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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 Oct 15. 2018

왜 여기에 모아이 석상이?

규슈 남단 미야자키 해안에 서 있는 모아이 석상


7개의 모아이 석상이 서 있는 테마파크, 선 멧세 니치난



미야자키 니치난 해안(日南海岸)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이스터 섬의 상징인 모아이 석상이 서있다. 푸른 바다를 등지고 마치 이스터 섬에 온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 풍경은 미야자키를 상징하는 풍경 중 하나다. 일곱 개의 모아이 석상은 1996년 조성된 선 멧세 니치난 테마파크에 세워졌다. 


왜 규슈 남단 미야자키 해안에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이 세워졌을까?



이 테마파크가 만들어진 이야기는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0년 칠레 대지진으로 이스터 섬에 있던 모아이 석상이 피해를 입었다. 복구를 해야 했지만, 장비와 인력이 부족해 그대로 방치되어 있던 상황에 1988년 일본의 한 방송사에서 세계 불가사의 중 하나인 모아이 석상에 대해 방송했다. 지진으로 쓰러진 모아이 석상의 모습이 브라운관에 비춰졌고, 이를 본 한 크레인 업체(タダノ, 타타노)에서 나서 도와주게 되었다. 1990년부터 3년 동안 이스터 섬에 가서 쓰러진 모아이 석상을 세우는 걸 도와줬고, 이후 이스터 섬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다. 이런 업체의 노력을 고맙게 여겨 이스터 섬 장로회에서는 모형 모아이 석상을 만드는 것을 승인해줬다. 그리고 이스터 섬에 있는 모아이 석상을 그대로 본떠 만든 모형 모아이 석상 일곱 개가 선 멧세 니치난에 세워지게 된 것이다.


푸른 바다를 등진 모아이 석상은 세워지자마자 미야자키를 대표하는 풍경이 되었다. 그리고 이 모아이 석상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가파른 언덕에 위치한 선 멧세 니치난은 유료 시설. 입장 후에는 언덕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사진을 찍고 풍경을 감상하자. 입구에서 골프 카트를 대여해주기도 하지만, 일본 국내 면허증을 가진 사람만 대여할 수 있다. 요금은 30분에 1,000엔. 


일곱 개의 모아이 석상이 세워진 언덕은 언제나 많은 관광객들로 붐빈다. 석상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하고, 석상 앞 잔디밭에서 단체로 점프를 하며 점프샷을 남기기도 한다. 미신이긴 하지만, 일곱 개의 석상은 각각 가지고 있는 운이 있다고 한다. 가장 왼쪽에 있는 석상부터 사업운, 건강운, 연애운, 꿈 실현 운, 결혼 운, 재운, 학력 운이다. 석상 옆에 서서 원하는 석상을 만지면 운이 이루어진다고 하며, 연애운과 재운을 가진 석상이 가장 인기 있다. 석상 아래에는 10여 종류의 가축을 사육하고 있는 목장이 있다. 말, 소, 토끼, 염소 등 친숙한 동물들이 살고 있고, 아이들과 함께 온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다. 



언덕을 따라 올라가면 일곱 무지개 빛깔로 된 앉아 있는 동상을 볼 수 있다. 일렬로 쭉 앉아 있는 이 동상은 ‘모아이 바다를 바라보는 보아이안(モアイと海を 見る ヴォワイアン)’이라고 부른다. 보아이안은 프랑스어로 ‘보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동상과 똑같은 표정과 자세로 앉아 사진을 찍는 여행자들이 많이 보인다. 



선 멧세 니치난의 가장 꼭대기에는 17개 종교 단체 대표들이 만든 ‘지구 감사의 종 (地球感謝の鐘)’이 세워져 있다. 지구에 대한 고마움과 환경을 지키고 보존하자는 마음을 담고 있다. 언덕 곳곳에는 푸른 바다와 모아이 석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고, 커다란 그네를 타며 여유로움을 즐기는 여행자들도 보인다. 이상향만으로 여겨지던 이스터 섬의 모아이 석상이 미야자키의 한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미야자키의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잠시나마 이스터 섬에 온 듯한 기분을 내는 것도 꽤 괜찮다.


구글 지도 - https://goo.gl/maps/PhgutxqpT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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