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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3번째 찾아온 베트남 달랏.

베트남여행일기

by 행복가진

차가운 새벽 공기가 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호찌민에서 출발한 슬리핑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달랏의 첫인상은 한국의 가을을 연상시키는 선선한 바람이었다.


오전 5시,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터미널에서 나는 해가 떠오를 때까지 잠시 눈을 붙이기로 했다.


동이 트자, 나는 배낭을 메고 시내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높은 고도에 위치한 이 도시는 독특한 기후를 자랑했다. 얼굴에 부딪히는 서늘한 공기와 대조적으로, 하늘에서는 강렬한 에너지를 품은 태양이 내리쬐고 있었다. 이러한 이질적인 조화가 왠지 모를 상쾌함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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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 버스터미널에서

'달랏'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는 베트남 도시의 명칭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러나 이곳을 방문한 지금, 그 이름과 도시의 분위기가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치 도시 이름 자체가 이곳의 정서를 담고 있는 듯하다.


시내 방향으로 한참을 걸어가니 쑤언 흐엉 호수(Xuan Huong Lake)가 시야에 들어왔다.

이른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호수 주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산책하거나 달리고 있었다. 시계는 겨우 6시를 조금 지난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지만, 그 활기찬 모습은 마치 주말 오전 9시처럼 느껴졌다.


호숫가에 서서 잠시 첫 방문을 떠올렸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시간에 이 호수에 도착해 벤치에 앉아 추위에 떨며 수건으로 목을 감싸던 기억이 생생했다. 그때도, 지금도, 달랏은 베트남의 다른 도시들과는 다른 특별한 매력으로 나를 다시 찾아오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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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언 흐엉 호수(Xuan Huong Lake)
쑤언 흐엉 호수(Xuan Huong L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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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언 흐엉 호수(Xuan Huong Lake)
달랏 시장이 내려다 보이는 계단에 앉아서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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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의 하늘을 카메라에 담을 수는 없네요


달랏은 ‘영원한 봄의 도시’라는 별명을 가진 곳으로, 베트남 중부 고원에 위치해 있어 한여름에도 시원한 날씨를 자랑하는 매력적인 여행지입니다. 베트남 사람들에게도 꼭 가보고 싶은 도시라고 하더군요. 한때 한국인에게 제주도가 그랬듯.


혹시 달랏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간단하게 소개해볼까 합니다.


달랏은 베트남 남부의 럼동성에 위치해 있고. 해발 약 1,500m의 고원 지대라서 베트남의 다른 도시들과는 확연히 다른 쾌적한 기후이고, 연평균 기온이 14도에서 23도 사이로, 한여름에도 덥지 않고 산뜻한 바람이 불어 정말 여행하기 딱 좋은 곳입니다.


달랏은 1893년 프랑스의 예르생 박사가 이 지역에 도착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고, 프랑스 식민지 시절 휴양지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지금도 도시 곳곳에서 유럽풍 건축물을 볼 수 있어요. 1916년에 공식적으로 도시가 설립되었고, 그 이후로 베트남 내에서 독특한 문화와 분위기를 가진 도시로 자리 잡았죠.


그리고, 달랏에 머무르면서 가볼 만한 곳을 소개해볼게요


- 쑤언 흐엉 호수(Xuan Huong Lake)

달랏 시내 중심에 있는 인공 호수로, 소나무 숲과 어우러져 산책하기 정말 좋아요. 저녁에는 호수 주변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며 여유를 즐기기에 딱이랍니다.

https://maps.app.goo.gl/D94sSCFcUwnhWe1N6


- 달랏 플라워 가든(Dalat Flower Garden)

‘꽃의 도시’ 답게 3,000여 종의 다양한 꽃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에요. 꽃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절대 놓치지 마세요!

https://maps.app.goo.gl/kqLeKLKBEby8DVuU8


- 달랏 대성당(Dalat Cathedral)

로마네스크 양식의 고풍스러운 성당으로, 사진 찍기 좋은 명소 중 하나랍니다.

https://maps.app.goo.gl/dR1pUWxJPA1pAbpc9


- 달랏 기차역(Dalat Railway Station)

프랑스 식민지 시절 지어진 역사적인 기차역으로, 독특한 건축 양식이 인상적이에요.

https://maps.app.goo.gl/ouVRanHnjVhVP36q9


- 람비엔 광장(Lam Vien Square)

현지인들과 여행객들이 모여 즐기는 공간으로, 맛있는 길거리 음식과 함께 달랏의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https://maps.app.goo.gl/4kMq8aNePNniyeNS8


저는 아직 가보진 않았지만, 현지분이 추천한 2곳도 추가합니다.

다딴라 폭포(Datanla Waterfalls)

https://maps.app.goo.gl/NsUEcNxB62WaRkY37와 도 자연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드려요.


투엔람 호수(Tuyen Lam Lake)

https://maps.app.goo.gl/rRRatprCK7mmf3S29


그리고, 달랏의 가장 큰 자랑 중 하나는 바로 꽃 축제인데요, 격년제로 12월에 열리는 이 축제는 전국 각지에서 꽃 애호가와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대형 행사. 축제 기간 동안 쑤언 흐엉 호수 주변과 시내 곳곳이 장미, 난초, 수국 등 화려한 꽃들로 가득해요. 전통 음악 공연, 꽃꽂이 워크숍, 문화 전시회 등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즐길 수 있답니다.


2024년 12월에 열린 제10회 꽃 축제에는 무려 100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달랏은 베트남 내에서 독특한 고원 도시의 매력과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풍부한 꽃 문화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덥지 않은 기후 덕분에 사계절 내내 여행하기 좋은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달랏여행은 9일 정도 머무를 계획이다. 지금 머무르는 숙소에 도착해서 11일까지 연장했고,

그때까지 그리웠던 식당, 음식, 카페, 동네, 거리를 다 가볼 생각을 가지고 있고, 지금 읽고 있는 책 정리해서 글 쓰는 것까지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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