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헤르메스의 호주 여행

by 헤르메스

며칠간 밤마다 브런치 작가의 서랍에 있는 글을 수정하기를 반복했다. 생각하는 것들을 비교적 쉽게, 그리고 빠르게 적어 내려 가는 스타일인데, 많은 사람들이 몇 번의 탈락을 경험하고 합격했다는 글을 공유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누군가가 내 글을 평가한다고 생각하니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미 5만 명 이상의 브런치 작가가 활동 중이라는 말에,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내 글쓰기가 이 안에 들어갈 자신은 있었다.

'그래, 이쯤에서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자!'

늦은 밤에 신청 버튼을 누르고, 며칠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했는데, 오전에 이메일 한통이 왔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중한 글 기대하겠습니다."

신청한 지 몇 시간 만에 - 정말 감사하게도 - 한 번에 바로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브런치.PNG



호주로 이민을 와서, 호주 여행과 캠핑을 주제로 블로그를 운영했다. 갑작스럽게 방문자들이 증가하였고, 좁은 이민 사회에서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다수의 관심보다는, 어딘가에 숨어서 익명으로 글을 쓰고 싶었을 뿐인데, 생각보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했다. 덜컥 겁이 났다.

나는 로그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SNS는 그저 친구나 가족들의 소통 공간으로만 남겨 두었다.


그동안 나는 호주 여행업계에서 일하며, 여행이 일이 되어버린 삶을 살고 있었다. 호주 전역의 여행지 정보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었고, 무료로 또는 남들보다 조금 더 저렴하게 여행하는 행운을 누리고 있었다.


십수 년간 호주에서 여행을 하면서, 이제는 넘쳐나는 정보와 사진들을 공유하고 싶어졌다. 온라인에는 호주 여행기 정보 글이 많지만,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누군가 다녀온, 또는 여행사에서 주로 판매하는 한정적인 경험담을 바탕으로 여행을 떠나니, 모두가 비슷비슷하거나, 현지 여행 전문가의 눈으로 보이에는 부적절한 선택을 하는 경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헤르메스의 브런치 스토리를 통해서, 나는 현지인의 시각으로 진짜 호주를 여행하기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그것에는 여행기뿐만 아니라, 호주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숨은 여행지, 이벤트 또는 호주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포함할 것이다.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글을 적고, 주관적인 생각들을 곁들일 계획이다. 그러나 이곳의 글들은 분명, 온라인에 떠도는 한정적 경험의 이야기들과는 차별화된 글쓰기를 하려 한다.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이, 호주 여행이나 유학 또는 이민을 오는 사람들에게, 이 나라를 조금 더 제대로 이해할 수 있고, 더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누군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았던가, 내 글이 독자들에게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도록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시드니의 어느 가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