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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구리

2024년 8월 21일 책 '꿈에서 맛본 똥파리'

by 경희

올챙이 동생이 배가 고프다고 보챈다.

큰 오빠 개구리는 긴 혀를 날름 내밀어 순식간에 파리 한 마리를 낚아채어 건넨다.

이를 지켜보던 다른 동생들도 여기저기서 배가 고프다고 아우성이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기세 좋게 파리를 낚아채는지라 내 눈도 바쁘다.

파리를 먹느라 정신없는 동생들 사이로 그제야 맥없이 너부러져 있는 큰 오빠 개구리가 눈에 들어온다.

꿈속에서 치킨 맛, 군만두 맛, 떡볶이 맛, 순대 맛, 소시지 맛, 도넛 맛, 요구르트 맛, 꿀떡 맛이 한꺼번에 느껴지는 오색찬란한 똥파리를 꿀꺽한다.

(작가님께서 얼마나 재미있게 표현하셨는지 아직 안 보신 분이라면 꼭 확인해 보시기를)

다음 날, 큰 오빠 개구리는 커다란 두 눈을 반짝이며 활기찬 미소를 짓는다.


저녁을 먹지 못하고 요가를 다녀왔더니 배가 고프다.

가볍게 요거트나 먹을까 하고 가게로 갔는데 영업시간이 지나 문을 닫았다.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니 엄마가 오는 길에 빵을 사 오겠다고 연락을 주셨다.


내가 좋아하는 페스츄리다. 식빵이 등분되어 있는걸 보아하니 분명 사이에 크림 같은 게 있을 거다.

한 입 먹는 순간, 옴마야 눈이 번쩍 뜨인다. 달달한 연유가 온 세포를 자극한다.

평소 달고 짠 음식은 피하고 심심하게 먹는 편인데, 당이 고팠던 모양이다.


다음번에는 녹차 젤라토를 먹으러 가야지. 경주샌드도 좋지. 휘낭시에도 말해 뭐 해.

세상에는 맛있는 게 너무 많다.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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