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는 해피엔딩, 베르가모

2025년 8월 25일 베르가모(2025년 2월 중)

by 경희

밀라노에서 기차를 타고 1시간 정도 거리라 가깝기도 하고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촬영도 한 곳이라 베르가모를 다녀오기로 하였다.

티모시 샬라메가 밟고 지나간 자리를 나도 지나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을 따라 역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구시가지로 가는 푸니쿨라를 타려고 내린 사람은 우리뿐이다. 그들도 관광객이 분명한데 이상하다. 겨울 비수기라서 거리가 너무 휑하면 어쩌나 했는데 웬걸, 푸니쿨라 승강장부터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좁은 골목은 문을 연 상점과 오고 가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쳐흐른다.


성당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여자분의 발치에는 노랑 장미 한 송이가 놓여 있다. 돈이 아니라 꽃이라니!!

낭만이 넘쳐흐른다.


꼬르륵.


아늑하고 화기애애하게 대화가 오고 가는 식당에서 나도 밥을 먹고 싶은데 마음에 드는 곳들은 이미 만석이다.

휴,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거야. 배는 고프고 서서히 지쳐간다.

오고 가다 본 제과점에 가서 피자를 우걱우걱 먹었다.


나는 저기압이 되어 뾰로통한 채로 골목 사이사이를 걸었다.

베르가모에서 이러고 있으니 더 속상하다.


다행히 걷다 보니 기분이 좀 나아졌다.

많이 걸었더니 다리가 아파서 카페에서 좀 쉬기로 했다.

야외 벽난로가 있는 카페는 근사해 보이지만 부담스러워서 조금 더 가보기로 한다.


마켓 구경을 하고 광장을 빠져나오니

동네 주민들이 앉아 있는 카페가 나왔다. 화려하지 않지만 편안하다.

에스프레소를 주문하고 한숨 돌렸다.


그리고 여기에서 사람들이 버스에서 내리지 않은 비밀이 풀렸다.

곧장 버스를 타고 올라오면 여기에 내릴 수 있는 거였다.


버스를 타고 내려가려다가 가보지 않은 골목으로 걸어내려 가 보기로 하였다.

분위기 좋은 식당도 많고, 눈이 가는 상점도 많다.

눈물이 핑 돈다. 여기부터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로컬 브랜드 옷 가게에서 엄마는 재킷 하나를 사고,

나는 소품 가게에서 티매트를 하나 샀다.


골목 탐방에 푹 빠져서 우리는 직행 열차를 놓치고 환승을 해야 했다.

그래도 마무리는 해피엔딩이라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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