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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 Mar 20. 2020

미국 시장에 투자할 때 알아둬야 할 몇 가지

이 글은 기업의 가치에만 집중해 장기투자하면 이익을 본다는 주제다 

미국 주식시장에는 기관, 외국인, 개인의 실시간 수급데이터가 제공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각 증권사의 매매동향도 보여주지 않는다. 잘 생각해보면, 미국 주식시장 시황을 읽으면서 외국인이 매수하거나 혹은 기관이 매도해서 시장이 상승했다, 하락했다는 문구를 본 적이 없을 것이다.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분들은 지금부터 유심히 시황을 살펴보자.


둘째, 미국 주식을 HTS로 거래할 때 1호가를 제공한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보통 10호가, 적어도 5호가를 보면서 거래하지만 미국 주식을 거래할 때는 단지 최우선매수, 매도호가를 보여주는 1호가만 제공한다. 심지어 1호가를 실시간으로 본다면 소정의 시세이용료를 매월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주식 투자는 “실적이 좋은 기업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라는 너무나 당연한 명제에 동의한다면 앞서 설명한 두 가지의 불편한 점이 우리의 투자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실적과 관련이 없는 정보는 불필요한 것이다. 오히려 실적에 집중하려는 투자자의 눈을 가리는 방해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4경5000조원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큰 규모의 주식시장인 만큼 작전주도, 테마주도 없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가 얘기한다. 눈을 감고 투자하라는 것이냐고 말이다. 하지만 사람을 가리는 본질은 내면에 있고, 주식 투자의 본질은 기업 실적에 있다. 이게 기본이고, 미국 주식 투자에서 꼭 봐야 하는 것이다. 여러 나라의 정세와 경제, 정치적 불확실성, 금리 등 주식에 투자하는 데 별로 관계없는 것이 아주 많다고 생각한다. 물론 알아서 나쁠 게 없겠지만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실적만을 본 투자자들은 금융위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때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시장이 급락해도 주식을 팔지 않는다. 하지만 실적 외에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 투자자는 이런 시장의 조정 때 거의 주식을 판다. 실제 예를 들어보면, 애플과 아마존은 2000년 이후 어떤 위기 속에서도 실적이 2분기 이상 감소한 적이 없다. 미국 주식에서 실적만 보고 10년 이상 장기 투자하면 승률이 100%였다는 점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미국 주식투자를 결심한 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제일 먼저 어떤 주식을 사야 하는 가이다. 어떤 주식을 매수해야 수익이 날까 잠시 고민에 빠질 수도 있지만, 필자는 보통 2초 안에 대답한다.


아이폰을 들고 있다면 애플을 이야기하고,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 있다면 스타벅스를 이야기한다. 마침 이런 이야기를 하는 장소가 맥도날드면 맥도날드 주식을 권하고, 나이키 신발을 신었다면 나이키 주식을 추천한다. 그 밖에 우리나라에는 1440만 명의 페이스북 사용자가 있고, 트위터도 한국에 수백만 개의 계정이 있다. 또 한 달에 수십만원을 주고 워런 버핏의 가치투자 방법을 배우기도 한다. 실제 버핏을 가장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지금도 그가 운영하고 있는 벅셔해서웨이 주식을 사면 된다. 이 한 주로 우리는 돈도 벌고, 그를 따라 하면서 주식 공부도 겸할 수 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덕분에 가능한 것이고, 방금 교통카드를 쓰면서 비자카드사에 수수료 일부를 주고 말았다. 어떨 때는 코카콜라의 청량함이 그리울 수 있고, 보다 저렴한 펩시를 선호하는 자들도 있다. 머리가 아프면 타이레놀을 먹으면서도 존슨앤드존슨사의 제품인지를 모른다. 이미 젊은이들은 넷플릭스를 보면서 잠이 들고, 주부들은 구글의 유튜브를 이용해 김치 만드는 법을 검색한다. 코스트코에서는 심한 주차난 속에서도 대형 카트를 끄는 회원들로 발 디딜 틈도 없다. 이렇게 가까이 미국 기업들이 와 있는데, 우리는 왜 몰랐을까? 버핏의 유명한 격언이 생각난다. “Don’t investing difficult”


미국 주식 투자에서 꼭 지켜야 할 원칙은 차트매매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차트분석을 통해 매매 시점을 예상하고, 미래 주가를 예측하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주가 위치를 파악하고자 할 때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되지만 매매에 활용하면 곤란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기마다 나오는 기업들의 실적발표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는 큰 이벤트다.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했는지, 하회했는지에 따라서 주가가 급등락하기 때문에 추세가 이어지지 않는다. 더욱이 상하한가 제도가 없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손실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 둘째, 미국 주식시장은 전체 시가총액이 약 4경원으로 한국 주식시장의 20배가 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주식시장이다. 이렇게 큰 시장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객관적인 실적이지, 주관적인 기술적 분석이 될 수 없다. 셋째, 미국 주식시장에는 워런 버핏을 포함해서 많은 투자의 대가와 글로벌IB, 운용사가 시장에서 활동하는 만큼 집단지성의 힘이 강하다. 이 집단지성 역시 뿌리는 실적이라는 것이다. 아니 최소한 차트분석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주식시장의 오랜 기간 성장은 당연히 실적 때문이다. 다우지수가 120년 동안 상승한 이유도, 당장 금융위기 이후 S&P500지수가 3배 가까이 상승한 것도 모두 실적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실적은 어디서부터 나오는 것인가. 필자는 개인적으로 기업 간의 공정한 경쟁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일부 대기업이 시장을 이끌고 지배할 수 있지만 이런 독점은 시장 전체적으로 보면 건강하지 못하다는 방증이다. 미국 증시를 10년 단위로 끊어서 보면 매번 시가총액 1위 기업이 바뀌는 것을 알 수 있다. 1960년대 1등 기업은 AT&T,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1등 기업은 IBM, 1990년대는 엑슨모빌, 2000년대는 마이크로소프트, 2010년대는 다시 엑슨모빌이었고, 2012년이 돼서야 애플이 1위에 올라섰다. 구글이 시가총액 톱 10에 진입한 것도 2012년부터였고, 아마존은 2016년부터 시가총액 상위그룹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196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무려 50년 동안 톱 10을 지켰던 GE는 지금 시가총액 상위그룹에서 보이지 않은 지 꽤 됐으며 다우지수에서도 퇴출되는 수모를 겪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월가는 2020년대의 시총 1위 기업은 애플이 아닐 거라고 예상한다. 어떤 이들은 아마존이 1위 기업으로 올라설 것이라고도 한다. 심지어 아직 상장하지도 않은 기업인 우버나 에어비앤비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모든 기업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실적이 좋아지고 시가총액이 올라가는 상황은 너무 자연스러운 것이다. 어느 시대에는 통신사가 아니면 컴퓨터회사가, 에너지회사가 1등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공유경제가 트렌드를 만들고 이끌어간다면 우버가 1등이 안되리라는 법이 없다. 반대로 어느 시대를 살든지, 트렌드와 상관없이 몇 개의 기업이 시장을 좌지우지한다면 신생기업들이 기회를 빼앗겨 고인 물처럼 썩고 말 것이다.


1990년부터 2017년까지 27년 동안 11월 추수감사절부터 12월 크리스마스 때까지 약 한 달간의 주요 지수 평균 등락률을 집계한 결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평균 1.93%, S&P500지수는 1.77%, 나스닥지수는 1.63% 각각 상승했다. 쇼핑시즌부터 연말까지 모든 지수가 상승한 셈이니 희망적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해당 기간에 매년 오르기만 한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초 닷컴 거품 붕괴 때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상황에선 손실을 보기도 했다. 27년간 손실을 본 해가 세 번밖에 없었으니 꽤 높은 확률로 상승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다우지수만 더 긴 구간을 확인해보자. 최근 100년과 50년, 20년을 각각 살펴보면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다. 12월 한 달에만 최근 100년 동안 평균 1.55%, 50년 동안 1.54%, 20년 동안 1.53% 올랐다. 상승 확률은 약 70%에 달해 연말 산타 랠리는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배당은 한 회사가 이윤의 일부로서 주주에게 나누어 주는 것을 말한다. 한 회사가 이윤이나 흑자를 얻으면 이윤을 사업에 재투자하고 이익 일부를 주주에게 나눠 줄 수 있다. S&P500 기업 중 배당에 참여하는 기업은 대략 85%인 420여 개사다. 배당성향은 약 40%로 평균보다 높은 편인데, 이왕 미국 주식에 투자한다고 결정했다면 배당을 주는 기업에 투자해보자. 배당은 달러로 입금되며 15.4%의 세율로 원천징수 후 계좌로 들어온다.


그럼 배당과 관련해서 미국 주식만의 특징을 살펴보자. 첫째, 배당지급주기는 월, 분기, 반기, 1년, 특별배당 등으로 다양하게 정해져 있지만 대개 분기(1년에 네 번)배당이 일반적이다. 둘째, 배당금 지급은 보통 1개월 내에 지급을 하되 빠른 경우는 10일 안에 지급하고 늦어도 2개월 내에는 모두 지급한다. 단 국내의 경우 시차문제로 인해 현지지급일에서 1주일 내의 시간이 더 소요된다. 셋째, 배당투자 시 언제까지 주식을 보유하면 배당을 받을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Ex-Dividend Date’라는 용어만 기억하면 된다. 이는 ‘배당락일’이라는 뜻으로 배당락일 전일까지만 매수하면 배당 참여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12월2일이 배당락일이면 12월1일 장 마감 전까지만 매수하면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주식시장은 우리가 보는 일상의 세상처럼 본연의 모습이 있다. 아마도 그 본연의 모습은 기업의 실적을 근거로 장기투자를 통해서 꾸준하게 수익을 창출하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기업의 실적보다 차트분석을 더 선호하고, 정확한 분석과 판단보다는 각종 루머와 의미 없는 잦은 매매가 바로 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선진시장으로 투자자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실적과 뉴스가 대부분이고, 그 외 기능은 없어지거나 더 단순해지고 있다.


필자는 이제 많은 투자자에게 묻고 싶다. “주식시장은 신도 모르는 예측이 불가능한 영역이다”라는 주장에 동의하는가? 만약 동의한다면 지금이라도 스스로의 노력과 냉철함을 바탕으로 어디에도 가려지지 않은 주식시장 본연의 모습을 보는 연습을 해보자. 지금처럼 주식시장이 어려울 때 믿을 것은 기업의 실적과 밸류(가치)다.


미국에는 시장을 이기려고 하는, 혹은 이기고 있는 다양한 전략이 있다. 그중에서도 일반투자자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품이 바로 상장지수펀드(ETF)다. 그중 AIEQ(AI Powered Equity ETF)는 인공지능(AI)이 운용하는 ETF로 거의 대부분 기간에 S&P500지수를 두 배 이상 초과하는 수익률을 자랑한다. 그런데 최근 미국 증시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AIEQ가 거꾸로 시장보다 두 배 이상 떨어지고 있다. 그 이유를 찾아보니 기계적으로 설계된 로직에 의해 많은 매매가 실행되고 있었다. 급락하면 과감하게 손절을 실행하고 급등하면 무리하게 매수했다. 감정이 없는 인공지능이니 오죽했겠는가.


미국 주식시장에는 재미있는 통계가 있다. 이 통계를 말씀드리기 전에 ‘주식시장은 신도 모른다’라는 간단한 명제에 동의해야 한다. 차트로 일봉·분봉과 현란한 기술적 분석으로 시장의 고점과 저점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하면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1990년부터 2015년까지의 통계이고, 이 기간을 분석한 이유는 닷컴버블과 금융위기가 있었기에 충분히 시장의 속성을 반영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섣불리 주식을 매도하고 시장을 떠나 있을 때 하필 시장의 고점이 찾아온 상황을 가정한 것인데, 시장의 고점을 단 10일 동안만 누리지 못해도 25년간의 연평균 수익률은 4.50%로 계산됐다. 고점을 20일 동안 누리지 못하면 연평균 수익률은 2.10%로 줄어들고, 30일 동안 떠나 있었다면 수익률은 제로다. 40일로 그 기간이 늘어나면 오히려 연평균 2.00%의 손실을 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25년 동안 그냥 시장에 머물렀던 투자자는 연평균 8.20%의 수익을 챙길 수 있었다.


시장이 어려워지면 친구도 만나고 가족들과 여행도 떠나고, 그래도 할 게 없으면 TV를 보라고 조언한 워런 버핏의 말이 생각난다.


https://www.hankyung.com/finance/article/2018123049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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