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oh GR3X
축축한 공기를 얼굴로 느낄 수 있는 호치민의 오후였다.
높지 않은 건물 틈새로 보이는 하늘은 흐릿했고, 거리의 소음은 끊임없이 주절거린다..
사람들은 각자의 속도로 길을 걷고 있다
누군가는 허리를 굽혀 물건을 정리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풍경 속으로 스쳐 지나간다.
때론 모든 움직임이 흐릿한 사진 속에 멈춘다.
길게 이어진 듯 보이는 복도의 바닥타일이 어울리지 않게 반짝인다.
또각또각 발자국소리는 내는 이들이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사라진다.
할아버지가 한분이 창가에 기대어 작은 오렌지 반쪽을 들고 세월을 붙잡고 있다.
아니 오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의 세월을 보았던 것일까?
그 모습에서 흘러나오는 번짐은 시간을 잡아끌어 늘어뜨린다.
문득 쥐어진 손에 오렌지 반쪽이 얼마나 달콤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