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트리퍼 Jul 17. 2023

느리지만 꾸준히, 여행작가 안시내

10년차 여행 작가를 만나다.




젊은 여행작가 중에서 이렇게나 글을 꾸준히, 애정을 담아 쓰는 여행작가님이 또 있을까? 

바로 여행작가 안시내님입니다.

누구보다 게으른 여행을 좋아한다지만, 느린 여행 속에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를 가득 채우고 있는 여행작가 안시내님을 만난 이야기를 소개해드릴게요.



"안녕하세요. 10년 차 여행 작가 안시내 입니다."


ⓒ 안시내 작가 제공 사진 


#1. 작가님 소개 한번 부탁드려요.


"벌써 10년 차네요. 10년 차 여행 작가 안시내입니다. 좋아하는 글을 쓰고, 여행을 하면서 살고 있고요. 사실 여행보다는 글 쓰는 거를 좋아해요. 글을 쓰기 위한 저의 발화점 같은 재료가 여행이에요. 그래서 꾸준히 여행 다니면서 글을 쓰고 있어요. 지금 준비하고 있는 책이 나오면 벌써 7권째 책이 나와요. 두 권이 동시에 나올 건데요, 열심히 그렇게 글을 쓰고, 여행을 다니면서 살고 있습니다."




ⓒ 트리퍼 촬영 사진


#2. 여행 작가 또는 크리에이터로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글을 쓰는 건 자연스러운 거였어요. 어머니가 시인이시니까!"


"그래서 어릴 적부터 공부는 안 해도 뭔가 이렇게 끄적끄적 거리는 거를 되게 좋아했었는데, 처음 여행을 떠날 때 품었던 생각이 있었어요. 제가 굉장히 세속적인 사람이었거든요."


"처음 여행을 준비하고 떠나는 총 1년간의 시간이 지나면 너무 불안한 거예요. 빨리 졸업하고 취직해야 내 앞길이 탄탄대로가 될 텐데...그 1년을 쓰기가 너무 두려웠죠. 하지만 어린 시절 부터 꿈이 ‘나는 제일 예쁜 나이에 그래도 정말 1년 만큼은 반짝이면서 지낼 거야. 내가 하고 싶은 걸 꼭 해볼 거야.’ 라는 생각을 했어요. 정말 열심히 살아야 될 만큼 그렇게 형편이 좋지 않았었고, 제 사고관도 전형적인 한국 사람들처럼 이렇게 정해진 수순대로 밟아야지! 그게 안심이 되는 스타일이었어요."


"그래서 1년 간 여행을 위해 일을 내려놓겠다고 했을 때 여행이랑 글쓰기를 같이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엔 제가 쓴 글을 블로그에 업로드 하했어요. 블로그를 보면 주로 정보 위주인데 저는 그런 글을 쓰는 스타일과는 맞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어디다 올리지 하다가 페이스북에 올렸어요. 페이스북에 에세이처럼 글을 써서 올리기 시작했는데, 친구들이 제 셀카보다 '좋아요'를 많이 눌러주는 거예요.그래서 신나가지고 이제 계속 올렸죠. 사람들이 자꾸 많이 좋아해 주니까 ‘주변에 이거를 그럼 퍼트려 봐야겠다.’ 생각했어요."


"유랑 등 여러 여행 카페에 제 에세이를 연재하면서 거기다 밑에다가 제 페이스북 링크 남겨 놨죠. ‘친구 추가 해주시면 제 글을 더 빨리 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해서 홍보를 했어요. 반응이 좋아서 이 글을 모아서 책으로 내고 싶어졌어요. 당시에 여러 출판사에 투고도 해봤는데, 제가 찍은 사진이 좋은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아니라 출판을 하려니 사진 픽셀이 다 깨져서 출판 진행을 못 했어요."


"그래서 페이스북에 출판 관계자들을, 그런 분들을 다 제가 친구 추가를 했어요. 그분들은 제 글을 강제로 이렇게 피드에 보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 정말 작은 영세한 정말 1인 출판사 같은 곳에서 이제 연락이 와서 계약금 0원, 뭐 마케팅 0 원이지만 한번 내보고 싶다. 이래서 완전 소량을 인쇄했는데 그게 입소문을 타고 약간 날개 돋친 듯 팔렸어요."




ⓒ 안시내 작가 제공 사진


#3. 시내 작가님의 글은 어떤 색깔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사실상 저는 꾸준히 책을 내는 분들이 여행 업계에 많이 없어요. 그렇다 보니 저는 원로 세계의 막내예요. 항상 제가 귀여움 받거든요."


"그분들 중에 한 분이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본인과 여행 스타일이 진짜 다르다고. 자기처럼 나이가 들면 이제 모든 사람과의 교류를 하는 것보다 내 스스로와 대화를 하게 되는데, 근데 저 같은 경우는 아직은 마음이 찬 상태가 아닌 빈 상태여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채우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저한테는 잘 맞는 거 같아요."


트리퍼: "그걸 또 잘 전달해 주시잖아요?"


"네 그렇죠!. 그리고 소탈하고 사람 냄새 나는 글이 아닐까 생각해요."



ⓒ 트리퍼 촬영 사진


#4. 대게 해외로 많이 나가시는 이유가 있으세요?


"사실 제가 물가 비싼 나라에 있으면 불안해요. 앞에 계신 두 분은 공감 하시겠지만 뭘 해야 될 거 같은 강박?  내가 여기 하루 숙박비가 만 원이다. 그러면 이제 뭐라도 이제 나가서 봐야 될 거 같고, 근데 아무래도 저는 게으른 여행자로서 해외로 나가면 숙박비가 3,000원인 나라 많잖아요. 그런 곳에 오래 머물면서 좀 느긋하게 동네 관찰하고 그런 걸 좋아하죠."


"우리 삶을 충분히 여행처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왜냐면, 결국 궁극적으로 저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한테 관심을 나는 거니까! 그래서 해외로 여행을 굳이 가는 까닭은 정말 다양하고 정반대인 세상 사람들의 목소리가 너무 궁금한 거예요. 그래서 해외를 선호합니다. 근데 해외 음식은 선호하지 않습니다. 한식파여서...."


#5. 국내 여행도 자주 다니시죠?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는 진짜 좋은 곳이 많은데 아직 알려지지 않았잖아요. 외국인들한테 알려진 여행지라고 해도 사실 서울이나 부산 뭐 이런 정도 뿐이라 많이 아쉬워요. 그래도 좀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건 요즘 크리에이터 분들이 아름다운 곳을 기가 막히게 잘 찾아내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나라 여행이 어떻게 보면 예쁜 스팟으로 지금 각광 받고 있는 게 아닐까? 지금이 딱 정점인 거 같아요."


"저는 예쁜 곳도 좋지만 우리나라 게스트하우스에 흥미가 있어요. 그래서 지도 어플로 전국에 이 숙소들을 하나씩 다 눌러보기도 하고, 본 곳 중에 가보고 싶은 곳을 다 가보는 걸 좋아하는 편이죠. 왜 이런 데서 숙소를 열었지?  왜 게스트하우스로 사람들이 좋아하고 몰리고 있지? 약간 이런 질문들을 가지고 생각하며 우리나라 여행을 즐기는 거 같아요."


ⓒ 트리퍼 촬영 사진


#6. 해외랑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여행의 매력은요? 


"얼마 전까지 저희 집에 놀러 왔던 아냐라는 외국인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가 깜짝 놀라요. 사람들이 너무 친절하고, 동아시아권에서 우리나라가 영어를 가장 잘한다고. 모르는 게 있으면 다 도와주려고 하더라고요."

"제가 어제 지하철 타고 집에 오는 길에도, 아저씨가 언어가 안되시니까 번역기 돌려서 도와주시그러더라고요. 저는 그런 사람들의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이 여행의 매력에 포함되는 거 같아요. 물론 지형적인 특성으로 예쁜 곳도 많죠 산이 많아 예쁘잖아요. 하지만 저는 ‘정’이 한국 여행의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 트리퍼 촬영 사진


#7.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지금 쓰고 있는 책을 마무리 할 예정이에요. ‘여행에 관한 모든 직업’을 다룬 이야기인데 에세이가 아니다 보니 손이 많이 들더라고요."


"궁극적으로 저는 동화 작가가 되고 싶은데요. 하나의 작은 매개체가 세계 여행을 다니는 시리즈 동화를 만들고 싶어요. 그래도 그래서 아이들한테 ‘이런 세상도 있다!’라고 알려주는 그 약간 여행 동화 작가 이런 게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 안시내 작가 제공 사진


#8. 마지막으로 추천하시는 국내 여행지 알려주세요.


"지역으로 제주, 동해, 춘천 이렇게 세 곳을 추천하고 싶어요. 먼저, 제주는 아무래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하고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에요. 제주에 머물다 조용한 곳이 그리울 때는 가파도에서 시간을 보내요."


"동해는 묵호항을 좋아해요. 영화<봄날은 간다>에 나온 곳인데 거기에 가면 뭐랄까? 예술가의 냄새가 나요.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느낌이 있는데 그곳에서 로컬 주민과 만나 이야기하는 게 재밌어요. 또 묵호항에서 대게를 자주 먹었어요. B급 대게를 싸게 먹을 수 있어요. 다리 한두 개가 없는 대게인데, 꼭 드셔 보세요."


"마지막으로 춘천이에요. 제가 회기 근처에 살 때 ITX청춘 열차를 타고 자주 갔어요. 춘천은 가깝기도 했고, 숨통이 트이는 여행지더라고요. 유치한 것들이 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춘천에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녔는데,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 있어요. 춘천에 막국수 박물관이 있어요. 막국수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인데, 오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여유롭게 막국수도 만들고, 안내해 주시는 분이 유쾌해서 좋은 기억이 있어요."





-

사랑과 여행 그리고 사람에 관한 글을 쓰는 작가 안시내


여행작가 안시내

1993년생.

느린 삶을 살아가는 여행자.

여행과 사람 그리고 사랑에 관한 글을 씁니다.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 외 5권의 책을 썼습니다.

안시내 https://www.instagram.com/sinaeannn/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을 디자인하는 트래블 디자이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