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잎 찌기

2024년 8월 22일

by 경희

그냥 찌면 될 줄 알았더니

얕보고 덤볐다가 호되게 당했다.


호박잎 찌기로 검색을 하니 호박잎 손질도 함께 나왔다.

여기서부터 험난한 여정이 시작되었다.


줄기를 꺾어 쭉 잡아당겨 섬유질을 제거해 주란다.

잘하고 있는지 알 도리가 없어서 애먼 줄기를 계속 꺾었더니 줄기가 짧아졌다.

끝이 바깥으로 돌돌 말린 줄기는 말린 부분을 잡고 바로 잡아당기면 되어서 훨씬 수월하다.

차곡차곡 쌓여가는 섬유질 더미를 보니 은근히 뿌듯하다.

잎에 붙은 벌레 한 마리 정도는 손으로도 잡아떼고 두세 마리는 물에 흘려보냈다.

에휴, 이제 겨우 손질을 했을 뿐이데 기진맥진이다.


한 장씩 물에 씻어 준다. 생각보다 제법 양이 많다.

찔 때는 어찌해야 할지 앞날이 걱정이다.


깊이가 있는 냄비를 꺼내 찜채반이 잠기지 않을 정도로 물을 담는다. 호박잎을 차곡차곡 쌓다 보니 금세 냄비 끝까지 쌓였다. 둘로 나누어서 쪄야겠다.

중간에 아래위로 뒤집어주고, 불을 끈 후에는 2~3분 정도 놓아둔다.

보통 손이 가는 게 아니다. 먹기만 할 때는 몰랐다.


한 장 먹어보니 꺼칠꺼칠하다. 그동안 먹던 것과 식감이 다르다.

두 번째에는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좀 더 오래 찌고, 중간 즈음에 첫 번째 호박잎을 넣어 같이 쪘다.


기다리는 동안 애간장이 탄다.

조심스레 한 장을 먹어보니 이전 것보다 많이 부드러워졌다.

참말 다행이다.


호박잎 한 장에 밥 한 숟가락 얻고 멸치볶음을 올려 먹으니 별미다.

또 쪄 먹어야지. 처음이 힘들지 그 다음은 낫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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