사와 굿이어 등 타이어 제조업체들도 납품할 곳이 없어 생산 중단에 돌입했다. 영국 시장조사 업체 LMC 오토모티브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 전망치를 우한 코로나 이전에 비해 400만대 줄어든 864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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