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빽하게 빈틈없이 메우고 있는 마을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도시.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와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 그리고 하늘을 가르는 전선들. 익숙하면서도 복잡한 이곳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존재한다.
해가 기울며 도시의 색이 변한다. 건물들은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불빛이 하나둘 켜진다. 하루를 마치고 귀가하는 사람들,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 이곳의 시간은 단순히 흐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쌓여간다.
우리는 이곳에서 수없이 스쳐 지나간다. 너무 익숙해 자세히 보지 못했던 거리도, 어떤 날에는 낯선 풍경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오래된 카페, 한적한 골목, 시간이 깃든 간판들. 이곳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삶이 묻어 있는 장소다.
도시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무질서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나름의 리듬으로 움직인다. 건물과 도로가 아닌, 그 안에서 쌓여가는 기억과 시간이 도시를 만들어간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도, 잠시 멈춰 도시를 바라보는 순간이 필요하다. 골목 어귀에서, 오래된 벤치에서, 혹은 창가 너머로. 그때 비로소 우리가 놓치고 있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