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12일 북앤드 2층 선반 만들기
마음이 앞서서 서둘러 작업을 하다가 크고 작은 실수를 꽤 많이 하였다.
측판 모서리에 바투 아슬아슬하게 뚫리는 구멍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멈추지 않았다.
운이 좋게도 3개까지는 무사히 구멍을 뚫었으나 4개째에 결국 드릴이 경로를 이탈하여 가림판도 뚫고야 말았다. 애초에 구멍을 뚫을 위치를 잘못 표시한 탓이다.
마음이 쓰라렸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구멍이야 다시 뚫으면 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뒤판이니 다행이지 않은가.
괜찮다 괜찮아. 큰일 아니다.
완성하고 보니
모서리 사이에 생기는 작은 틈과 측판보다 살짝 튀어나오는 가림판이 신경 쓰였지만
완벽하게 해 내고픈 마음을 내려놓았다.
내가 목공 연수를 희망한 이유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리만큼 그 순간에 집중하는 게 좋아서다. 그걸로 충분하다.
선반아,
혹여나 내가 작은 실수에도 나를 책망하거나
내가 할 수 있는 선을 벗어나 완벽하게 해내려고 애쓰고 있다면
눈빛 한번 찌릿하고 보내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