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노자의 소소한 이야기
꽤 오래전부터 해외취업이라는 목표를 가슴한쪽에 두기도 했었고, 내 머리꼭대기에 올려놓고 다니기도 했었다.
그래서 그 목표가 명확할 때도 있었지만, 때론 화재현장 속 연기 속에 있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해외에서 디지털 노매드 생활을 2년 이상 유지를 했지만, 해외취업이라는 목표는 잊을 수가 없었다.
그 시작은..
대학 시절, 중국 교환학생의 경험은 세상을 넓게 바라보는 법을 알게 해 주었고, 넓은 세계를 향한 갈망을 심어놓았다. 그래서 중국에 있는 SW개발 업체에 이력서를 넣고 말도 안 되는 악조건이었지만, 취업을 확정 지었지만, 나의 계획을 순간 무너뜨린 사스(SARS)라는 예상치 못한 전염병으로 시작도 하지 못한 채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야 했다.
졸업을 얼마 앞둔 어느 날, 중국 IBM으로 가서 일할 개발자를 구한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어떤 사정으로 못 가게 되었고, 호주 기술이민의 꿈은 부족한 경력이라는 벽에 가로막혔다. 온라인 카페에서 만난 선배들의 호주 생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어린아이처럼 먼바다 건너 보이는 반짝이는 불빛에 홀린 듯했다.
시간이 흘러 싱가포르에서 온 취업 제안. 드디어 내 차례인가 했지만, 이번엔 코로나라는 전염병으로 또다시 좌절하고, 한국에서의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마음속 어딘가에는 여전히 그 씨앗이 잠들어 있었다. 실망과 스트레스로 가득했던 어느 날, 그 씨앗은 다시 싹을 틔웠다. 불현듯 찾아온 깨달음처럼 내린 결단 -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필리핀으로 향했다.
세부의 뜨거운 태양 아래, 나는 3개월 동안 영어를 배우며 새로운 꿈을 키웠다. 필리핀, 몰타, 그리고 유럽으로 이어지는 계획을 세웠다. 링크드인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아 헤매던 그때,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나는 국적 없는 개발자가 되어 해외를 떠돌며 디지털노매드로서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회사들은 생겼다 사라졌다.
베트남에서 오랜 시간 머물던 어느 날, 새로운 가능성을 마주했다.
한국 기업이 만 개가 넘게 등록된 베트남은 나에게 이전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약속하는 듯했다.
호찌민 인사대에서 베트남어를 배우려고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던 그때, 한국의 어느 회사에서 베트남 주재원 제안을 받고 한국으로 향했다.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개발자를 뽑고, 사무실을 계약하고, 미래를 준비했지만 회사는 이유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또 다른 기회, 또 다른 좌절. 경제적 어려움으로 사업을 중단한 회사들 뒤에 남겨진 나는 홀로서기를 해야 했다.
태국에서 숨을 고르던 어느 날, 베트남 헤드헌터에서 연락이 왔고, IT 매니저 자리를 제안받았다. 호찌민으로 다시 날아갔지만 면접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인생이란 때론 원을 그리듯 다시 돌아오는 오기도 하는 법.
떨어졌던 그 회사에서 다시 연락이 왔고, 5월 30일 입사가 결정되었다.
"모든 사건과 결정에는 긍정적인 이유가 있다"는 나만의 철학이 또 증명이 되는 시간이었다.
이제 워킹 비자를 받기 위해 잠시 다른 나라로 향하려 한다. 내 여정은 이제 시작하려고 첫발을 내딛는다.
대학 시절 중국 연변에서 피워 올린 해외취업의 꿈은, 수많은 좌절과 우회를 거쳐 베트남 호찌민에서 새롭게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때로는 길을 잃는 것이 진정한 길을 찾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내가 걸어온 이 굽이치는 여정이, 어쩌면 가장 완벽한 직선이었을지도.
이 매거진에서는 어떤 회사인지, 구체적인 업무 등 회사의 구체적인 이야기는 내용에 포함하지 않고, 그냥 외노자가 살아가는 일상의 이야기, 또는 정보를 작성하는 매거진으로 만들어 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