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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 Jun 03. 2020


감각적인 오디오

집에서 안나가는 시대가 올까? 아예...?


요즘 핫플에 가면 ‘좋은 소리’가 있다


음악·음향에 민감한 마니아의 영역이었던 오디오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나도 한 번 오디오에 투자해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 문을 두드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음악 감상은 물론, 넷플릭스·유튜브 등 집에서 영상물을 즐기는 시간이 늘면서 좋은 음향 가전의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집에 가져다 두면 폼도 난다. 인테리어의 완성 요소로 프리미엄 오디오를 선택한다는 얘기다. 특히 초고가 최상위급 오디오보다는 비싸도 최대 1000만원을 넘지 않는 프리미엄급 오디오 시장의 확장이 눈에 띈다.  

프리미엄 음향 가전 시장 주목
코로나19 ‘집콕족’ 늘자 반사효과
좋은 공간 만드는 오브제로 여겨

성수동 '에디토리'. 오디오와 함께 가구, 소품, 조명 등을 집의 거실처럼 꾸며 놓았다. 김성룡 기자


요즘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핫플(핫 플레이스)’에는 어김없이 프리미엄 오디오 매장이 들어서 있다. 청음시설은 필수다. 최근 한남동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상가 시설 ‘나인원 한남’에는 프랑스 유명 오디오 브랜드 ‘드비알레’ 플래그십 스토어 외에도 음반을 구매할 수 있는 ‘오드 레코드’, 하이엔드 오디오 청음 시설과 바가 결합한 프라이빗 청음실 ‘리스닝룸 by ODE’ 등이 입점해 있다. 청음실에선 편안한 의자에 앉아 드비알레‧버메스터‧스텐하임 등 고가의 유명 오디오들을 사용해 원하는 음악을 들어볼 수 있다.  


나인원 한남의 ‘리스닝룸 by ODE.’ 편안한 의자에 앉아 음악을 들어 볼 수 있다. 사진 오드


경기도 수원 광교의 복합 쇼핑몰 ‘엘리웨이 광교’ 내 남성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스트롤’에도 영화음악 LP 등을 하이엔드‧하이파이(고음질) 오디오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유명 오디오 브랜드 ‘매킨토시’‘바워스 앤드 윌킨스(B&W)’가 구비된 오디오 공간은 매장을 방문하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예약 없이도 한두 곡 정도는 청음이 가능하다. 스트롤 관계자는 “사람들이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청음 시설을 준비했다”고 했다.  


앨리웨이 광교의 남성 편집숍, '스트롤'의 오디오 룸. 사진 스트롤


‘핫플’에 들어선 청음실은 오디오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꽤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물론 누구나 몇 천만원대, 심지어 억대에 이르는 초고가 하이엔드 오디오를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디오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늘었지만 전체적인 소비 금액은 내려갔다. 요즘은 주로 ‘입문용’으로 불리는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매출도 프리미엄 음향 가전의 인기를 증명한다. 신세계 백화점 오디오 부문 매출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14% 성장했다.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뱅앤울룹슨(B&O)’과 ‘제네바’는 각각 11%, 14% 매출 증가를 기록했고, ‘보스’도 소폭 상승했다. 다만 ‘골드문트’ 등 최고가 하이엔드 오디오 상품들은 이전과 비슷한 정도다.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뱅앤울룹슨 매장 역시 올해 3월~5월 30.3%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신세계 백화점 라이프스타일팀 서동조 바이어는 “중고가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이 확대되면서 전체 오디오 시장이 활기를 찾고 있다”고 했다.   

갤러리아 백화점 광교점의 ‘뱅앤울룹슨’ 매장 전경. 사진 갤러리아 백화점


초고가부터 중저가까지 다양한 오디오를 구비해 문턱을 낮춘 오디오 편집숍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서울 성수동의 오디오 편집숍 ‘에디토리’는 마니아보다 이제 막 오디오 세계에 입문한 이들을 위한 편안한 공간을 지향한다. 다양한 오디오와 스피커, 각종 음향 장비는 물론 오디오와 어울리는 가구·조명·소품 등도 즐비하다. 총 50여 개 브랜드의 300여 개 제품이 놓여있는데 이 중 오디오는 15개 브랜드 정도다. 청음실은 따로 없다. 집에서 가족들이 함께 음악을 듣는 일상적인 환경을 재현하기 위해 공간 곳곳에 스피커와 의자를 두고 오디오 쇼룸을 꾸몄다. 좋은 소리뿐 아니라 공간에 멋을 주는 ‘오브제’로 오디오 가전을 구매하려는 이들을 위해서다. 에디토리를 운영하는 ‘디앤오’ 조영직 부사장은 “최근 디자인에 관심 많은 여성 소비자, 가족 단위 소비자가 늘었다”고 했다.  


갤러리아 백화점 커뮤니케이션팀 강나혜 과장은 “음향 가전의 역할뿐 아니라 홈 인테리어 효과까지 거둘 수 있어 디자인 면에서 우수한 오디오 브랜드를 선호하는 추세가 강하다”고 했다. ‘드비알레’ 수입사인 오드 마케팅팀 조은주 마케터는 “요즘은 소리의 질은 기본이고, 디자인까지 고려해 인테리어의 완성 요소로 프리미엄 음향기기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의 성장세는 코로나 19의 영향이 크다.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음향이나 영상 가전에 힘을 주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특히 가족 단위, 3040 젊은 층은 고가의 홈시어터를 구성하고 이에 어울리는 음향 가전 구매를 고려한다. 프로젝트를 사면서 고가 스피커를 구매하거나, 대형 벽걸이 TV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고가의 사운드 바를 구매하는 식이다. 이때 음향·영상 가전의 디자인까지 고려해 일상의 공간과 어울리는지 꼼꼼히 판단해서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 명품 오디오 수입사 ‘오디오갤러리’ 관계자는 “올해 2월~3월과 비교해 4월~5월 매출이 약 40% 정도 상승했다”고 했다. 성수동 에디토리도 코로나 19 이후 매출이 100%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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