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을 피해서 들어 온 어느 카페에서
밖은 겨울이었다. 바람이 매섭게 얼굴을 스쳤고, 사람들은 목도리를 깊숙이 감았다. 나는 조용히 카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안은 포근했다. 스탠드 조명이 주황빛으로 공간을 채우고, 창가에 놓인 말린 꽃들은 긴 그림자를 드리웠다. 나무 테이블에는 시간이 쌓여 있었고, 공기 중에는 커피 향과 시나몬의 기운이 가볍게 퍼졌다.
나는 창가의 작은 테이블에 앉았다. 창문에는 바깥의 회색빛 겨울이 흐릿하게 비쳤고, 서린 김이 실내와 외부를 자연스럽게 나누었다. 그리고 내 앞에는 고구마 라떼가 놓였다.
거품 위로 시나몬 가루가 내려앉아 있었다. 손에 감싸 쥐고 한 모금 들이켰다. 따뜻했다. 달콤하면서도 어딘가 쓸쓸했다. 온기가 혀끝을 지나 목을 타고 흐르는 동안, 창밖의 겨울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순간만큼은 완전했다. 컵을 두 손으로 감싼 채 다시 한 모금 마셨다. 바깥은 여전히 차갑고 겨울은 계속되겠지만, 이곳에는 라떼의 온기와 조용한 음악이 있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