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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누키 우동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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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 Sep 18. 2018

우동보다 튀김으로 유명한 우동집

반숙 계란 튀김과 어묵 튀김 치쿠와로 유명한 치쿠세이

반숙 계란 튀김으로 유명한 우동집, 치쿠세이

다카마쓰 시내에 위치한 치쿠세이(竹清)는 우동보다 튀김으로 더 유명한 가게다. 여러 튀김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튀김은 반숙한 계란을 기름에 튀기는 반숙 계란 튀김(半熟卵の天ぷら)과 치쿠와(ちくわ天ぷら)라고 불리는 긴 어묵 튀김이다.이다. 가게 입구에 튀김을 위한 전용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영업시간 내내 바쁜 손길로 튀김을 튀겨낸다. 치쿠세이는 1968년부터 영업을 시작했으며, 다카마쓰 본점 외에 일본 오카야마, 치바, 오사카, 히로시마에도 분점을 가지고 있다. 본점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45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로 점심 시간 동안만 짧게 3시간 30분 정도 문을 연다.

▲ 반숙 계란 튀김으로 유명한 치쿠세이. 우동보다 튀김으로 더 유명하다.

▲ 근처에 위치한 주차장. 한 다발을 의미하는 타마로 우동의 양을 표시하고 있다.

인기 우동집답게 문을 열기 전부터 손님들이 줄을 서 있다. 가장 붐비는 시간대는 12시 경으로 이때는 10~20m 긴 줄이 늘어서기도 한다. 그래도 셀프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고, 손님들 대부분 바쁘게 우동을 먹고 일어서기 때문에 회전율은 상당히 빠른 편이다. 특히 치쿠세이는 1960년대부터 셀프 방식을 시작한 원조 셀프 우동 가게로 불리기 때문에 주문 후 우동과 튀김을 받는 모든 과정이 일사분란하게 착착착 진행된다. 우동 주문도 줄을 서 있을 때 미리 직원이 와서 주문을 받아 간다. 우동을 주문할 때는 우동의 양, 차갑게 먹을지(冷たい, 츠메타이) 따뜻하게 먹을지(温かい, 아타타카이)를 말하면 된다. 우동 메뉴는 단 하나 밖에 없기 때문에 우동의 양만 결정하면 된다. 양은 한 다발을 의미하는 타마(玉)로 주문한다. 0.5타마(0.5玉, 140엔)부터 1타마(1玉, 170엔), 1.5타마(1.5玉, 200엔), 2타마(2玉, 230엔), 3타마(3玉, 290엔), 4타마(4玉, 350엔), 5타마(5玉, 410엔)까지 있다. 치쿠세이에서는 튀김을 반드시 함께 때문에 우동의 양은 적당히 주문하는 게 좋다. 보통 1타마 또는 1.5타마를 주문한다.

▲ 가게 입구에서 연신 튀김을 튀겨내는 아주머니.

▲ 가게 안 주방에서는 우동 면을 삶고 담는 과정이 계속 진행된다.

우동을 받기 전 튀김을 접시에 골라 담을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반숙 계란 튀김과 치쿠와 어묵 튀김은 금새 없어지기 때문에 별도로 주문해야 한다. 별도로 주문하면 즉석에서 튀겨낸 튀김을 바로 가져다 준다. 우동을 받은 다음에는 직접 우동을 데치고, 우동 위에 토핑을 올려야 한다. 차가운 우동을 먹을 경우 차갑게 식힌 가케 다시(かけだし) 또는 차가운 쓰유를 부으면 되고, 따뜻한 우동을 먹을 때는 우동 면을 10초 가량 데친 다음 뜨거운 다시 국물을 담고, 그 위에 파, 미역, 생강, 튀김 가루 등 갖가지 토핑을 올리면 된다.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가게다보니 영어로도 안내문을 적어놓았다. 조금 허둥지둥하더라도 직원이 친절하게 도와준다.

주문한 우동과 튀김이 모두 테이블에 놓이고, 드디어 맛을 본다. 가장 먼저 손길이 가는 건 역시 반숙 계란 튀김이다. 젓가락으로 반을 가르자 샛노란 노른자가 스르륵 흘러나온다. 고소함이 한 가득 느껴지는 튀김이다. 반숙 계란 튀김을 우동 위에 올려놓고 같이 비벼 먹어도 좋고, 튀김만 따로 먹어도 좋다. 치쿠와 어묵 튀김 역시 고소한 풍미가 입 안을 가득 채운다. 부드럽게 삶아진 우동과 잘 어울리며, 금세 우동 한 그릇이 없어진다. 우동을 먹다가 뭔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국물을 추가하거나 다른 토핑을 올려 먹어도 된다. 다 먹고 난 뒤 그릇은 반납구에 직접 반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