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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 Oct 15. 2018

규슈 도자기 여행

조선 도공에서부터 시작된 일본 도자기의 역사


규슈 도자기 여행


규슈 아리타, 이마리, 하사미 지역은 일본 도자기의 고향으로 불린다. 그리고 그 시작에 조선인 이삼평이 있다. 정유재란(1597~1598년) 당시 사가 번의 번주 나베시마 나오시게(鍋島直茂, 1536~1618)에게 납치되어 온 도조 이삼평(陶祖 李參平, ?~1655)은 아리타 지역에 있는 이즈미 산(泉山)에서 양질의 고령토(백토)를 발견해 일본에서 처음으로 백자를 만든 인물이다. 이를 계기로 아리타를 비롯해 이마리, 하사미 지역은 본격적인 도자기 마을로 성장했다. 


도조 이삼평이 백자를 만든 후 수많은 가마가 생겨났고 각 가마마다 저마다 독특한 무늬를 가진 다양한 도자기를 생산하며 일본 도자기 문화를 꽃 피웠다. 1650년대 들어서는 아리타 도자기가 유럽 전역으로 수출되어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산골 마을이 한 도공에 의해 백자를 생산해내면서 일본 도자기 역사의 중심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아리타, 이마리, 하사미 지역에서 생산된 일본 도자기는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먼저 카키에몬(柿右衛門)이라고 불리는 최고급 자기가 있다. 카키에몬은 청색 안료만 입히던 기존 백자에서 한 발 나아가 청색과 대비되는 주황색을 입히는 데 성공한 자기다. 사가 번의 번주는 이 주황색을 감의 색으로 여겨 감나무 시(柿)자를 넣어 카키에몬이라고 부르게 했다. 은은하면서 고급스러움이 물씬 느껴지는 카키에몬은 천황을 비롯한 최고위층을 위해 진상되었고, 현재도 그 명맥이 이어져 오고 있다. 


두 번째 아리타 도자기는 나베시마야키 (鍋島焼)다. 나베시마 번주의 전용 가마에서 제작된 자기로 판매용이 아닌 진상용으로 만들어졌다. 막부를 비롯한 다이묘와 조정에 헌상하기 위한 용도로 제작된 도자기로 이마리의 깊은 산골인 오카와치야마(大川内山) 비밀의 도자기 마을에서 제작되었다. 나베시마야키는 우아하면서 절제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고 평가된다. 


마지막 아리타 도자기는 해외 수출용으로 제작된 이마리야키(伊万里焼)다. 주로 유럽으로 수출되었던 자기로 이마리 항구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이마리야키라고 불리게 되었다. 유럽은 원래 중국에서 자기를 수입해왔다. 하지만 명나라에서 청나라로 교체되던 17세기, 항구 입항이 금지되면서 자기 수입이 어려워지자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는 일본의 아리타 도자기를 주문해 유럽에 판매하게 된다. 결과는 대성공. 유럽의 귀족들은 중국의 것보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무늬를 가진 아리타 도자기를 더 원하게 되었다. 1650년부터 수출을 시작해 70년 동안 약 700만 개의 아리타 도자기가 유럽으로 건너갔을 만큼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아리타, 이마리, 하사미 지역에는 수많은 도자기 공방이 퍼져 있다. 각 공방마다 내세우고 있는 콘셉트와 도자기 스타일이 달라 비교해가는 재미가 있다. 아리타에는 3km에 달하는 길을 따라 도자기 공방이 늘어서 있고, 일본 도자기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사가 현립 규슈 도예문화관을 방문하면 된다. 




아리타 도자기 공방이 모여 있는 아리타 도자기(有田焼) 거리


현재도 아리타 지역은 일본 도자기 생산의 중심지로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JR아리타 역(有田駅)과 JR가미아리타 역 (上有田駅)에 이르는 길을 따라 아리타 도자기 판매점이 줄 지어 늘어서 있다. 약 3km 정도 되는 아리타 도가지 상점 길을 따라 걸으며 마음에 드는 도자기 상점에 들어가 구경도 하고 취향에 맞는 도자기를 골라보자. 


아리타 관광 안내소 구글 지도 - https://goo.gl/maps/GCK1c7mExDL2



아라타 도자기를 제대로 볼 수 있는 때는 일본 최대 연휴인 골든위크(Golden week, 4월 29일~5월 5일)다. 아리타 도자기 시장 (有田陶器市)이 열리기 때문이다. 아리타 도자기 시장은 1896년부터 시작되어 2018년에 115회가 개최되었다. 일본 전역에서 도자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그 인파가 약 120만 명에 달한다. 200곳이 넘는 가마들이 이 시장에 자신들의 도자기를 선보인다. 가득한 볼거리는 물론 저렴한 가격에 도자기를 구할 수 있다. 도자기에 관심 있는 여행자라면 이때에 맞춰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리타 도자기 시장 홈페이지 - http://www.arita-toukiichi.or.jp/



도잔 신사, 陶山神社


도자기의 도시 아리타에 일본 도자기의 시조라 불리는 도조 이삼평(陶祖 李參平, ?~1655)을 모신 신사가 있다. 아리타 시내에서 기찻길을 지나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도잔 신사에 다다른다. 아리타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다. 도자기의 시조를 모시는 신사답게 신사의 입구에는 백자로 된 도리이가 세워져 있다. 백자 도리이를 볼 수 있는 신사는 일본 전역에서 도잔 신사가 유일하다. 


도잔 신사는 1658년에 지어졌는데, 본래는 도조 이삼평이 아닌 오진 천황(応神天皇)을 모시기 위해 지었다. 그러나 1917년 아리타 도자기 탄생 300주년을 맞이해 신사 이름을 도잔 신사로 바꾸고 도조 이삼평을 신으로 모시게 되었다. 350여 년 전에 지은 신사 건물은 역사 유적을 보는 듯하다. 신사의 규모는 생각보다 작다. 신사 옆 왼쪽 오솔길을 따라 10분 정도 올라가면 도조 이삼평 비 (陶祖李参平の碑)가 나타난다. 아리타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좋은 자리다. 그가 아리타에 남긴 업적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우다. 


조선의 지방 자기장이었던 이삼평은 정유재란 당시 사가의 번주 나베시마 나오시게(鍋島直茂)에 의해 규슈로 잡혀 왔다. 이삼평은 카나가에 산베이 (金ヶ江三兵衛)라는 일본 이름을 얻었고, 붙잡혀 온 다른 자기장들과 함께 도자기 만드는 일을 하게 되었다. 그는 자기 생산에 필수 재료인 흙을 찾아다니다 아리타까지 오게 되었다. 결국 아리타 동쪽에 위치한 이즈미 산(泉山)에서 백자의 원료인 고령토를 발견하게 된다. 이 고령토로 이삼평은 일본에서 최초로 백자를 만들어냈고 아리타 지역은 백자 생산지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현재도 이즈미 산에서는 고령토를 채취하고 있으며 1980년에는 일본 국가사적으로 지정되었다. 


구글 지도 - https://goo.gl/maps/bTq9Z19KUaE2



사가 현립 규슈 도예문화관, 佐賀県立九州陶磁文化館


1980년에 세워진 도자기 전문 박물관으로 규슈 지역의 도자기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제1전시실부터 제5전시실까지 총 다섯 개의 전시실로 이루어져 있으며 약 1만 4천 점에 달하는 도자기를 소장하고 있다. 특히 제3전시실에서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잡혀온 조선 자기장의 기술로 발전해온 규슈 도자기의 역사를 볼 수 있다. 규슈 도자기는 제작된 지역, 용도와 시기에 따라 여러 종류로 분류되는데 이곳 전시실에서 모든 종류의 도자기를 만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가라쓰 지역에서 만들어진 코가라쓰야키(古唐津焼), 유럽으로 수출된 이마리야키(伊万里焼), 나베시마 번주 전용 가마에서 제작된 나베시마야키(鍋島焼) 등이 있다. 이 밖에 제1전시실에서는 작품전이 열리고, 제2전시실에서는 현대 규슈 도자기를 전시하고 있다. 제2전시실의 현대 도자기와 제3전시실의 전통 도자기를 비교해가며 감상해보자. 오늘의 규슈 도자기의 수준과 방향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제4전시실은 역사 자료관으로 다양한 연표와 자료를 통해 규슈 도자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또한 17~18세기 유럽으로 수출되어 왕과 귀족들을 매혹시킨 히젠야키(肥前焼) 101점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이 101점의 도자기는 아리타 출신 칸바라(蒲原, 1896~1987)씨가 평생 동안 모은 것으로 칸바라 컬렉션(蒲原コレクション)이라고 불린다. 약 300년 전 아리타에서 만들어진 도자기가 유럽으로 나갔고 이 도자기가 다시 아리타로 돌아온 것이다. 주로 유럽 귀족들에게 팔린 도자기인 만큼 화려한 색채를 자랑하며 황금 장식도 되어 있다. 이들 도자기 밑부분에는 당시 도자기 수출을 담당했던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로고 VOC가 찍혀 있다. 


제5전시실에는 시바타 부부(柴田夫妻)의 기증품이 전시되어 있다. 주로 17~18세기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부부가 기증한 도자기의 양이 무려 10,311점으로 매년 1,000점씩 돌아가며 전시하고 있다. 입장료는 없으며, 한국어 안내 팸플릿도 준비되어 있다.


구글 지도 - https://goo.gl/maps/5TcbVsXyz442



아리타 세라, アリタセラ


세계 최대 도자기 판매점인 '아리타 도자 마을 플라자'가 '아리타 세라'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아리타 세라는 아리타 지역 내 있는 도자기 공방 24곳의 도자기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도자기 도소매 판매 단지로 화려한 문양을 한 호화로운 고급 도자기부터 실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생활 도자기까지 다양한 도자기를 둘러보고 사갈 수 있다. 


아리타 세라는 아리타 시내에서 자동차로 약 5분 정도 떨어진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풍경은 중앙대로를 중심으로 양쪽에 상점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이다. 마치 거대한 쇼핑센터 같다. 주말 또는 공휴일에는 방문객들로 붐비지만 평일에는 한산한 편이다. 상점마다 판매하고 있는 도자기 스타일이 명확하다. 유리창으로 진열되어 있는 도자기를 보고 취향에 맞는 도자기 공방을 찾아보자. 



가장 눈길이 갔던 상점은 키하라 (KIHARA)로 현대적인 감각의 심플한 도자기가 진열되어 있다. 영국, 싱가포르 등의 해외 업체와도 함께 작업하는 공방으로 대부분의 제품이 소박하면서 깔끔한 형태를 하고 있다. 일상생활에 두루두루 쓰일 접시, 사발, 컵 등을 구할 수 있으며 가격도 비싸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다. 키하라에 대한 더 자세한 소개는 홈페이지(e-kihara.co.jp)를 참고하자. 아리타 세라 내에는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레스토랑도 마련되어 있다.


키하라 홈페이지 - http://e-kihara.co.jp/


구글 지도 - https://goo.gl/maps/kDT2PjStpcq



아리타 포세린 파크, 有田ポーセリンパーク


유럽 궁전을 재현한 테마파크 


아리타 시내에서 남쪽으로 약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독일의 츠빙거 궁전 (Zwinger)을 그대로 재현해 만든 테마파크 아리타 포세린 파크가 있다. 지역 주조 회사인 무네마사 주조(宗政酒造)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일본 속의 작은 유럽으로 알려져 아리타를 찾는 여행자들이 꼭 들르는 곳이라지만, 아리타에 어째서 바로크 양식의 츠빙거 궁전을 재현해 테마파크를 꾸며놓았을까 의문이 든다. 


이 역시 아리타 도자기와 연관이 있다. 16세기까지만 해도 유럽에서는 주로 중국에서 도자기를 수입했다. 그런데 17세기 시작된 명청교체기(명나라에서 청나라로 넘어가는 시기)로 인해 매우 혼란스러운 정국이 지속되자 중국 도자기 수입이 어려워지게 된다. 그러자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는 일본에서 도자기 수입을 시도했고 1650년 145개의 일본 자기가 수출된다. 이것이 인기를 얻으면서 1659년에는 56,700점에 이르는 자기가 유럽으로 대량 수출되었다. 많은 유럽 귀족과 왕들이 일본 자기에 매혹되었는데 특히 폴란드의 왕 아우구스트 2세(1670~1733)는 츠빙거 궁전 안에 일본 궁까지 만들어 일본 도자기를 수집했다고 한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아리타에 츠빙거 궁전을 본떠 만든 포세린 파크가 들어섰다. 단지 흉내만 내서 조악하게 재현한 것이 아니다. 실제 바로크 건축 양식을 가진 궁전 모습을 그대로 복제한 듯하다. 실제 유럽의 어느 궁전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포세린 파크에는 아리타 도자기의 화려한 역사를 볼 수 있는 역사관을 비롯해 도자기 체험공방, 바로크 정원, 양조장 등 여러 시설이 들어서 있다. 하이라이트는 500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도자기 역사관이다. 아리타에서 만들어져 세계로 수출된 도자기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182cm에 이르는 꽃병을 비롯해 장식용으로 수출된 화려한 도자기가 전시실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다. 


궁전 뒤편으로 나가면 꽃과 분수로 장식된 정원이 펼쳐진다. 잘 가꾸어진 정원을 거닐며 유럽의 귀족이 된 듯한 기분을 내본다. 다시 궁전 앞으로 나오면 독일풍 건물들이 보인다. 기념품을 파는 상점과 도자기 체험공방,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다. 포세린 파크를 운영하는 무네마사 주조 양조장도 바로 옆에 있어 양조장 견학도 해볼 수 있다.


구글 지도 - https://goo.gl/maps/5qwjR4W3Q482



이마리 오카와치야마, 大川内山


비밀의 도자기 마을 


이마리 역이 있는 이마리 시내에서 자동차로 10분 정도 산길을 따라 들어간다. 비밀의 도자기 마을(秘窯の里, 히요노사토)에 가기 위해서다. 마을이 위치한 곳은 오카와치야마(大川内山)로 산수화에서 그대로 튀어 나온 듯 신비로운 분위기가 마을 전체를 감싸고 있다. 마을 뒤편으로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보이고 산봉우리 아래로 검은 기와를 올린 전통 가옥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오카와치야마에 비밀의 도자기 마을이 들어선 건 지금으로부터 약 370년 전인 1675년. 도조 이삼평에 의해 아리타에서 백자가 생산되면서 당시 사가 번주였던 나베시마는 백자 제조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오카와치야마에 도자기 마을을 만든다. 그리고 이곳에서 만든 도자기를 나베시마야키(鍋島焼)라고 불렀다. 나베시마야키는 조정과 번주, 다이묘들에게 헌상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최고 품질의 고령토를 가지고 최고 실력을 가진 장인들이 만든 수준 높은 관상용 자기다. 



당시 도자기를 만드는 기술은 현대의 IT기기를 설계하는 기술과도 같은 아주 중요한 기술이었다. 더군다나 아리타에서 만든 도자기가 해외로 수출되면서 도자기 제작은 막대한 부를 이룰 수 있는 길이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전역에서 아리타 도자기 제작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첩자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에게 기술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토록 험준한 산속에 도자기 마을을 만들어 철통같은 보안을 유지한 것이다.


하지만 1871년 메이지 정부에 의해 폐번치현(廃藩置県, 지방 통치에서 중앙 집권 통치로 개혁하는 제도)이 실시되면서 사가 번은 사라지게 되었다. 더 이상 조정과 다이묘에게 도자기를 헌상할 이유가 없어지면서 오카와치야마 비밀의 도자기 마을도 그 역할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래도 몇몇 가마에서 계속해서 자신들만의 도자기를 만들었고 현재는 약 30개의 가마에서 전통 기술을 이어받아 도자기를 만들고 있다. 


마을 입구에 있는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서 마을을 돌아본다. 도자기 타일로 장식한 다리를 지나면 좁은 비탈길이 보인다. 비탈길 양옆으로 도자기 상점이 늘어서 있다. 마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차분하다. 길거리에서 호객행위를 하지도 않고, 상점 앞에 질 낮은 기념품을 내놓고 팔지도 않는다. 가게에 발을 들여놓아도 가볍게 인사만 할 뿐 지나친 관심은 보이지 않는다. 마을 중간 중간 도자기를 굽는 가마와 굴뚝이 보인다. 멋스러운 목조 건물이 예스러움을 더한다. 각 상점마다 팔고 있는 도자기는 대부분 전통적인 형태와 문양을 가진 것으로 다도와 장식을 위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산책로를 안내하는 표지가 곳곳에 붙어 있어 그 길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반환점에 해당하는 마을 꼭대기에는 차를 마실 수 있는 찻집도 있다. 


구글 지도 - https://goo.gl/maps/bEfSmYGeb7T2



미나미 창고, 南創庫


하사미초 니시노하라(波佐見町 西の原) 가장 안쪽에 있는 도자기 상점이다. 제도소에서 만든 도자기를 보관하던 창고를 개조해 상점으로 꾸몄다. 총 다섯 개의 도자기 브랜드가 입점해 있으며 하사미초에서 생산된 도자기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특히 하사미 도자기 (波佐見焼) 브랜드인 에센스(Essence)와 하사미 포세린(HASAMI PORCELAIN)은 실용적이고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글 지도 - https://goo.gl/maps/9ufpFAwmnxB2



마루히로, マルヒロ


조선의 자기장에 의해 시작된 아리타야키 (有田焼)와 17세기 유럽으로 수출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마리야키(伊万里焼)와 달리 하사미야키(波佐見焼)라는 이름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하사미 지역에서도 400여 년 전부터 도자기를 만들어왔지만, 주로 아리타 도자기 공방의 하청을 받아 일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1989년 ‘하사미야키를 세계로 알린다’는 콘셉트로 마루히로(マルヒロ)가 등장하면서 점차 하사미야키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기 시작했다. 


기존에 하사미 지역에 있던 도자기 공방들을 하나로 묶어 기획과 개발 그리고 판매까지 함께 할 수 있도록 했고, 도자기의 모양과 가격, 질 등을 따져 하사미(HASAMI), 바바쇼텐(馬場商店), 모노하라(ものはら)라는 세 개의 도자기 브랜드를 출시했다. 아리타야키와 이마리야키가 일본 전통 도자기의 느낌을 강조한다면 마루히로에서 만드는 하사미야키는 현대적인 감각이 듬뿍 들어있다. 블록 찻잔으로 특히 주목을 끈 브랜드 하사미(HASAMI)의 경우 실용성을 높인 도자기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사미야키는 아리타야키와 이마리야키에 비해 시작은 늦었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하사미야키를 살펴보고 싶다면 마루히로가 운영하고 있는 직영점에 방문해보자. 검은 기와를 올린 일본식 전통 가옥에 하사미야키 판매점이 들어서 있다. 전체 건물 면적 중 2/3는 창고로 1/3을 판매점으로 사용 중이다. 가게 앞의 가위 모양 로고는 하사미(HASAMI)의 상징.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거대한 도자기 탑이 보인다. 이 탑을 걸어 올라가면 도자기들이 진열되어 있다. 도자기 탑을 밟고 올라서는 기분이 묘하다. 가게 벽면에는 소바를 먹을 때 주로 사용하는 츠유를 담는 그릇이 빼곡히 진열되어 있다. 소바초쿠(そばちょく)라고 불리는데, 일본인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그릇 중 하나다. 이외에도 심플하지만 확실한 포인트가 있어 지루하지 않은 그릇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구글 지도 - https://goo.gl/maps/2HmS1gdK5Jn



224숍+사료, 224shop+saryo


‘우레시노의 매력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문을 연 곳으로 우레시노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레시노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모던하고 세련된 외관이 ‘여긴 뭐지’라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건물 1층에는 우레시노에서 생산된 차와 과자를 맛볼 수 있는 사료(saryo)가, 2층은 도자기를 판매하는 224숍(224 shop)이 있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224숍이 나온다. 224숍에서는 224도자기 (224porcelain, 니니욘 포세린)를 판매하고 있다. 224도자기는 우레시노에서 자동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히젠요시다(肥前吉田) 가마에서 생산된 도자기다. 히젠요시다 가마는 약 4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사가, 나가시키와 가까워 주로 다른 가마의 하청을 받아 도자기를 만들어왔는데, 224도자기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히젠요시다만의 스타일을 구축해가고 있다. 


224도자기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형태가 특징으로,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영역은 과감히 없앴다. 주로 화병과 컵 종류를 판매 중이다. 224숍에서는 화병과 컵 외에도 주먹밥 받침, 접시, 볼 등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되는 그릇을 구할 수 있다.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다. 찬찬히 둘러보면서 마음에 드는 그릇이 있다면 구매해보자.


구글 지도 - https://goo.gl/maps/hJFNA2jkM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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